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의 모든 일상을 바꿔버렸다. NBA 세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한 나라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해서 천문학적인 돈이 걸려있는 리그를 언제까지 중단할 수도 없는 일. 지난 시즌 ‘버블 시리즈’라는 획기적인 방안을 도입하며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던 NBA는 이번 시즌에도 다양한 변화와 함께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고자 한다.

달라진 일정들

그간 NBA는 10월 중순을 시즌 개막일로 맞춰왔다. 지난 2019-20시즌 역시 10월 23일에 개막을 맞이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상황이 다소 특수해졌다. 사무국은 고심 끝에 새로운 시즌의 개막을 12월 23일로 확정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시즌의 마무리가 예정보다 훨씬 늦은 날짜에 이뤄진 탓이다. 루디 고베어가 확진 판정을 받았던 3월 중순 곧바로 중단됐던 리그는 7월 말이 되어서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에서 재개될 수 있었다. 버블에 초대된 팀들은 정규시즌 8경기를 더 치르며 최종 순위를 가렸고 이후 플레이오프 일정까지 치렀다. 

레이커스가 마이애미를 꺾고 최종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날짜가 10월 12일. 여느 때 같았으면 한창 새로운 시즌을 코앞에 둔 시점이었다. 당연히 2020-21시즌의 정상적인 개최는 불가능해졌고, 이에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머리를 맞댄 채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1월 중순과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등을 놓고 많은 의견들이 오갔다. 그 결과 새로운 시즌의 최종 개막일은 12월 23일로 확정됐다. 

개막일 조정에 따라 각 팀들의 경기 수 역시 줄어들었다. 이번 시즌 각 팀들은 기존 82경기에서 10경기가 줄어든 72경기씩 정규리그 일정을 소화한다. 직장폐쇄로 인해 개막이 늦춰졌던 2011년 이후 처음으로 82경기 체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됐다. 

개막일이 12월 23일로 확정됨에 따라 이번 비시즌은 총 71일에 불과하게 됐다. 이는 NBA, MLB(메이저리그), NHL(북미아이스하키리그), NFL(미국프로풋볼) 등 북미 4대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짧은 비시즌에 해당한다. 

NBA로 영역을 좁히면 이전 최단 비시즌은 127일이다. 다른 비시즌에 비하면 짧은 편이지만, 71일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넉넉한 비시즌이었다. 버블 시리즈에서 마지막까지 혈투를 치렀던 레이커스와 마이애미를 포함해 비교적 늦게 지난 시즌을 마감했던 팀들은 새로운 시즌 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비시즌 일정이 조정됨에 따라 비시즌 각 팀들의 가장 중요한 사업 중 하나인 드래프트와 FA 시장 역시 기존 일정보다 뒤늦게 펼쳐졌다. 무려 5개월이나 밀렸던 드래프트는 예년처럼 한 장소에 모이는 것이 불가능해 11월 20일이 되어서야 화상 연결로 진행되어야 했다. 또한 FA 시장 역시 11월 17일이 되어서야 얼렸으며,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으며 폭풍 같은 시간이 흘러갔다. 

 

Play-in 토너먼트

지난 버블 시리즈에서 NBA가 새롭게 시도했던 방안 중 하나가 바로 플레이-인 토너먼트였다. 정규시즌 8위 팀과 9위 팀의 승차가 4경기 이내면 치러지는 방식. 그 결과 지난 시즌 정규리그 일정을 마친 후 서부 8위에 올랐던 포틀랜드와 9위였던 멤피스가 마지막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격돌을 펼쳤고, 그 결과 포틀랜드가 승리를 거두며 레이커스와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치를 수 있었다.

NBA는 이 제도를 이번 시즌에도 유지했다. 다만 형식은 조금 바꿨다. 기존 8위와 9위 팀이 대결을 펼치던 형식에서 7위 팀과 10위 팀까지 참전하게 됐다. 

우선 7위 팀과 8위 팀이 대결을 치른다. 그 결과 승리를 거둔 팀은 최종 7위가 되어 플레이오프 일정에 나선다. 

9위 팀과 10위 팀 역시 맞대결을 펼친다. 그 결과 패한 팀은 최종 탈락. 여기서 살아남은 팀은 7위 팀과 8위 팀의 맞대결에서 패한 팀과 마지막 플레이오프 한 자리를 놓고 격돌하는 방식이다. 

72경기로 줄어든 일정으로 인해 줄어들 리그의 수입을 고려하면 토너먼트 제도의 도입은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아담 실버 총재는 이후에도 계속 이 제도를 유지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 그러나 다시 82경기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면 일정이 빡빡해지는 상황에서 이 제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론토, 임시 연고지 이전

토론토 랩터스는 1995년 농구의 세계화를 위해 밴쿠버 그리즐리스와 함께 창단했다. 이후 밴쿠버 그리즐리스가 멤피스로 연고지를 옮기며 현재까지 캐나다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유일한 팀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 토론토는 자신들의 홈구장인 스코티아뱅크 아레나에서 경기를 치를 수 없을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캐나다는 지난 3월 미국과의 국경을 봉쇄한 상태이며 프로스포츠 선수들 역시 국경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토론토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했지만 결국 캐나다에서 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이에 마사이 유지리 단장은 플로리다주 템파를 임시 홈구장으로 사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유지리 단장은 “현재 캐나다 국민들이 직면한 보건 상황을 고려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템파에서 시즌을 맞이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우리는 홈구장과 팬들에게서 잠시 떨어지게 됐다. 우리는 토론토와 캐나다를 사랑하며, NBA 내에서도 최고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금은, 멀리서나마 우리를 응원해주시길 부탁한다. 다시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라진 올스타전

코로나19 사태는 NBA의 올스타전마저 집어삼켰다. 

당초 이번 시즌 올스타전은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사무국은 11월 말 올스타전의 연기를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NBA의 올스타전은 1951년 처음으로 시작됐다. 이후 올스타전이 열리지 않은 것은 1999년이 유일했다. 당시에는 직장폐쇄로 인해 시즌이 2월 5일부터 시작되면서 올스타전이 열릴 수 없었다. 

2020-21시즌은 올스타전을 볼 수 없는 역대 두 번째 시즌으로 남을 전망이다. 2022년에는 클리블랜드, 2023년에는 솔트레이크시티에서의 개최가 이미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은 2024년까지 미뤄진 상태다. 

다만 올스타 휴식 주간은 예정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 올스타 휴식기는 3월 6일부터 1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다. 또한 올스타전이 열리지는 않지만 올스타 선수 선정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대처는 어떻게?

현재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한 국가 중 하나다. 이에 NBA는 안전하게 시즌을 치르기 위해 철저하게 대비하고 있다. 이미 모든 팀들은 무려 134페이지에 달하는 ‘건강 및 안전 프로토콜 가이드’를 사무국으로부터 배부 받은 상태다. 

선수들 중에서도 당연히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사무국은 소규모 혹은 예상되는 범주 내에서의 감염 사례에는 리그를 중단하지 않을 예정이다. 대신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최소 10일 동안은 운동을 할 수 없고, 2일간 개인훈련을 해야 한다. 즉, 양성 판정 후 최소 12일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원정길 동행 인원도 제한된다. 사무국의 발표에 따르면 원정길에 동행할 수 있는 인원은 최대 45명. 선수단 17명이 포함된 숫자다. 

관중 입장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선 사무국은 지역 규정에 따라 25~50%에 달하는 관중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현재까지는 유타와 휴스턴, 멤피스, 뉴올리언스, 올랜도 등이 관중 입장을 허용하겠다는 발표를 한 상황이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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