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2021시즌 NBA 파이널에서 만날 두 팀이 정해졌다. 서부에서는 피닉스가 쟁쟁한 경쟁자들을 뚫고 챔프전 티켓을 손에 넣었고, 동부에서는 밀워키가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았다. 

두 팀 모두 파이널 무대가 낯선 팀들이다. 파이널에 나선 것은 각 2차례. 그것도 한참 전의 이야기다. 파이널에서의 격돌을 앞둔 두 팀의 스토리를 간단히 짚어보자. 

 

28년 vs 47년

두 팀 모두 파이널 무대가 어색한 팀들이다. 클리퍼스를 꺾고 먼저 파이널 티켓을 확보한 피닉스는 1992-93시즌 이후 28년 만에 밟는 파이널 무대. 창단 이후 파이널에 진출한 것 역시 2차례에 불과하다. 

1992-93시즌 당시 피닉스는 찰스 바클리, 케빈 존슨 등이 주축을 이룬 팀이었다. 당시 평균 113.4점을 뽑아내며 리그 1위의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피닉스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레이커스와 샌안토니오, 시애틀을 차례로 꺾으며 파이널 무대에 올랐다. 

그러나 피닉스는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에게 가로막혔다. 6차전까지 이어진 시리즈에서 조던은 평균 41.0점 8.5리바운드 6.3어시스트의 초인적인 활약을 선보이며 피닉스의 창단 첫 우승을 가로막은 바 있다.

밀워키의 경우 더욱 까마득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밀워키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파이널 무대를 누볐던 것은 1973-74시즌. 카림 압둘-자바, 오스카 로버트슨 등 전설로 전해지는 인물들이 뛰었던 시기다. 이들의 이름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밀워키가 파이널 무대를 밟지 못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피닉스가 우승을 하게 된다면 창단 첫 우승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피닉스는 앞서 언급한 1992-93시즌과 더불어 1975-76시즌에도 파이널에 진출했는데, 2번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밀워키가 이번 파이널에서 피닉스를 꺾게 된다면 창단 2번째 우승. 밀워키는 1970-71시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바 있다. 

 

우승이 궁금한 사나이들

크리스 폴의 파이널 무대에 대한 궁금증은 드디어 해소됐다. 11차례 올스타 선정, 10차례 ALL-NBA 팀 입성 등 굵직한 커리어를 쌓은 폴이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가 드디어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사실 이번 플레이오프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레이커스와의 1라운드에서는 어깨 부상이 폴을 괴롭혔고, 덴버와의 2라운드 시리즈를 마친 직후에는 코로나 프로토콜에 걸리기도 했다. 

이로 인해 클리퍼스와의 컨퍼런스 파이널 1차전과 2차전을 결장한 폴은 3차전에 복귀했으나, 제 컨디션을 찾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했다. 또한 폴은 3차전 도중 손 인대 부분 파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여러모로 몸 상태가 좋지 못했던 폴이다.  

이처럼 각종 부상에 시달렸지만 폴의 파이널 무대를 향한 호기심은 결국 빛을 발했다. 클리퍼스를 무너뜨렸던 6차전에서 폴은 무려 41점을 폭발시키는 놀라운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신의 손으로 피닉스를 파이널 무대로 이끌었다.

폴 외에도 많은 선수들이 처음으로 파이널 무대를 밟는다. 두 팀의 선수들 중 파이널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는 단 1명. 피닉스의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 제이 크라우더가 유일하다. 크라우더는 지난 시즌 마이애미 소속으로 파이널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나머지 선수들은 생애 처음으로 파이널 무대를 경험하는 ‘파이널 초짜’들이다. 

 

크라우더는 지난 시즌 파이널 무대를 6경기 뛰었다. 이번 파이널은 역대 파이널을 통틀어 양 팀 선수들의 파이널 경기 출전 수가 3번째로 적은 시리즈다. 1977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파이널, 1947년 시카고 스태그스와 필라델피아 워리어스의 파이널 당시에는 양 팀 선수들의 파이널 출전 수가 단 1차례도 없었다. 지난 비시즌 많은 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크라우더가 피닉스가 아닌 다른 팀을 선택했다면 이번 두 팀의 파이널에서도 경험자가 단 한 명도 없을 뻔했다. 

 

변수

이번 플레이오프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부상’이다. 플레이오프가 시작된 이후 각 팀의 핵심 전력들이 계속해서 부상으로 이탈하며 많은 변수를 자아냈다. 

현재 부상으로 인해 더 큰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는 쪽은 밀워키다. 밀워키는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하는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아데토쿤보는 애틀랜타와의 컨퍼런스 파이널 4차전 도중 무릎이 뒤로 꺾이는 부상을 당했다. 부상 당시만 하더라도 상태가 심각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었으나 다행히 검진 결과 부상 정도가 생각보다 심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데토쿤보가 이번 파이널 부대에 복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밀워키의 마이크 부덴홀저 감독 역시 우선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부덴홀저는 “아데토쿤보는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과 6차전에 몹시 출전하고 싶어했다”면서도 “그의 출전 여부는 나와 본인, 존 호스트 단장, 스포츠 퍼포먼스 팀 등이 관여해 결정할 것이다”라며 아데토쿤보의 파이널 무대 출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상황이다. 

피닉스 역시 부상으로부터 자유롭지는 않다. 앞서 언급했듯 폴은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각종 부상을 입은 채 뛰고 있는 상황이고, 부커 역시 코뼈 골절로 인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자신의 주가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는 카메론 페인 역시 컨퍼런스 파이널 3차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바 있다. 이들이 파이널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 얼마나 몸 컨디션을 회복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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