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나보다 임영희 코치 생각이 더 많이 날 텐데…”

올 시즌 마지막 휴식기인 올림픽 최종예선 휴식기도 어느새 막바지. 15승 5패를 기록하며 청주 KB에 0.5경기 차 뒤진 2위로 휴식기를 맞은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막판 스퍼트를 위해 훈련에 한창이다. 

12일 장위동 우리은행 훈련장에서 만난 위성우 감독은 “6개 구단 다 똑같겠지만, 제대로 된 팀 훈련이 어려웠다.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은 현재 휴식 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나마 (최)은실이가 무릎 부상을 털고 복귀하는 것은 호재다. 이번 휴식기 때 코트 밸런스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첫 경기인 17일 신한은행전에 돌아온다. 단 김정은 선수(아킬레스건 부상)는 생각보다 몸 상태가 안 좋다. 현재 팀 훈련에서 배제된 상태로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수는 예년보다 줄었지만, 우리은행의 올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개막전 패배부터 다시 파죽의 연승 그리고 또 연패. 심지어 코트 밖에선 주축 김소니아의 열애설까지 터졌다. 6개 구단 중 가장 보수적인 분위기를 가진 우리은행에서 이렇게 큼지막한 열애설이 나온 것은 상당히 의외였다. 위성우 감독의 심정은 어땠을까?

“사귀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 그러나 터진 시점, 그러니까 시즌 중간에 터진 것은 좀 아쉬웠다. (김)소니아도 그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고 하더라. 일방적으로 터뜨린 거였다. 내가 보수적인 건 맞지만, 그래도 시대의 흐름은 따라가는 편이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웃음) 방송이 나가고 소니아한테도 말했다. 그 나이에 연애할 수 있다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지금처럼 시합만 잘하면 되는데, 시점은 좀 아쉬웠다고 말했다. 들어 보니 소니아도 당황했다고 하더라. 그래도 다행히 첫 경기를 잘했다. 부담스러웠을 텐데 잘해줬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많은 변화가 있었다. 왕조 시절 박혜진과 팀을 지탱하던 주장 임영희는 이제 코치가 됐다. 올 시즌, 위성우 감독이 ‘선수’ 임영희를 가장 떠올렸던 때는 언제였을까? 

위 감독은 “3연패 때”라고 답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월 6일 KB에 44-56으로 패하며 3연패 늪에 빠졌다. 위성우 감독이 우리은행에 부임한 뒤 세 번째 3연패. 위 감독은 “(임)영희가 한 두 점 승부를 할 때 역할을 참 잘해줬다. 그때마다 내가 찾는 선수였기도 했고… 계속 한 점 차로 아쉽게 지다 보니 생각이 좀 났었다”고 했다.

 

지난 20경기에 대한 평가도 했다. 15승 5패를 기록한 지난 20경기의 수훈 선수를 꼽아 달라고 묻자 위 감독은 “당연히 (박)혜진이와 (김)정은이다. 나보다 임 코치 생각이 더 많이 날 텐데, 어려운 가운데 팀을 정말 잘 끌어줬다”고 했다. 

남은 10경기서 기대를 거는 선수로는 최은실을 꼽았다. 위 감독은 “은실이가 페이스를 찾아줘야 한다. 올라올 만하면 다시 다치면서 몸 상태가 왔다갔다하니 좀 걱정이다. 은실이가 올라와야 팀이 안정된다”고 밝혔다.

2년 차 박지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지현은 시즌 초반 슬럼프를 겪다가 지난 1차 국가대표 휴식기 때 코치진과 집중 훈련을 통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되어 돌아온 바 있다. 그러나 위 감독은 지난 휴식기와 이번 휴식기는 다르다고 말한다.

“그땐 (박)지현이 몸이 정말 안 좋은 상태였다. 바닥이었다. 0에서 50으로 올린 정도라고 할까? 그런데 시즌 중 훈련으로 여기서 더 올리는 건 쉽지 않다. 똑같이 2~3주 훈련했다고 또 그만큼 올라가는 게 아니다.”

이제 남은 경기는 10경기, 선두 다툼은 사실상 우리은행과 KB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위성우 감독은 남은 시즌 전망에 대해 “KB는 시즌 초반 떨어져 있다가 올라오는 단계다. (박)지수 부상이라는 악재도 있었고, 그런데 또 그 시기에 다른 선수들이 많이 올라오면서 단단해졌다. 반대로 우리는 처음에 좋다가 떨어졌다. 정은이도 부상으로 이탈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잘 버텨보겠다”고 분전을 다짐했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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