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지가 프로에서의 부진을 털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을까.

18일 강원도 홍천군 홍천여고 체육관에서 열린 ‘2022 WKXO리그 2라운드’에 출전한 태양모터스W의 김해지가 예선에서 팀의 3연승을 견인하며 여자 3x3판을 흔들 선수로 급부상했다.

용인대 3학년 시절 1년 일찍 프로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김해지는 2라운드 2순위로 우리은행에 입단했다. 당시 위성우 감독은 “팀에 빅맨이 필요했는데, 마침 4학년으로 진학하지 않고 일찍 나왔더라. 김해지와 이주영(신한은행)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는데, 파워에서 해지가 더 낫다는 평가가 많아서 선택하게 됐다”고 지명 이유를 전했던 바 있다.

신장 186cm의 김해지는 정통 센터로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우리은행에서 채 2년을 보내지 못한 김해지는 이번 시즌부터 3x3 코트에 등장했다. 

김해지는 프로 시절 스피드나 센터로서의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우리은행에서도 별도로 훈련을 시키며 김해지의 성장을 도왔다. 하지만 김해지는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그렇게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듯했던 김해지는 3x3 코트에 서며 프로에서와 달리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프로와의 경쟁력을 비교하기 어려운 3x3 무대지만 김해지의 변신은 확실하게 체감이 되고 있다. 

현재 여자 3x3 국가대표에 발탁된 김현아, 신은경 등과 함께 태양모터스W로 WKXO리그에 나선 김해지는 지난 4월 서울에서 열린 WKXO리그 1라운드만 해도 운동이 부족했는지 금세 지치는 모습을 보였다.

코트 위 실망스러운 자신의 모습에 자극받았는지 2주 전 열린 코리아투어 양산대회에서 달라진 모습으로 팀의 준우승을 견인했다. 그리고 18일 열린 2022 WKXO리그에선 한층 자신 있는 모습으로 팀 공격의 중심에 서며 3연승을 이끌었다. 

태양모터스W도 2라운드 예선 내내 김해지를 공격의 중심에 뒀다. 김해지보다 신장이 큰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었다. 태양모터스W는 노골적으로 김해지의 신장을 활용한 공격을 전개하며 3연승을 거뒀다. 

 

김해지 본인도 이런 팀의 공격 방향이 싫지 않은 듯 힘든 내색을 뒤로한 채 미친 듯이 공격에 나섰다. 지난 라운드만 해도 임소흔(야핏), 임희진(데상트MW)과의 골밑 경쟁에서 열세를 보였던 김해지는 이번 2라운드에선 두 선수를 압도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사실, 저변이 부족한 한국 여자 3x3 상황상 김해지의 등장은 반가울 수밖에 없다. 프로에선 큰 빛을 보지 못했다고 해도 186cm의 신장은 3x3에선 훨씬 매력적이고, 5대5와는 패러다임부터 다른 3x3 특성상 김해지가 반등에 성공할 수 있다.

우리은행 시절 타이트한 훈련을 견디지 못했던 김해지. 하지만 이제는 자유의 몸이 됐고, 거기에 따른 결과도 오롯이 본인이 지게 됐다. 앞으로의 성공, 실패 모두가 김해지 본인 의지에 달렸다. 

창단 초창기만 해도 김민섭, 박민수에게 많은 의존을 했던 하늘내린인제는 센터 방덕원이 프로 시절과는 다른 모습으로 3x3에 임한 끝에 팀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이로 인해 농구계에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질 뻔하던 방덕원은 3x3 코트뿐 아니라 코트 바깥에서의 인생도 꽤 큰 성공을 거두며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김해지의 경기를 보고 있자면 방덕원의 3x3 초창기 시절이 떠오른다. 김해지 본인이 3x3에 진심이 돼 프로에서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김해지와 태양모터스W가 여자판 하늘내린인제가 되지 말란 법은 없다. 

모든 것은 김해지, 본인 의지에 달렸다.

사진 =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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