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우리 정말 개막전에서 처음 이겼나?”

하나은행이 기분 좋은 첫 승을 신고했다. 부천 KEB하나은행은 1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원큐 2019-20 여자프로농구 개막전에서 부산 BNK 썸을 82-78로 꺾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에이스 강이슬이 3점슛 6개 포함 30점을 득점한 가운데, 고아라(14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신지현(12점 5어시스트) 등이 활약했고, 팀 합류 하루 밖에 되지 않아 시차 적응에도 문제가 있었던 마이샤 하인즈 알렌이 더블-더블(11점 11리바운드)을 기록했다.

4쿼터 들어 본격적인 추격에 나선 BNK의 파상공세를 이겨낸 하나은행 선수들은 경기 후, "홈 팬들 앞에서 개막전을 이겨본 게 처음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는 2012년 이후 7년만의 홈 개막전 승리였다. 

하나은행은 신세계를 인수해 하나외환이라는 이름으로 첫 출발을 알렸던 2012년, 홈 개막전에서 KDB생명에 73-65로 이겼다. 하지만 이후 6년 연속으로 홈 개막전을 모두 패했다.

선수단에게 기억이 낯선 것은 당연하다.

유일한 승리의 기억이 있는 하나은행의 2012-13시즌 홈 개막전은 팀 인수 후, 부천 체육관을 새롭게 단장하느라 뒤늦게 치러졌다. 하나은행은 개막 후 8경기를 모두 원정으로 치르고 11월 11일, 시즌 9번째 경기를 홈 개막전으로 가졌다. 

하지만 현재 하나은행 선수 중 그 경기를 뛴 선수는 아무도 없다. 

당시 하나은행 소속이었던 선수는 삼천포여고를 졸업하고 전체 1순위로 팀에 지명된 강이슬이 유일하다. 그러나 강이슬은 이 경기의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았다.

2012-13시즌, 하나은행에 있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를 했고, 김정은(우리은행), 박하나(삼성생명), 염윤아(KB스타즈)는 이적했다. 염윤아는 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은 올렸지만, 경기를 뛰지는 못했다. 

강이슬의 동기인 김이슬(개막 엔트리 제외)도 신한은행으로 이번 시즌 이적했고, 주장 백지은은 대학을 거쳐 2013-14시즌부터 팀에 합류했다. 

따라서 이번 승리는 하나은행 선수들에게 '홈 개막전 첫 승리'라고 볼 수 있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비시즌 내내 많은 기대감을 안겨줬지만, 개막과 동시에 초반부터 부침을 겪으며 어려운 행보를 이어나갔다. 1라운드가 순탄했던 기억이 거의 없다. 시즌 첫 경기를 승리로 시작한 것도 2015년 10월 31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전 이후 처음이다.

2534일(만 6년 11개월 8일)만의 홈 개막전 승리, 1450일(만 3년 11개월 18일)만의 시즌 첫 경기 승리를 수확하며, 예년과 다른 출발을 보인 ‘젊은 팀’ 하나은행의 초반 행보가 기대된다.

2012년 11월 11일, 창단 홈 개막전에서 승리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는 허윤자

● 역대 하나은행 홈 개막전 성적
2012년 11월 11일 KDB생명 73-65 승
2013년 11월 13일 KDB생명 74-76 패
2014년 11월 2일 신한은행 60-75 패
2015년 11월 4일 KB 77-79 패
2016년 11월 3일 삼성생명 70-77 패
2017년 10월 30일 삼성생명 67-79 패
2018년 11월 9일 우리은행 60-71 패
2019년 10월 19일 BNK 82-78 승

사진 = 이현수 기자, 박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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