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용근 기자] 멤피스가 샌안토니오를 잡고 8번시드의 기적을 완성시켰다. 멤피스 그리즐리스는 4월 30일(이하 한국시간), 멤피스 페덱스포럼에서 펼쳐진 NBA 2010-2011시즌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플레이오프 6차전에서 99-91로 승리를 거뒀다.

오늘 승리로 멤피스는 덴버, 뉴욕, 골든스테이트에 이어 8번시드가 1번시드를 업셋시키는 역대 4번째 팀에 등극했다. 또한  2라운드에서는 오클라호마시티와의 명승부가 기대되고 있다.

샌안토니오는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를 절감하며 업셋의 희생양이 되고말았다. 이는 2006-07시즌 무려 67승을 기록하고도 1라운드 탈락했던 댈러스의 과거와 너무나도 닮아있다.

전반전은 멤피스가 46-43으로 앞섰다.

멤피스는 팀의 초반 24점 중 20점을 페인트존에서 적립했을 정도로 효과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마이클 콘리가 파울트러블로 고전했지만, 대체 출전한 그레비스 바스케즈의 좋은 활약으로 상쇄시켰다. 물오른 자크 랜돌프는 전반전에만 10점 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상대수비를 괴롭혔다.

샌안토니오는 실책을 남발했다. 특히 상대에게 5개의 스틸을 허용하며 어이없는 실점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취약한 인사이드 대신, 점프슛위주로 공격을 풀어나가며 균형을 맞췄다. 또한 세컨드유닛 게임을 23-19로 앞서며 1번시드의 저력을 과시했다.

3쿼터 역시 멤피스가 70-66으로 리드를 유지했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로 집요하게 상대 인사이드를 파고들었다. 주축 빅맨로테이션의 평균연령 비교에서 34살의 샌안토니오는 26살의 멤피스를 당해낼 수 없었다. 물론 샌안토니오 역시 10년 넘게 숙성시켜온 패턴플레이를 바탕으로 저항을 했지만, 힘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

4쿼터 초반은 박빙양상이었다. 샌안토니오는 완벽하게 부활한 토니 파커의 야투가 백발적중이었다. 상대의 민첩한 수비로테이션을 따돌리는 다양한 스크린전술도 빛났다. 멤피스는 토니 앨런의 허슬플레이와 랜돌프의 변함없는 활약이 더해지며 쉽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다.

이후 샌안토니오는 경기종료 4분 30초를 남기고 안토니오 맥다이스의 점프슛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다시 8점을 연속실점하며 87-80으로 재역전당했다.

멤피스의 승리에 대한 집중력은 샌안토니오의 노련함을 초월했다. 랜돌프는 경기종료 1분을 남기고 91-82를 만드는 환상적인 슛을 성공시키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역전을 허용한 시점부터 그는 3분동안 무려 12점을 폭발시키며 그야말로 '구세주'가 되었다.

멤피스에서는 랜돌프가 31득점 11리바운드, 마크 가솔이 12득점 13리바운드 2블럭슛, 앨런이 11득점 4리바운드 4스틸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되었다.

샌안토니오는 파커가 23득점 4어시스트, 팀 던컨이 12득점 10리바운드 3블록슛, 마누 지노블리가 16득점 3스틸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TODAY'S MVP
자크 랜돌프(31득점 11리바운드 2어시스트 1스틸)
경기종료 4분전, 멤피스는 경기초반 이후 처음으로 역적을 허용했다. 노련한 상대의 전력을 감안한다면 심각한 위기상황이었다. 하지만 멤피스에는 시리즈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랜돌프가 있었다. 그는 마지막 4분동안 무려 13점을 퍼부으며 샌안토니오 수비를 분쇄해버렸다.

맥다이스, 던컨, 보너 등 누구도 그를 막을 수 없었다. 턴어라운드 점퍼, 중거리 점퍼,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풋백득점 등 공격에서의 스킬은 말 그대로 토탈패키지였다. 또한 넒은 프레임과 준수한 드리블 실력이 조합된 그의 돌파능력은 상대수비 입장에서 지옥과 다름없었다.

GAME BREAK
아듀! 샌안토니오

샌안토니오 왕조는 진정 이대로 끝나는 것일까? 그들은 던컨 합류 후 4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플레이오프 무대에서는 언제나 공포의 대상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다소 힘들 것이라는 세간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61승을 기록하며 베테랑 팀의 위용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그러나 정규 시즌에는 백코트 중심의 새로운 공격 패러다임을 재시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호흡이 짧은 플레이오프에서는 무뎌진 수비력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아쉽지만, 10년이 넘도록 서부 컨퍼런스를 지배해왔던 샌안토니오의 위세는 올해 업셋을 끝으로 저무는 느낌이다.

사진 제공 =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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