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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했던 배혜윤에게 너무도 가혹했던 마지막 4초

[루키=청주, 박진호 기자] “수확은 없는 것 같아요. 졌는데요...”

외국인 선수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삼성생명. 우려대로 이어진 두 경기를 모두 내줬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다. 

지난 4일 하나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막판까지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지만, 끝내 외국인 선수의 공백을 극복하지 못하고 72-77로 분패했던 삼성생명. 경기를 내줬음에도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하지만 6일 KB와의 경기가 더 큰 고민이었다. 

하나은행 전에 전력투구하며, 팀의 주축인 배혜윤과 김한별이 각각 40분과 39분 18초를 뛰었던 탓에 이틀 만에 열리는 KB전에서는 체력 부담까지 안게 됐다. 정상 전력으로 맞붙어도 힘겨운 상대와의 경기인 만큼 삼성생명에게는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내용은 달랐다. 초반부터 매서운 기세로 KB를 몰아붙인 삼성생명은 전반을 43-31, 12점 차의 리드 속에 마쳤다. 제공권을 앞세운 KB에게 3쿼터, 역전을 허용했지만 심기일전하고 나선 4쿼터에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승부의 신은 끝내 삼성생명에게 기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막판, 3점슛으로 동점을 만든 KB 강아정이 종료 4초를 남기고 기어이 역전 레이업을 성공했고, 삼성생명의 마지막 공격은 무위로 돌아갔다. 67-69의 분패.

리바운드 19-45. 제공권의 철저한 열세가 수치로도 나타났다. 체력의 한계는 승부처에서 야속하게 림을 외면한 자유투에서도 드러났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투지와 패기는 경기 결과, 그리고 리바운드 수의 열세를 극복하고도 남았다. 그 중심에는 배혜윤이 있었다. 

하나은행 전에서 상대 외국인 선수와 맞대결을 펼치며 40분 풀타임을 뛰고, 30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배혜윤은 경기 전 “껌을 씹을 힘도 없다”며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을 토로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전 1차전보다도 힘들다”던 배혜윤은 그러나, KB와의 경기에서도 36분 56초를 뛰며 28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박지수와 카일라 쏜튼이 버티는 KB를 상대로 치열하게 맞서며 팀을 이끌었다.

KB의 박지수도 이날 배혜윤에 대해 “내가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책임감이 정말 달랐던 것 같다. 언니를 막아야 된다고 생각을 계속 했는데도 무서울 정도였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배혜윤의 눈물겨운 투혼도 끝내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지난 해 12월 1일, 용인에서 버저비터를 성공하며 삼성생명에게 비수를 꽂았던 '배혜윤의 절친' 강아정이 다시 한 번 영웅으로 등극했고, 배혜윤의 치열했던 투혼과 화려한 기록은 다시 그림자 속으로 자취를 감춰야 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선수들끼리 똘똘 뭉쳐 명승부를 펼쳤지만, 배혜윤은 “졌기 때문에 수확은 없는 것 같다”며 고개를 떨궜다. 또한, “마지막 강아정의 결승 레이업도 내가 뚫렸다”고 자책했다.

“경기 전 워밍업 때부터 몸이 정말 안 좋았어요. 경기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고 선수들이 잘해주니까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너무 힘들어요. 경기를 이겼으면 이렇게 힘들진 않을 거 같은데... 그런데 우리 이틀 쉬고 또 게임이에요. 어떡하면 이길 수 있을까요?” 

삼성생명의 리네타 카이저는 4주의 진단을 받았다. 12월 안에 복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게다가 현실적으로 일시 대체가 가능한 외국인 선수는 현재 신한은행에서 뛰고 있는 비키바흐 뿐이고, 영입할 수 있는 시점도 오는 18일 이후다. 최소 2경기는 외국인 선수 없이 버텨야 한다.

지난 두 경기에서 배혜윤은 누구보다 찬란하게 빛났지만, 결과는 무엇보다 잔혹했다. 모든 것을 불살랐던 삼성생명의 주장 배혜윤의 아쉬움과 선수들의 투지가 과연 기적을 만들 수 있을까? 

위기에서 희망을 찾고자 하는 삼성생명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박진호 기자  ck17@r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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