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새로운 에이스의 등장일까? 김낙현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8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 경기에서 82-73으로 승리했다. 개막 후 나흘 동안 3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에도 전자랜드는 3연승을 질주하며 단독 1위를 기록 중이다.

개막 전, 전자랜드의 이같은 활약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정효근, 김상규 등 국내 핵심 자원들은 각각 입대와 FA로 팀을 떠났고, 정효근의 대체자로 활약을 기대한 이대헌은 발바닥 부상으로 일찌감치 장기 결장을 예고했다. 코트 위 리더로 힘을 실어줄 정영삼 또한 코뼈 부상으로 치료 중이었다. 수장 유도훈 감독마저 개막 전 미디어데이 당시 “1라운드는 5할 승률만 해도 만족”이라고 밝혔을 정도.

그러나 전자랜드의 젊은 피 김낙현은 유도훈 감독의 앓는 소리를 용납하지 않았다. 돌파면 돌파, 3점슛이면 3점슛, 더블 클러치와 플로터는 물론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환상적인 킥아웃 패스까지. 지난 시즌, 팬들 사이에서 진담 반, 조롱 반으로 쓰였던 NBA 켐바 워커와 그의 이름의 합성어인 '켐바 낙현'은 이제 현실이 됐다. 

3경기를 치른 현재, 김낙현은 17.0점 5.7어시스트 2.7스틸을 기록 중이다. 국내선수 기준 득점 2위, 어시스트 5위, 스틸 1위다.

볼륨뿐 아니라 효율 또한 완벽하다. 김낙현은 올시즌 38%(8/21) 3점슛 성공률과 더불어 48%(21/44) 야투 성공률을 기록 중이며 실책은 평균 0.7개로 경기당 1개가 채 안 된다.

 

김낙현의 이런 활약은 과연 우연일까? 사실 그는 지난 시즌부터 서서히 주머니 속에서 송곳을 드러내고 있었다. 김낙현은 지난 시즌 경기당 20분이 채 안 되는 짧은 출전 시간 속에서 1.3개의 3점슛을 39.7% 확률로 성공했다. 39.7%는 경기당 3.0개 이상의 3점슛을 시도한 선수 중 양동근(40.5%)에 이어 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클러치 본능도 뽐내고 있다. 지난 6일 열린 서울 삼성과 경기에서는 78-78로 팽팽히 맞선 종료 직전, 천금 같은 결승 자유투를 넣으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승리 소감을 묻자 “프로에 오고 클러치 상황에서 말아먹은 것이 워낙 많아서…”라며 멋쩍게 웃은 만 24세 유망주 김낙현은 이제 전자랜드에 없어서는 안 될 에이스가 됐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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