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그토록 바라던 정통 포인트가드 김시래를 안은 삼성. 불과 두 경기일 뿐인데, 팀 오펜스가 한층 다이내믹해졌다.

서울 삼성 썬더스는 창원 LG 세이커스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김시래와 테리코 화이트를 영입하고, 이관희와 케네디 믹스를 내줬다. 이상민 감독 부임 후 매 시즌 취약 포지션으로 지적된 포인트가드를 보강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겠다는 의도다.

김시래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뛴 두 경기에서 평균 33분 21초 동안 5점(야투 적중률 23.5%) 2.5리바운드 9.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 중이다. 아직 적응기여서인지 슛 밸런스는 맞지 않고 있지만, 삼성이 기대하는 볼 핸들러의 역할은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김시래의 합류로 삼성은 팀 오펜스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삼성의 선수 면면을 보면, 수비보다 공격에 특화된 선수들이 많으나 그간 승부처에서 공격 옵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패싱력과 경기 조율 능력을 갖춘 김시래의 합류로 팀 오펜스가 정리되는 모습.

김시래 효과로 에이스 아이제아 힉스는 승부처에서 오롯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고, 그의 공격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됐다. 제 타이밍에 패스가 가자 슈팅력을 갖춘 포워드 임동섭과 장민국도 살아났다. 1라운드 이후 고전하던 빅맨 김준일의 득점력도 올라오고 있다.
 

 

속공 전개에서도 김시래 효과를 보고 있다. 

이 감독은 부임 후 줄곧 ‘빠른 농구’를 강조해왔다. 비시즌 팀 훈련 때 공격 시간을 24초에서 18초로 임의로 변경해 선수들이 얼리 오펜스에 익숙해지게끔 했으나, 체질 개선은 쉽지 않았다. 이 감독 부임 기간 삼성의 평균 팀 속공은 4.5개로 해당 부문 8위다.

올 시즌 역시 삼성은 팀 속공 부문 8위로 빠른 농구와는 거리가 멀었다. 김시래 합류 전에는 경기당 평균 3.3개의 팀 속공을 기록했으나, 김시래가 뛴 두 경기에서는 평균 5.5개의 팀 속공이 나왔다. 적은 표본이지만, 팀 오펜스에 속도감이 올라온 것은 확연했다.

김시래 영입의 또 다른 효과는 베테랑 포워드 김동욱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경기 리딩을 맡길 확실한 볼 핸들러가 없어, 불혹의 김동욱에게 과부하가 걸리기도 했다.

이렇듯 ‘삼시래 효과’는 호흡을 맞춘 지 채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팀 오펜스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다만, 정교해진 팀 오펜스와 비교해 팀 디펜스는 여전히 헐거운 게 사실이다. 8일 KCC전도 속공, 스페이싱을 통한 3점슛 창출 등 다이내믹한 공격이 나왔음에도, 헐거운 골밑 수비로 최다 14점차로 앞서던 경기를 4쿼터에 역전당했다. 기존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2대2 수비와 더불어 화이트 출전 시 상대 빅맨 수비에 대한 과제를 안은 경기이기도 했다.

김시래 영입으로 취약 포지션인 포인트가드를 단번에 보강한 삼성. 꿈꾸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서는 또 하나의 숙원사업인 '팀 디펜스' 보완이 필수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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