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지난 2월 29일 경기를 마지막으로 리그 중단에 돌입했던 KBL이 결국 시즌 종료를 선언했다. 

KBL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리그 조기 종료라는 결정을 내렸다. 당초 KBL은 3월 29일 리그 재개를 목표에 두고 있었지만 날이 갈수록 사태는 악화됐고 WKBL과 남녀 프로배구가 모두 시즌 조기 종료를 선언한 상황에서 KBL만 시즌을 강행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이번 시즌 KBL은 DB와 SK가 공동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순위 싸움을 끝마쳤다. 그렇다면 아쉽게 종료된 KBL의 기록 부문 타이틀 홀더는 누구일까? 

 

‘KBL의 미래’ 송교창&허훈, 0.11점 차이로 갈린 국내 선수 득점왕

국내 선수 득점 부문에서는 송교창과 허훈의 각축전이 펼쳐졌다. 치열한 경합 끝 타이틀을 차지한 선수는 송교창. 이번 시즌 송교창은 평균 15.05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허훈은 14.94점으로 송교창에 비해 0.11점 부족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평균 17.22점으로 국내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했던 이정현은 이번 시즌 다소 주춤했다. 이정현은 평균 13.74점으로 기록이 지난 시즌에 비해 하락했다. 득점 순위 역시 3위에 머물렀다. 

득점 TOP 5에 KCC가 2명의 선수의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DB 역시 허웅과 김종규의 분전이 두드러졌다. 허웅은 평균 13.69점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고 새롭게 DB의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인 김종규는 13.28점으로 5위다. 

한편, 지난 시즌 득점 TOP 5에 오른 선수들 중 이번 시즌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이정현과 송교창 뿐이다. 지난 시즌의 경우 공동 2위에 이대성(당시 현대모비스, 14.12점), 4위에 김선형(SK, 14.07점), 5위에 최진수(오리온, 13.57점)의 이름이 있었지만 이들 모두 이번 시즌에는 순위권에서 사라졌다. 

 

 

비록 득점 부문 타이틀은 송교창에게 내줬지만 허훈은 이번 시즌 가장 놀라운 활약을 펼친 선수다. 특히 경기당 7.23개를 뿌리고 있는 어시스트는 압도적인 1위다.(2위 김시래 : 4.84개)

허훈의 놀라운 활약은 1라운드부터 이어졌다. 허훈은 1라운드에서 평균 18.2점 6.2어시스트라는 출중한 기록을 남기며 생애 첫 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또한 그는 이번 시즌 역대 최초로 단일 경기 20득점-20어시스트의 기록을 남기기도 했으며, 10월 20일 열린 DB전에서는 연속 9개의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엄청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부상으로 인해 잠시 주춤한 기간도 있었지만 다시 코트로 돌아온 허훈은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KT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리그가 재개되었다면 허훈은 또 하나의 대기록에 도전해볼 수 있었다. 바로 역대 최초 국내 선수 득점왕과 어시스트왕 동시 석권. KBL 역사를 통틀어 해당 기록을 달성한 선수는 단 1명도 없다. 득점 1위인 송교창과의 격차가 0.11점에 불과하기에 충분히 역전이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시즌 조기 종료에 따라 아쉽게 허훈의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왕관이 두 개!’ 2관왕 차지한 라렌과 라건아

외국 선수 부문에서는 캐디 라렌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이번 시즌 LG의 가장 노릇을 한 라렌은 42경기에서 총 899점을 올렸다. 평균 21.40점으로 1위. 더불어 라렌은 리바운드 부문에서도 평균 10.88개로 2위에 오르며 효자 외인 노릇을 톡톡히 했다. 

라렌의 또 다른 기록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3점슛이다. 이번 시즌 라렌은 총 125개의 3점슛을 시도해 52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은 무려 41.6%. 쟁쟁한 국내 선수들을 제치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 라렌은 규정순위에 든 선수들 중 삼성의 장민국과 더불어 40% 이상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인 ‘유이’한 선수다. 시즌 종료로 인해 3점슛 1위를 최종 확정한 라렌은 2007-2008시즌 카를로스 딕슨(동부) 이후 최초로 해당 부문 1위에 오른 외국 선수가 됐다. 

한편, 지난 시즌 외국 선수 득점 1위에 오른 선수 역시 LG에서 나왔다. 그 주인공은 제임스 메이스로 그는 지난 시즌 평균 26.81점을 올리며 매서운 위력을 자랑했다. 이번 시즌 1위인 라렌과는 약 5점 정도의 차이가 난다. 참고로 라렌의 이번 시즌 기록을 지난 시즌에 대입하면 리그 8위에 해당한다.  

