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는 체력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선수는 최종 명단에 들 수 없다.”

오는 7월6일부터 10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FIBA 3x3 아시아컵 2022’를 통해 4년 만에 3x3 국제대회에 나서는 여자 3x3 대표팀이 오는 7일 소집된다. 여자 3x3 대표팀은 고은채, 김민선, 김현아, 박시은, 박은서, 이소정으로 1차 명단을 꾸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지난 4년간 단 한 차례도 국제무대에 나서지 못했던 한국 여자 3x3. 하지만 올해 들어 3x3 아시아컵 출전이 결정됐고, 대한민국농구협회는 지난 4월 삼광초 전병준 코치를 여자 3x3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달 트라이아웃을 통해 6명의 1차 명단을 확정한 여자 3x3 대표팀은 오는 7일 소집돼 진천선수촌과 서울을 오가며 합숙훈련을 진행한 뒤 7월4일 결전지 싱가포르로 출국한다.

여자 3x3 대표팀의 4년 만의 국제무대 복귀가 반갑긴 하지만 걱정이 한 보따리 일 수밖에 없는 전병준 감독이다. 

전 감독은 “현재 선발돼있는 선수들이 현역 프로 선수들이 아니다 보니 운동량이 부족한 상태다. 당연히 체력이 떨어져 있을 수밖에 없고, 신장도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10cm 이상 낮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걱정을 토로했다. 

전 감독의 말처럼 현재 대표팀 1차 명단에 이름을 올린 6명의 평균 신장은 168.8cm에 불과하다. 대한민국농구협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고은채(165cm)와 김민선(168cm)이 팀 내에서 단신인 편에 속하고, 나머지 4명 선수는 모두 170cm로 기재돼 있다. 

여자 3x3 대표팀 - 박은서
여자 3x3 대표팀 - 박은서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 우리와 맞붙을 예정인 이란의 경우 지난 3월 출전했던 3x3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출전한 4명 선수의 평균 신장이 176.2cm로 팀 내 최장신인 아이다 골모하마디는 185cm로 기록돼 있다. 

대표팀의 신장이 작다고는 하나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전 감독 역시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었다. 

“낮은 신장은 체력을 보강해 수비력으로 메울 생각이다. 팀의 활로를 ‘트랩’ 수비에서 찾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수들의 체력 보강이 중요하고, 대표팀은 훈련이 시작되면 체력 끌어올리기에 매진할 생각이다. 체력이 없는 선수들은 부상 우려도 있고, 현재 구상하고 있는 강한 수비나 우리가 승부를 걸어야 할 외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 것이다. 포인트는 체력이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선수는 최종 명단에 들 수 없다.” 전병준 감독의 말이다.

처음으로 대표팀 훈련 방향에 대한 속내를 강하게 밝힌 전 감독은 이번에 발탁된 6명 선수에게 자신의 강한 메세지를 한 가지 더 덧붙였다. 

전 감독은 “대표팀 감독 선임을 전, 후해 여자 3x3 경기를 많이 봤는데 경기장에 ‘소풍’ 온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선수들이 꽤 있었다. 남자들과 달리 아직까지 제대로 된 기반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해는 한다. 하지만 대표팀은 다르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과 함께 어느 정도 부담감을 안고 대표팀에 들어와야 한다. 국가를 대표한다는 프로페셔널한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대표팀에선 승부욕과 자긍심이 크게 강조되는 만큼 선수들도 이에 대한 정신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이 내용에 대해선 얼마 전 전체 선수단에게 연락을 취해 설명했다”며 대표팀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로서의 마음가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여자 3x3 대표팀 - 고은채
여자 3x3 대표팀 - 고은채

 

프로와 아마추어 코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잔뼈가 굵은 전 감독이지만 그 역시 3x3는 이번 3x3 아시아컵이 데뷔 무대다. 선수들 역시 WKBL 무대를 경험한 선수들이 있지만 팀 내 주역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아니다. 감독과 선수 모두 3x3 아시아컵에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서 전병준 감독과 여자 3x3 대표팀 선수들이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경기력으로 증명해내야 하는 자리다. 더구나 이번 3x3 아시아컵은 한국 여자 3x3 대표팀의 아시아 무대 데뷔전이기도 하다.

현재 전력만 놓고 본다면 여자 3x3 대표팀의 선전을 기대하긴 힘들다. 전병준 감독 역시 퀄리파잉 드로우(별도 예선) 통과를 1차 목표로 잡고 있다.

한국은 이번 3x3 아시아컵에서 이란, 인도네시아와 함께 퀄리파잉 드로우 C조에 편성돼 조 1위를 차지해야만 12팀이 겨루는 본 예선에 진출할 수 있다. 

당장의 모습만으로 미래를 예단할 수 없지만 한국 여자 3x3 대표팀이 전병준 감독과의 조련 아래 한국 여자 농구의 매서운 맛을 아시아 무대에 널리 알려주길 기대해본다. 

사진 = 이현수 기자, 김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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