[루키] 이민재 기자 = NBA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 선수들의 발전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이번 시즌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선수들을 살펴보자. 

‘득점 에이스’ 해리슨 반즈
해리슨 반즈의 연관 키워드는 '소심함'이다. 대학 시절부터 지적받은 부분으로 뛰어난 신체조건, 운동 능력을 갖췄음에도 해결해줘야 할 때 그렇지 못했다. 이는 지난 2016 파이널에서도 드러났다. 파이널 5~7차전 동안 그는 27.9분을 출전해 5.0점 FG 15.6% 3P 20.0%로 침묵했다.


그렇게 시즌이 끝난 뒤 반즈는 FA 자격으로 댈러스 매버릭스에 안착했다. 4년간 9,4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으면서 계약을 체결했다. 롤 플레이어에게 다소 많은 금액이란 비판도 이어졌다. 그러나 반즈는 이러한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일취월장한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평균 36.5분을 뛰며 20.4점 5.3리바운드 1.5어시스트 FG 47.4% 3P 34.8%를 기록 중이다.


반즈는 활약의 원천은 바로 ‘자신감’이라고 밝혔다. 그는 “작년에는 경기 막판에 스테픈 커리와 클레이 탐슨의 플레이를 반대편 사이드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감도 찾지 못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더욱 편안해졌고 내가 해야 할 일에 몰두하고 있다”며 변화된 모습에 대해 설명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아이솔레이션이다. 반즈는 이번 시즌 평균 아이솔레이션 횟수 5위(5.1번)에 올라있다. 더마 드로잔(4.5회), 드마커스 커즌스(4.3회) 등보다 많은 수치. 작년에는 경기당 단 1.0회에 그쳤다. 달라진 팀내 입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반즈 본인도 자신의 한계에 대해서 안다. 대신 NBA에서 정상급 득점원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의 무기를 본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그는 폴 피어스의 플레이를 보며 배우고 있다고 한다. 양손으로 골밑 마무리를 하거나 스텝백 점프슛을 하는 등 기술 연마에 힘쓰고 있다. 이를 통해 데뷔 후 첫 에이스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다.
 

‘3점슛 장착’ 자바리 파커
자바리 파커의 NBA 데뷔전 스카우팅 리포트를 보면 그의 약점은 분명했다. 『NBADraft.net』은 ‘과연 파커가 NBA에서 3점슛을 던질 수 있을까’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학 시절 3점슛 성공률 35.8%를 기록했다. 그러나 대학 무대는 NBA보다 3점슛 거리가 짧다. NBA의 3점슛 거리에서 적응하기엔 쉽지 않아 보였다.


이는 사실이었다. 그는 3점슛 시도를 자제하면서 골밑 안쪽 플레이에 집중했다. 데뷔 첫 2시즌 동안 파커는 평균 0.5개의 3점슛을 시도하며 25.5% 성공률에 그쳤다.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오가는 선수치고는 아쉬운 성적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파커가 달라졌다. 외곽에서 높은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3.6개의 3점슛을 던져 38.4%를 기록 중이다. 평균 득점이 올라간 것은 당연한 결과다.


그는 외곽슛 장착을 위해 지난여름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시카고와 밀워키를 오가면서 훈련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파커는 “내 강점이 돌파라는 걸 안다. 그러나 픽업 게임을 하면 나는 슛만 던졌다”면서 당시를 회고했다. 또한 그는 “오픈 기회가 나면 슛을 던지고 있다. 예전보다 더 큰 자신감을 얻었다. 두려움을 없앴다”면서 3점슛 향상 비결에 대해 밝혔다.


기록을 보면 캐치-앤-슛에 집중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작년에는 파커의 캐치-앤-슛 비중이 19.3%였다. 올 시즌에는 26.0%까지 늘었다. 성공률 역시 34.7%에서 37.6%까지 증가했다. 구역도 가리지 않고 있다. 작년보다 45도와 정면에서 외곽슛을 더 많이 던지며 높은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파커의 활약은 밀워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시즌 전, 팀내 득점 리더인 크리스 미들턴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이 확정되었다. 그는 뛰어난 외곽슛 능력을 갖춘 선수로 밀워키의 몇 없는 외곽슈터. 그의 결장으로 밀워키의 스페이싱이 문제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파커가 향상된 외곽슛으로 공간 창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 그 결과 파커는 외곽슛뿐만 아니라 외곽부터 들어가는 돌파까지 선보이며 팀내 2옵션으로 기량을 뽐내고 있다.
 

‘핵-어-조던은 없다' 디안드레 조던
스티븐 아담스는 리그 최악의 자유투 슈터는 아니었다. 그저 잘 넣지 못하는 선수였다. 그러나 디안드레 조던은 리그 최악의 자유투 슈터 중 한 명이다. 그의 형편 없는 자유투를 활용하기 위한 ‘핵-어-조던’ 작전이 매 경기 나오기도 했다.

이번 시즌 전까지 조던의 커리어 자유투 성공률은 42.1%였다. 커리어-하이는 2011-12시즌의 52.5%, 커리어 최저 기록은 2009-10시즌의 37.5%다. 올 시즌은 이를 모두 뛰어넘었다. 현재 51.4%를 기록 중이다.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얻은 결과물이다. 조던은 “나의 훈련 루틴을 바꾸지 않았다.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을 연습했다. 그저 나가서 슛을 던지는 거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앞서 아담스가 언급했듯이 자유투는 멘탈이다. 실제로 조던은 지난 2014년 훈련 이후 자유투 연습을 하면 100%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한다. 한 번만 그런 것이 아니라 매번 높은 적중률을 뽐냈다.


조던의 자유투 성공률은 현재 커리어-하이 수준이다. 그러나 여전히 51.4%로 갈 길이 멀다. 따라서 클리퍼스 구단은 조던의 자유투를 더욱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바로 VR 기기가 그것이다.


VR(Virtual Reality)은 가상현실로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통해 가상을 현실인 것처럼 유사하게 체험하는 기술 중 하나다. 그는 헤드셋과 시계를 착용하고 자유투를 연습하게 된다. 실제 경기장과 환경을 비슷하게 만들어 방해요인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도다. 이미 안드레 드러먼드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조던은 올 시즌 33.3%(10월), 56.3%(11월), 56.6%(12월)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하며 정확도를 높였다. 1월 들어서 45.5%로 성공률이 낮아졌지만 그의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사진 제공 = NBA 미디어 센트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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