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FA시장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하던 박하나가 원소속 구단 잔류를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30일, 박하나와의 FA계약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조건은 6천만원에 2년 계약. 지난 시즌 WKBL 연봉 5위(2억 2천만원)였던 박하나로서는 충격이 큰 FA결과다. 

2009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당시 신세계에 지명됐던 박하나는 지난 2014년, FA자격을 획득해 삼성생명으로 팀을 옮겼다. 

프로데뷔 후 6시즌동안 181경기에서 평균 19분 6초를 뛰며 4.4점 2.0리바운드를 기록한 박하나는 당시의 이적으로 FA시장 오버페이와 WKBL FA제도의 기형적인 구조를 상징하는 선수가 됐다. 

2013-14시즌, 정규리그 전경기에 출전했지만 6.1점 2.0리바운드, 장점으로 평가된 3점슛 성공률도 21.9%에 그쳤던 박하나가 FA자격을 획득한 후 삼성생명과 3년 2억 1100만원이라는 엄청난 조건에 계약했기 때문. 리그 최고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변연하(KB)보다 높은 연봉이었다. 전년도 연봉이 750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거의 3배 가까이 올라간 것이다.

당시 삼성생명 관계자는 “FA 영입 목적은 단기간에 팀 전력을 상승시키는 것인데, WKBL의 FA제도는 각 팀의 에이스급 선수들을 자기 의사와 관계없이 무조건 팀에 잡혀있도록 해놨다. 최대어들을 영입할 수 없다면, 준척급이나 가능성을 보고 모험을 걸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오버페이를 인정하며, 한편으로는 FA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박하나는 이적 후 삼성생명에서 완벽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이적 후 6시즌 동안 평균 12.0점 3.1리바운드 2.3어시스트를 기록했고, 평균 26.1%였던 3점슛 성공률은 35.1%로 끌어올렸다. 2016-17시즌, 3점야투상을 받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개인상을 수상했고, 2017-18시즌에는 득점상, 자유투상 함께 시즌 베스트5에도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무릎 수술로 정상적인 복귀를 하지 못했고, 시즌 내내 엔트리를 들락날락했다. 컨디션과 경기 감각도 올라오지 않아 삼성생명 이적 후 처음으로 평균 득점이 한 자리수(7.1점)에 머물렀다. 

박혜진, 김정은(이상 우리은행)과 더불어 이번 FA시장에서 가장 관심을 모을 수 있는 선수였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했다. 결국 무릎 부상이 문제였다.

FA협상 초기, 삼성생명은 박하나의 무릎 상태에 대해 사실상 한 시즌을 쉬며 치료와 재활에 매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2020-21시즌을 전혀 뛸 수 없다는 것을 감안해 계약을 제시했고, 박하나는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박하나는 수술 없이 재활을 하고, 다음 시즌부터 경기에 뛰고자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박하나의 무릎 상태에 대해 다른 구단들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박하나 영입에 관심이 있었던 팀들은 박하나의 기량과 선수로서의 가치는 인정했지만, 무릎 상태에 대해서는 위험부담이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결국 4월 25일까지 만족스러운 결과를 찾지 못했던 박하나는 삼성생명과 다시 의견을 조율했고 29일, 잔류를 확정했다.

한편, 원소속구단 하나은행과 결별한 이수연은 5월 1일부터 한달간 다른 구단들과 프로 선수생활 연장을 위한 마지막 협상에 돌입하게 됐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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