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 각 팀 포워드들의 기량이 올라온다는 느낌을 받은 3라운드였다.

3라운드를 마친 KBL은 여전히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중위권 팀들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4위부터 9위까지는 계속 혼전이다.

결국 부상이 큰 변수가 될 것 같다. 지금도 많은 팀들이 부상으로 인해 고민을 안고 있다. 순위 싸움이 이렇게 치열한 상황에서 주축 선수 1~2명이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 그 팀은 치명상을 입는다. 더욱 선수들의 부상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여느 때보다 이른 시점에 체력 싸움이 전개될 것 같다. 각 팀의 조직력은 이제 어느 정도 윤곽을 나타낸 상황이다. 순위 싸움이 치열하기에 중위권 팀들은 매 경기 1승이 절실한 상황이 됐다. 정규리그를 플레이오프처럼 치르게 된다. 체력 소모가 상당할 것이다. 특별한 변수 없이 이대로 진행된다면, 정규리그 1-2위 팀이 플레이오프에 예년보다 더 큰 우위를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1) 가장 인상적인 팀 - 현대모비스
순위표 맨 위에 있는 KT와 SK는 굳이 언급할 이유가 없다. 개막 후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모습이다. 두 팀 모두 분위기가 너무 좋다. 게임을 뛰는 선수들과 벤치 모두 마찬가지다. 선수층이 두텁고 경기 운영에도 여유가 있다. 주요 선수의 부상만 조심한다면 꾸준히 갈 것으로 보인다.

3라운드만 볼 때는 개인적으로 현대모비스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서명진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위기라고 봤는데 김동준이 잘 해줬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으면서 좋아지고 있다.

장재석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도 고무적이다. 장재석이 비시즌에 운동을 제대로 못한 것으로 안다. 음식도 제대로 못 먹을 정도로 고생했다고 들었다. 힘든 시기를 딛고 중요한 시점에 컨디션을 회복 중인 것 같다. 현대모비스는 함지훈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장재석의 본격적인 가세는 의미가 있다.

초반의 현대모비스는 5점 정도 리드를 내주고 끌려가면 불안한 느낌이 있었는데, 3라운드를 거치며 이런 모습이 사라지고 있다. 안정감이 생겼고 상승세다. 가장 눈길이 간다.

KGC는 도깨비 팀이다. 잘 할 때는 도저히 막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안 될 때는 정말 극과극의 경기력이 나온다. 이 부분을 김승기 감독이 잘 잡아줘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이 열심히는 하는데, 순간적으로 뭔가 틀어졌을 때, 수정이 빠르게 안 되고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주전 의존도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전체적인 스쿼드의 안정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양희종과 박지훈이 조금 더 올라와야 할 것 같다.

주전 의존도의 고민은 오리온도 마찬가지다. 이승현, 이대성은 물론 외국 선수 머피 할로웨이도 출전시간이 너무 많다. 멤버 구성은 좋은 팀이기에 제임스 메이스가 합류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아쉬운 팀은 DB와 삼성이다.

DB는 얀테 메이튼의 결장이 이렇게 치명적일까 싶을 만큼 경기력이 불안하다. 잘하다가도 무너지고 안정감이 크게 떨어졌다. 선수 구성원들의 이름값을 보면 이렇게까지 떨어질 팀은 아닌데 아쉽다.

삼성은 솔직히 뭐라고 말하기 힘든 상황이다. 답을 찾기 어렵다. 분위기 쇄신을 한다고 해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 토마스 로빈슨의 영입이 이러한 카드였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팀 분위기가 더 떨어진 것 같다. 선수들의 각성도 필요하고 벤치에서도 기존 선수들의 기용에서 변화를 주는 등 방법을 모색해야겠지만, 전체적으로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점수가 워낙 안 나온다. 국내 선수들은 평균 10점 득점이 어렵고, 20점대 득점으로 풀어주는 외국 선수도 없다. 김시래와 아이제아 힉스의 플레이가 중심이었는데 힉스의 부상 이후,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상대가 그냥 안쪽을 주고 외곽을 잡아 버린다. 외곽을 휘저어 주는 선수도 없는데 안에서 20점도 나오지 않으니, 수비만 하다가 지치고 경기를 내주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안타깝다.

(2) 가장 인상적인 선수 - 안영준
3라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선수는 안영준(SK), 변준형(KGC), 이대성(오리온) 등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중 한 명을 고르라면 안영준을 뽑고 싶다.

2라운드를 돌아보며, SK의 아쉬움으로 국내 선수 옵션이 김선형-최준용에 집중되는 부분과 안영준의 역할을 지적했었다. 이번 3라운드에서 안영준은 정확히 그런 상황의 활로를 만들어 줬다.

김선형과 최준용이 주춤하며 SK가 몇 차례 위기가 있었을 때 안영준이 제 역할을 해줬다. 궤도에 오른 만큼 꾸준히 이런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시즌 초반에 슬럼프를 한 번 겪었기 때문에 면역이 됐을 것이다. 게다가 SK는 KT와 더불어 선수층이 두텁기 때문에 선수 개인이 흔들림이 있어도 다른 팀보다 보완의 방법을 찾기 쉽고, 슬럼프에 빠진 선수도 극복하는데에 도움이 된다.

KGC의 변준형은 확실히 1번으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1라운드만 해도 이재도의 공백이 KGC나 변준형에게 느껴졌다. 작년의 변준형은 이재도의 백업, 때로는 전성현을 대신해 2번 백업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확실한 주전 가드로 팀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데 패스와 경기 운영 면에서 확실한 성장이 느껴진다. 경기를 리딩하는 힘이 좋아졌다. KGC는 경기마다 기복이 있지만, 변준형은 확실히 지난 시즌보다 많이 성장했다.

이대성은 이전에도 언급한 것처럼 불필요한 동작이 없어졌고, 간결해진 것이 인상적이다. 거기에 꾸준함도 가져가고 있다. 다만 쉬는 시간은 좀 필요할 것 같다. 이대성도 벌써 서른 살이 넘었다. 이승현도 마찬가지지만 플레이 타임을 조금만 줄여줄 수 있다면 훨씬 효과적으로 자신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

신인들 중에서는 현대모비스의 이우석이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꾸준하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하윤기(KT)는 꾸준함이 부족한 대신 여전히 임펙트는 강하다.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하윤기가 갖는 장점이다. 오리온의 이정현도 경기를 뛰는 시간이 늘면서 계속 좋아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신인상 경쟁에서는 이들이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우석이 지금은 가장 인상적인 것 같다. 정호영(DB)과 이원석(삼성)도 만족스러운 루키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팀 성적 등의 면을 볼 때는 조금 밀리고 있는 것 같다.

벌써 리그 일정의 절반이 끝났다. 4라운드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는 시기다. 속공도 초반보다 많이 안 나온다. 결국 슛에 대한 집중력이 중요하다. 넣어줄 때 넣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어려운 부분이다.

하지만 슛 집중력을 놓치지 않아야 경기력이 유지가 되고, 팬들의 관심도 떨어지지 않는다. 성적에서는 부익부 빈익빈이 나오지 않는다. 특히 이번 시즌은 앞서 언급했듯, 상위권인 KT와 SK가 체력 관리 면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상위권은 더 도망가고 하위권은 더 주저앉을 수 있다.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는 가운데, 더 이상의 부상 없이 시즌이 전개되기를 바란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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