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시즌 초반에는 단순히 제가 못한 거죠.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서울 삼성 썬더스 주전 포인트가드 천기범은 28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안양 KGC인삼공사전에서 27분 31초 동안 11점 10어시스트(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프로 입문 후 첫 더블더블이며, 10어시스트는 개인 최다 타이다.

이날 천기범은 선발로 출전했지만, 1쿼터 초반 미끄러지면서 벤치로 나가기도 했다. 다행히 몸에 큰 이상은 없었고, 2쿼터부터 다시 코트에 들어섰다. 이날은 득점이면 득점, 패스면 패스, 주전 포인트가드로서 팀이 기대하는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돌파 후 점퍼로 득점을 올리는가 하면, 빠르진 않지만 상대를 속이고 돌파에 성공하기도 했다. 동료들에게 찔러주는 패스도 일품이었다. 3점슛 감이 좋았던 닉 미네라스에게 제 타이밍에 패스를 건넸고, 잘라 들어가는 이관희의 움직임을 보며 어시스트를 올리기도 했다. 승부처였던 마지막 4쿼터에는 상대를 속인 후, 김현수의 오픈 3점슛을 돕기도 했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그간의 부진을 떨쳐낸 활약상이었다. 올 시즌 자신의 롤모델인 이상민 감독의 등번호 11번을 달고 새로이 임했지만, 기대만큼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천기범은 경기 후 “팀이 졌기 때문에 제 개인 기록은 큰 의미가 없다”며 더블더블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간의 부진에 관해서는 “그동안에는 제가 못한 것”이라고 잘라 말한 후 “슛 연습도 하고, 동료들과 호흡도 맞춰 보는 등 연습만이 살길이었다”고 고백했다.
 

최근 경기력이 살아난 데에는 미네라스와의 호흡이 잘 맞아가는 점도 한몫했다. 돌파에 능한 미네라스에게 제때 패스를 건네 앨리웁 플레이를 합작하는 장면도 종종 나온다.

그는 “팀 시스템상 저는 닉 미네라스와 많이 뛴다. 워낙 공격적인 선수인데, 제가 잘 살려주지 못했다. 미네라스의 공격이 살아나니까 저도 공격하기가 더 편해졌고, 공격적으로 임하다 보니 플레이도 잘 되는 것 같다”며 최근 상승세의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경미한 발목 부상으로 이날 뛰진 못했지만, 주전 센터 김준일이 팀의 기둥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고, 경기 상황에 따라 달리 쓰는 3가드 위주의 스몰라인업과 델로이 제임스(포인트가드)를 1번으로 쓰는 빅라인업도 점점 맞아 들어가는 가운데, 주전 포인트가드 천기범이 이 날과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중위권 싸움 중인 삼성에게는 큰 힘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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