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와이트 하워드
[염용근 기자] 두팀의 1라운드 시리즈 역시 '루키'의 예상이 적중했다. 틀린 점이 있다면 애틀랜타가 6차전에서 조기에 시리즈를 마무리 지은 사실이다. '루키'는 애틀랜타의 4승 3패 업셋을 예상했었다.

4번시드와 5번시드의 대결인만큼 가장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었던 시리즈였다. 하지만 경기내용을 살펴보면 애틀랜타가 내놓은 수가 상대를 압도했다. 어떤 요인들이 애틀랜타의 업셋을 만들어냈는지 살펴보자.

리벤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만났던 두팀의 승부를 기억하는가? 당시 올랜도는 4전 전승 스윕을 거뒀고, 시리즈 평균 득실점마진은 무려 26점이었다. 애틀랜타는 힘 한번 못써보고 전패를 당했고, 홈팬들에게마저 야유를 받는 처량한 신세였다.

하지만 1년만에 상황은 180도 변했다. 새롭게 팀 사령탑을 맡은 래리 드류 감독은 복수의 칼날을 갈고 나왔다. 자신이 쥐고 있는 카드를 적절하게 활용해 기발한 전술을 만들어냈고, 이는 두팀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우선 상대 드와이트 하워드에게 더블팀을 가지 않았다. 올랜도 공격전술의 핵심은 하워드가 골밑을 장악하고, 이에 부담을 느낀 상대가 더블팀을 오면 킥아웃 패스를 통해 3점슛을 퍼붓는 것이다. 애틀랜타는 제이슨 콜린스-자자 파출리아 등이 하워드를 더블팀 없이 막았고, 심지어 힐튼 암스트롱-이탄 토마스-조쉬 파웰 등이 파울셔틀 역할을 했다.

미스매치

나머지 선수들은 상대의 외곽포를 철저하게 틀어막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스매치다. 콜린스를 위시한 수비형 선수들이 센터를 맡아주며 알 호포드-조쉬 스미스-마빈 윌리암스 등은 지난 시즌에 비해 한 포지션씩 내려와 상대선수들을 상대했다.

호포드는 브랜든 배스를, 스미스는 히도 터클루를, 조 존슨은 제이슨 리차드슨을 사이즈와 운동량, 높이에서 모두 압도했다. 공/수에서 애틀랜타 선수들에게 틀어막힌 올랜도 선수들은 하워드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시리즈 내내 부진에 시달렸다.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애틀랜타 벤치의 에이스 자말 크로포드는 시리즈 내내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수비에 문제가 있는 그가 어떻게 장시간 코트에 머무를 수 있었을까? 그에게 1번 수비를 맡기고 커크 하인릭-존슨이 크로포드의 원래 매치업을 수비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 결과, 올랜도 1번들인 자미어 넬슨, 길버트 아레나스의 득점력은 어느정도 상승했지만, 대신 전술의 핵심인 J.J. 레딕, 리차드슨 등의 3점슛은 시리즈 내내 침묵했다. 불과 2년전만 하더라도 미스매치 전술을 통해 파이널까지 진출했던 올랜도였지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역으로 당하고 말았다.

드와이트 하워드

더블팀 족쇄에서 풀린 하워드는 정말 무시무시한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1차전에서는 무려 46득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상대 페인트존을 초토화시켰다. 6경기에서 그는 평균 27득점 15.5리바운드 1.8블록슛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가 평균 60득점 이상을 못해주는 이상 팀은 승리할 수 없었다. 하워드의 시리즈 평균 야투성공률은 63%, 그를 제외한 팀의 시리즈 평균 야투성공률은 40.9%에 불과했다. 동료들의 부진은 고스란히 그에게 전가되었고, 경기가 거듭될수록 그의 위력은 반감될 수 밖에 없었다.

정규 시즌에서도 하워드가 맹활약한 경기에서 팀은 패한 경우가 많았다. 하워드에게 줄건 주고, 나머지 선수들을 막는 방법을 통해 올랜도를 공략한 것이다. 이 사실은 애틀랜타에게도 많은 힌트를 주었을 것이다.

사진 제공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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