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외국 선수 농사는 각 팀들의 시즌 성패를 좌우할 정도로 중요한 이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받던 팀이 뛰어난 외국 선수를 활용해 평가를 뒤집는 경우도 허다하며, 반대의 경우 역시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KBL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통해 시즌 조기 종료 결정을 내렸다. 이에 KBL의 2019-2020시즌은 이대로 마무리됐다. 그렇다면 마무리가 된 이번 시즌, 각 팀들의 외국 선수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경력자들을 믿었던 전자랜드

지난 시즌 전자랜드는 정규리그 2위 자리에 오르며 막강한 위력을 선보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4강을 넘어 창단 첫 챔프전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룬 전자랜드의 새로운 시즌에 대한 기대는 컸다. 

2019-2020시즌을 맞이한 전자랜드는 ‘KBL 경력자’들로 외국 선수 구성을 마쳤다. 우선 지난 시즌 함께 했던 머피 할로웨이를 또 다시 영입했다. 지난 시즌 18.2점 13.1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인해 아쉽게 팀을 떠났던 할로웨이는 우승을 다짐하며 다시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할로웨이의 위력은 지난 시즌과 같지 않았다. 평균 13.1점 9.4리바운드에 그치며 지난 시즌과 비교해 기록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2m 신장 제한이 사라진 리그는 지난 시즌과 달랐다. 잔부상 역시 끊임없이 할로웨이를 괴롭혔다. 

할로웨이와 함께 할 선수로는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에서 활약했던 섀넌 쇼터를 낙점했다. 쇼터 역시 186cm의 단신 자원. 지난 시즌 기록은 17.2점 5.6리바운드로 훌륭했지만 할로웨이와 마찬가지로 신장 제한이 사라진 상황에서의 활약 여부는 미지수였다. 

쇼터와 함께 한 18경기 동안 전자랜드는 10승 8패를 기록했다. 5할 이상의 승률을 올리긴 했으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쇼터는 평균 17분 30초를 뛰며 14.8점 3.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대헌의 부상으로 인한 골밑의 부담, 거기다 팀이 연패에 빠지자 전자랜드는 변화를 단행했다. 쇼터를 대신해 전자랜드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트로이 길렌워터였다. 

 

 

히든카드가 되지 못한 길렌워터

2015-2016시즌 LG의 유니폼을 입고 평균 26.2점을 폭격한 길렌워터는 기량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였다. 그러나 문제는 다혈질인 성격. 

영입 당시 유도훈 감독은 “본인도 구단과 몇 차례 통화를 하면서 나이도 있고 한국도 그리웠기 때문에 예전과는 다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수 본인의 노력 외에도 나 또한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전자랜드 합류 후 길렌워터는 24경기에 출전했다. 다소 시간이 흘렀지만 과거 보였던 득점력만큼은 날카롭게 살아있었다. 경기 당 평균 17분 43초만 뛰면서도 16.6점을 뽑아냈다. 산술적으로 거의 1분 당 1점씩을 뽑아낸 셈이다. 출전 시간보다 득점이 더 많은 경기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러나 길렌워터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전자랜드이 성적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 떨어졌다. 길렌워터와 함께 한 24경기에서 전자랜드는 11승 13패를 기록했다. 쇼터와 함께 했을 때보다 더 저조한 성적. 

이처럼 야심차게 영입했던 길렌워터 카드가 팀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은 가운데 전자랜드는 21승 21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맞췄다. 최종 순위는 5위.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은 시즌이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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