 

 

안정성과 꾸준함의 대명사인 라건아의 활약은 이번 시즌에도 변함이 없었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등(현대모비스→KCC) 여러 변수가 있었지만 라건아는 2개 부문에서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리며 믿음직한 활약을 이어나갔다. 

우선 라건아는 리바운드 부문에서 평균 12.49개의 기록으로 1위에 올랐다. 2위엔 라렌(10.88개)과의 격차도 꽤 나는 편이다. 이로써 라건아는 2017-2018시즌 이후 2년 만에 리바운드왕 타이틀을 되찾게 됐다. 지난 시즌 라건아를 제치고 리바운드 1위에 오른 선수는 제임스 메이스로 그는 14.72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건아는 14.24개로 2위였다. 

라건아가 또 다른 타이틀을 차지한 부문은 바로 필드골 성공률이다. 이번 시즌 라건아는 56.3%의 필드골 성공률로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뒤를 이어 삼성의 김준일(54.3%), KT의 김현민(54.2%)이 2위와 3위에 위치해 있다. 

 

‘대도 군단’ KGC, 스틸 TOP 5에 무려 3명의 선수가?

KGC는 이번 시즌 경기당 9.09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오른 팀이다. 과감하게 스틸을 노리는 KGC의 공격적인 수비는 다른 팀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대도 군단답게 KGC 선수들은 스틸 부문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우선 문성곤이 경기당 평균 1.81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1위를 차지했다. 

또한 KGC는 브랜든 브라운과 박지훈 역시 스틸 부문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브라운은 경기당 1.57개의 스틸로 3위에 올랐고 박지훈은 1.50개로 4위다. 참고로 브라운은 KCC 유니폼을 입고 뛰었던 지난 시즌에도 2.02개의 평균 스틸로 리그 1위에 오른 바 있다. 

KGC 선수들을 제외하면 SK의 김선형과 DB의 치나누 오누아쿠가 스틸 부문 TOP 5 자리를 차지한 선수들이다. 김선형은 1.78개의 스틸로 문성곤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오누아쿠는 1.35개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 시즌 스틸 부문에서는 외국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브라운을 포함해 대릴 먼로(오리온, 1.72개), 저스틴 에드워즈(KGC, 1.61개), 기디 팟츠(전자랜드, 1.59개) 등이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국내 선수들 중 3명이 오르며 전세가 역전됐다. 

 

치열한 경쟁 펼쳐졌던 부문들

언급된 부문 외 다른 부문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우선 경기당 3점 성공 부문에서는 이대성(2.35개)과 허웅(2.34개)의 희비가 0.01개 차이로 갈렸다. 뒤를 이어 전자랜드의 김낙현이 2.20개의 기록으로 3위에 올랐다. 

자유투 부문에서는 LG의 김시래가 89.1%의 성공률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2~5위권의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2위인 트로이 길렌워터(전자랜드, 84.3%)부터 5위 리온 윌리엄스(현대모비스, 81.1%)까지의 격차는 3.2%에 불과하다. 

국내 선수 리바운드 역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부문이다. 우선 국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기록한 선수는 DB의 김종규로 경기당 평균 6.07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다. 이로써 김종규는 LG 유니폼을 입고 7.39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냈던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오르게 됐다. 

김종규의 뒤를 이은 선수는 전자랜드의 강상재다. 사실 강상재는 리그 초반부터 꾸준히 1위를 지키고 있었으나 결국 김종규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5.98개의 평균 리바운드를 걷어낸 강상재는 김종규와의 격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재역전을 노려볼 수 있었으나 시즌 종료로 기회는 사라졌다. 

지난 시즌 6.65개의 리바운드로 국내 선수 2위에 올랐던 KT의 양홍석은 이번 시즌 페이스가 다소 주춤했다. 5.74개의 리바운드로 5위에 머물렀다. 또한 양홍석은 득점 수치 역시 지난 시즌(13.0점)에 비해 소폭 하락(12.1점)한 상태다.

 

 

외국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블록슛 부문은 올해도 변함이 없었다. 블록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DB의 치나누 오누아쿠다. 경기당 평균 1.52개의 기록. 캐디 라렌(1.31개)과 라건아(0.98개)를 여유롭게 따돌렸다. 

한편,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경기당 평균 블록슛 1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없다. 지난 시즌 이종현(1.55개), 최준용(1.28개), 김종규(1.25개), 윤호영(1.25개) 등 4명의 선수가 1개 이상의 블록슛을 기록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이번 시즌 국내 선수들 중 가장 많은 블록슛을 기록한 선수는 김종규로 그는 경기당 0.84개의 블록슛을 쳐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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