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관의 스토리는 남다르다. 대학에서 4년을 보내고 3라운드 지명 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다. 2020년의 일이었다.

또래 선수들에 비해 프로 데뷔가 몇 발짝은 늦었다. 하지만 기죽지 않았다. 고졸 선수들이 훨씬 많은 프로 무대에서 남다른 길을 밟으며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해갔다. 데뷔 후 2년이 지난 지금도 이명관의 도전은 계속되는 중이다.

그런 이명관에게 올해 여름은 또 다른 기회다.

이명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삼성생명 태백 전지훈련에 참가 중이다. 고된 훈련에 심신이 모두 지칠 때가 많지만 뚜벅뚜벅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정신 없이 보내니 하루하루가 금방 가는 느낌이에요." 태백에서 만난 이명관이 옅은 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물론 매일 매일이 힘들긴 하죠. 그래도 저는 태백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오히려 태백에서는 야간에 쉴 시간이 생기거든요.(웃음) 훈련을 오전, 오후로 압축해서 세게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나고 그게 더 낫다고 느껴지는 부분도 있어요. 여기서는 운동을 하면할수록 몸이 좋아지는 느낌도 들어요. 저 스스로도 레벨 업을 위해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잘 안 되는 부분도 있지만요."

올해 여름은 이명관에게 찾아온 세 번째 비시즌이다. 프로 선수로서 보내는 비시즌에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스스로 "많이 적응했다"며 격려도 해줄 수 있을 정도다. 그는 두 시즌 만에 삼성생명의 핵심 식스맨으로 자리를 확실히 잡았다.

"대학교 때는 훈련량이 그렇게 많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경기를 많이 뛰어야 했고, 이런 훈련보다는 선수들끼리 5대5 연습이나 연습 경기를 많이 했어요. 그래서 이런 운동을 하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진짜 힘들더라고요. 첫 번째 시즌 때는 수술하고 1년이 좀 안 됐을 때 팀에 합류를 했기 때문에 그것도 힘들었어요. 이제는 많이 적응을 한 것 같아요. 물론 아직도 힘든 건 똑같지만요.(웃음)"

"사실 제가 나이에 비해 프로에 데뷔한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은 제 프로 경력을 커리어라고 부르기는 좀 민망하긴 해요. 어쨌든 첫 시즌에는 수술을 받고 복귀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스스로도 별로 기대가 없었는데, 예상치 못한 기회를 받았어요. 그리고 이후에도 기회를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만큼 후회가 남는 순간도 많더라고요. 매번 잘했던 게 아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 나면 스스로 '왜 그렇게 했지'라며 아쉬워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 지금 만들어가고 있는 커리어가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다만 아직 발전할 게 너무 많고, 아직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스스로 부르고 싶어요."

"지금 가장 보완하고 싶은 부분은 수비에요. 감독님도 그렇고 다들 수비에 대한 부분을 많이 얘기해주세요. 사실 저도 수비에 약점이 있다는 걸 알고 있고요.(웃음) 그래도 프로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수비가 조금 늘었다고는 생각했는데, 아직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팀 디펜스와 맨투맨 디펜스 모두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요."

지난 시즌 이명관은 23경기에 평균 15분 26초 출전해 5.57득점을 기록했다. 루키 시즌(3.80득점)에 비해 상승한 수치였다. 2점슛 성공률(36.4%=>43.9%), 3점슛 성공률(29.2%=>32.8%), 평균 어시스트(0.33개=>1.17개) 모두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이명관에게 만족이란 없다. 그는 공격에서 더 나은 활약을 펼치고 싶다는 욕심을 품고 있다.

이명관은 "코트에서 더 자신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공격에서는 일단 3점슛을 더 자신 있게 던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3점슛 성공률을 더 높이고 싶고 드라이브 인도 더 당차게 하고 싶어요. 아직 공격에서 자신감 없는 모습들이 좀 나오는데 그걸 바꾸고 싶습니다."

"그러면 안 되는데, 공격에서 실수를 연달아서 했을 때 저도 모르게 코트에서 얼어버리는 게 있어요. 그리고 동료들이 스크린을 연속으로 걸어줘서 제가 오픈 찬스가 났는데 그걸 못 넣으면 다음 슛 기회에서 주저하게 될 때도 있고요. 사실 상대 팀이 바라는 게 그런 거고, 오히려 저는 어떤 상황이든 주저 없이 슛을 던져야 하는 건데 그동안은 그런 게 부족하지 않았나 싶어요. 공격에서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다음 시즌 목표 중 하나입니다."

 

프로에서 시간을 쌓아가면서 이명관도 변화를 겪고 있다. 체중과 체지방이 함께 빠지면서 몸이 좀 더 가볍고 탄탄해졌다. 올해 비시즌부터는 이주한 인스트럭터와 함께 개인기 훈련도 병행하고 있다.

"제가 처음 입단했을 때보다 살이 좀 많이 빠졌어요. 웨이트할 때 중량은 늘어나긴 했지만, 아무래도 체중이 줄었다 보니 제가 가진 힘을 잃지 않으려고 신경을 쓰고 있어요. 다행히 근육량은 그대로인 채로 체지방이 많이 빠지긴 했는데, 아무래도 몸싸움할 때 버티는 수비를 하려면 체중이 어느 정도 돼야 수월하잖아요. 작년에 갑자기 살이 확 빠졌을 때가 있었는데 그때 농구를 해보니까 좀 힘든 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도 이제는 줄어든 체중에 익숙해진 것 같아요."

"이주한 트레이너님이 드리블 기술을 알려주고 계세요. 제가 예전에도 스킬 트레이닝을 받긴 했는데 그때는 학생이라 학업도 해야 해서 정말 드문드문 하긴 했었거든요. 게다가 제가 약간 주목 공포증 같은 것도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트레이너님이 어떤 걸 시키면 처음부터 잘하면 좋은데 그걸 못하면 좀 창피해지니까 그게 무서운 거예요. 다행히 이주한 선생님이 잘한다, 잘한다고 말씀해주시면서 칭찬도 많이 해주시고 그렇게 자신감을 얻고 연습을 하면서 드리블이 늘고 있는 것 같아요. 볼 컨트롤을 비롯해서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걸 조금씩 해나가는 중이에요."

이명관의 새 시즌 목표는 확실하다. 그는 "깜짝 활약을 하지 않는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제가 어떤 경기에서 득점을 하거나 활약을 하면 항상 따라오는 표현이 있어요. '깜짝 활약'이요. 그런 말이 많이 기사에 뜨더라고요."

"이제는 제가 펼치는 활약이 '깜짝 활약'이 되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원래 그 정도 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고 발전하고 있다는 얘기도 듣고 싶어요.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는 다 같이 건강하게 뛰면서 플레이오프에 올라가고, 챔피언결정전도 또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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