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결정적인 오심이 ‘또’ 나왔다.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는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졌다.

앞선 3차례 대결에서는 모두 현대모비스가 승리를 챙겼던 상황. 그러나 이날 경기 양상은 다르게 흘러갔다. 전자랜드가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가며 3쿼터 한 때 21점차까지 앞섰다. 주축 선수인 이대헌, 박찬희, 정영삼이 이탈한 상황에서도 나머지 선수들의 에너지 레벨을 앞세워 현대모비스를 압도했다. 

그러나 4쿼터 현대모비스의 맹추격이 펼쳐졌다. 전자랜드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 주축 선수들이 빠진 상황에서 헨리 심스까지 5반칙 퇴장을 당한 상황. 이미 벌어둔 점수를 가지고 얼마나 버티느냐가 중요한 싸움이었다. 

 

결정적인 장면은 종료 3분여를 앞두고 발생했다. 여전히 전자랜드가 78-70으로 앞서며 유리했던 상황. 서명진의 자유투 시도가 림을 맞고 나왔고 이를 김낙현이 잡아냈다. 그러나 김낙현은 숀 롱과의 충돌 후 공을 놓쳤고, 김낙현의 손을 떠난 공은 그대로 나갔다. 

첫 콜은 전자랜드의 볼. 현대모비스 벤치가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하면서 심판진은 비디오 판독에 나섰다. 그리고 이들의 오심 장면은 그대로 화면에 잡혔다. 

김낙현의 리바운드 후 롱과의 충돌 과정에서 롱의 오른팔이 김낙현의 오른팔을 정확하게 내리쳤다. 종합격투기가 아닌 농구인 이상 당연히 파울이다. 롱의 팔은 공과의 접촉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롱이 공 대신 김낙현의 팔을 내리친 것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판독 결과 김낙현의 손을 떠난 공이 그대로 나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현대모비스의 볼이 선언된 것이다. 애초에 파울 여부를 가리기 위한 비디오 판독이 아니었기에 심판들 역시 해당 장면을 보고도 파울을 선언할 수 없었다. 

볼 소유권을 가리기 위한 판독이었다면 긴 시간이 걸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심판들은 한참이나 비디오를 들여다봤다. 그들의 눈에도 해당 파울 장면이 명백히 보였을 것이다. 심지어 해당 상황이 벌어졌을 당시 한 심판은 김낙현과 롱의 정면에 서 있었다. 각도 탓을 하며 위안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팀파울이었다. 정상적으로 파울이 불렸다면 김낙현이 자유투를 시도해야 했다. 그러나 오심으로 인해 공은 현대모비스의 소유가 됐고, 곧바로 함지훈의 3점 플레이가 나오며 스코어는 더 좁혀졌다. 80-70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이 78-73이 된 셈이다. 이 장면 하나로 전자랜드는 5점을 잃었다. 종료 3분여를 남긴 상황에서 80-70이었다면 현대모비스의 역전 역시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었다. 

이후 분위기는 급격하게 현대모비스 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최진수의 결승 자유투가 나오며 역전. 현대모비스가 21점차 열세를 뒤집어내고 역전승을 거뒀다. 

물론 오심 장면 하나로 인해 승부의 결과가 바뀌었다고 보긴 어려울 수 있으나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 선수들의 투혼으로 기적과도 같은 역전승을 만들어낸 현대모비스도, 아쉽게 경기를 내준 전자랜드도 찜찜함이 남을 수밖에 없는 아쉬운 장면이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심판진에게 다가가 강한 목소리로 항의했는데, 어찌 보면 이 역시 당연한 행동이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심판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지난 세월 동안 수 없이 많은 오심 사태를 겪으며 깨달았다. 심판들에 대한 단순한 교육 강화는 아무런 대책이 되지 못한다. 이제는 단순한 교육 강화가 아닌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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