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잇몸으로 버텨냈기에 의미가 더 컸다.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도 커질 수밖에 없다. KGC인삼공사의 이야기다.

KGC인삼공사가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를 마쳤다. 지난 24일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여파로 KBL이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하면서 KGC인삼공사의 시즌도 함께 마무리됐다. DB, SK에 이은 3위였다.

핵심 부상 선수의 공백을 메워냈기에 의미가 큰 시즌이었다.

팀의 기둥 오세근이 어깨 부상으로 17경기 출전에 그쳤고 가드진의 핵심 자원 변준형도 손목 부상으로 시즌 중반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선수 크리스 맥컬러는 1월 말 무릎 반월판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부상자의 면면만 보면 언제 추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KGC는 흔들리지 않고 버텨냈다. 문성곤, 양희종, 기승호 등 포워드 자원들의 활약이 빛났다. 상무에서 전역한 전성현은 곧바로 슈터로서 손꼽히는 활약을 펼쳤다. 브랜든 브라운은 KBL에서 잔뼈가 굵은 외국선수인 만큼 노련한 플레이로 경기를 풀어갔다.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에도 김승기 감독은 압박과 실책 유발을 강조하는 특유의 팀 컬러를 포기하지 않았다. 강한 압박은 속공으로 이어졌고 이는 곧 효율성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한 때 리그 전체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시즌이 조기 종료되지 않았다면 KGC는 정규리그는 물론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었던 팀이었다. 리그 중단 기간 동안 오세근, 변준형이 모두 복귀했고 브랜든 브라운과 덴젤 보울스 역시 팀을 떠나지 않고 잔류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어쩌면 시즌 조기 종료가 가장 아쉬운 팀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 시즌도 KGC는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가드진과 포워드진의 뎁스가 여전히 훌륭하다. 부상을 씻고 돌아온 오세근은 회복과 재활에 매달려야 했던 지난해 여름과 달리 훈련에 집중하며 비시즌을 보낸다면 다음 시즌엔 ‘라이언 킹’의 면모를 다시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3&D 자원으로 성장한 문성곤은 다음 시즌엔 리그 내 입지가 더욱 확고해질 전망. 여기에 전성현의 외곽 화력까지 더해진다면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운 KGC의 농구는 타 팀에 더 큰 두려움을 줄 수도 있다.

KGC 역시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오는 6월 1일부터 선수단을 재소집해 새 시즌을 준비할 계획. 잇몸의 강력함을 보여주며 시즌을 마무리한 KGC가 다음 시즌엔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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