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석 삼성 감독이 연세대 시절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며 프로에 적응 중이다. 

은희석 감독은 지난달 8일 서울 삼성 썬더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연세대가 성적 부진과 여러 가지 농구 외적인 문제로 어렵던 시기에 감독을 맡아 팀의 리빌딩을 주도하고 다시금 대학농구 강자로 끌어올린 지도력을 인정받으면서다. 

이렇게 프로팀 감독이 된지 벌써 한달이 조금 넘은 시점. 그는 과거 연세대 감독으로 부임했던 초창기와 마찬가지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우선 그는 감독 부임 후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 포츠머스에서 열리는 포츠머스 인비테이셔널(PIT)을 참관하기 위함이었다. PIT는 KBL 구단들이 해마다 가는 행사로 어떤 외국선수들이 나오는지를 알 수 있는 전초전과 같은 행사다. 

은희석 감독은 11일 통화에서 "8년전에 한번 다녀오긴 했지만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견문을 넓힌다는 차원에서 직접 갔다왔다. 외국선수들이 어떤 성향의 선수들이 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라고 말했다. 

미국을 다녀온 지 얼마 안되서는 필리핀도 다녀왔다. KBL이 다가오는 시즌부터 아시아쿼터제의 문호를 필리핀까지 넓히면서 영입할만한 선수가 있는지 물색 차원에서 다녀왔다고. 

그는 "우리 삼성 선수들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는 어느 정도 전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가능한 범위 안에서 선수 보강을 할 수 있다면 하기 위해서 여러 가능성을 보고 있다. 아시아쿼터제도 그 중의 한 가지인데 영상이나 기록만을 보고서 판단할 수는 없어서 구단에 요청해 직접 다녀왔다"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서 발품을 판 결과 영입하고 싶은 선수가 대략 2명 정도 눈에 들어왔고 해당 선수들도 KBL 진출에 긍정적인 사인을 보낸 상태다. 하지만 연봉과 여러 가지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당장은 뭐라고 말은 할 수 없다. 

은희석 감독은 "최종적으로 어떤 선수를 선발할지 그리고 연봉도 어떻게 정해야 할지 구단과 회의를 거쳐야 한다. 현지와도 조율이 남아 있다.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결정이 나면 그때 모든 걸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숨가쁘게 해외 출장을 다녀왔지만 잠시도 쉴 틈이 없다. 챔피언결정전이 끝나면서 곧바로 FA 시장이 열렸기 때문이다. 감독으로서 처음 맞는 FA 시장이기 때문에 모르는 것 투성이여서 걱정이 앞선다는 그다. 

그는 "정말 요즘은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 모르겠다. 뭔가 일을 하고 누군가를 만나거나 하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웃음) 개인적으로 FA는 감독이 되고 처음 겪는 것이라 모르는 것 투성이다. 감독 입장에서야 FA에 나온 이승현이나 전성현, 이정현, 허웅 등 모든 선수들을 다 잡고 싶지만 그게 내 마음대로 되겠나?"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일단 당장은 돌아가는 상황을 보고 있다. 우리 팀에 필요한 선수가 누구인지, 그리고 그 선수에게 얼마만큼의 액수를 제시할 수 있는지를 구단과 이야기해봐야 한다. 차근차근 FA 선수들과도 만나보려고 한다. 아직 초보감독이니 대학 시절, 프로 시절을 조금이라도 같이 지낸 선수들에게는 그 부분을 들이밀려고 한다.(웃음) 정에 호소한다고 해야할까? 있는 것 없는 것 다 끌어내서 해보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휴가 중인 삼성 선수단은 시즌 종료 후 2개월이 지나는 6월 6일에 소집돼 첫 상견례를 갖고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와는 별개로 코치진은 기존의 이두훈과 김효범 코치 외에 군산고에 있던 김보현 코치가 새로 가세해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친 상태다. 

은희석 감독은 "지금 당장 팀을 몇 위까지 올리겠다라는 목표는 말할 수 없다. 지금은 선수단 구성을 어떻게 하느냐를 고심하고 행동에 옮겨야 하는 시기다. 그 구성이 끝나면 훈련을 시작하고 차근차근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어렵고 쉽지 않은 상황은 분명하지만 과거 연세대에 처음 부임했을 때처럼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기분이다. 아직은 젊은 감독이어서인지 피가 끓어오르는 느낌도 있다. 잘 준비해서 내가 해결해야 할 숙제를 하나씩 풀어나갈 생각이다"라고 했다. 

사진 = KBL, 대학농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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