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상혁 기자] 오리온의 추일승 감독이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추일승 감독은 지난 1일 JW 메리어트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미디어데이 공식 행사 전 가진 미디어 자율 인터뷰에서 올 시즌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먼저 이탈리아 전지훈련 성과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탈리아 선수들이 힘도 있고 사이즈도 좋고 그래서 연습은 잘 된 것 같다.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는 상대팀들의 조직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는데 이탈리아는 달랐다. 또 이탈리아 리그가 우리와 개막일이 같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상태의 팀들과 경기를 했기 때문에 좋은 연습 파트너가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석했던 이승현 역시 "이번에 유럽을 처음 가봤는데 확실히 조직력이나 몸싸움을 진짜 거칠게 하더라. 유럽 선수들이 신장도 좋고 힘도 좋은데 무엇보다 조직력이 딱딱 맞춰 움직이다보니 그걸 막는 게 힘들었다. 그러면서 많이 배웠다. 비록 저희가 경기는 다 졌지만 내용적인 부분에서는 특히 몸싸움과 조직력 부분에서 팀에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오리온은 올 시즌 마커스 랜드리와 조던 하워드로 외국선수 구성을 맞췄다. 올 시즌부터 외국선수의 신장 제한이 풀렸지만 두 선수 모두 2m가 채 되지 않는 신장. 여기에 이승현과 장재석 등 국내 빅맨들 역시 2m 이하이기 때문에 10개 구단 중 높이가 열세인 편에 속한다. 

그러나 추일승 감독은 이런 것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이런 높이의 열세에 대비하기 위한 나름의 복안도 갖고 있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우리 팀의 리바운드 수치가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리고 야투 성공률이 높으면 이런 높이의 열세 부분이 충분히 커버된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 선수들이 완급 조절을 하면서 좀더 세밀하게 공격할 필요가 있다. 또 공격 리바운드는 그렇다치고 수비 리바운드만 확실히 잡아낸다면 괜찮을 것 같다."

올 시즌 KBL 10개 구단 모두 빠른 농구를 표방하고 있다. 수비 리바운드 이후 빠른 트랜지션에 의한 속공 찬스를 더욱 늘리겠다는 것. 상대적으로 높이의 열세에 있는 오리온은 더욱 더 스피드를 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40분 내내 빠른 공격이 이어질 수는 없는 법이다. 

추 감독은 "빠른 공격이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 세트 오펜스 상황에서는 슈팅이 좋은 포워드들을 많이 활용해서 상대 빅맨을 끌어내 오히려 높이의 열세를 역으로 이용하는 전술을 구사하려 한다. 외국선수로 마커스 랜드리를 선발한 것도 이런 전술에 적합한 선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훈련해왔고 다른 선수들도 잘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현재 오리온은 한호빈과 박재현 등 가드진들이 부상으로 시즌 초반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운영의 안정성 측면에서 좋지 않은 상황. 

이에 그는 "가드 부분은 (이)현민이가 해줘야 한다. 하지만 체력적인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 하워드를 일정 부분 투입할 생각이다. 또 랜드리의 경기 시간 안배도 필요하기 때문에 국내 빅맨들인 (장)재석이나 (이)승현이가 버텨야 하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선수 가용 폭을 넓게 많이 가져가려고 한다. 한 경기에 될 수 있으면 10명 이상 투입할 생각이다. 이탈리에서도 국내에서도 그렇게 계속 연습을 해왔다. 특히 올 시즌에 (임)종일이가 자신감도 붙고 굉장히 좋아졌다. 트랜지션 상황에서 수비를 많이 몰고 다니면서 2선에서 침투하는 그런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 잘해주고 있다. 이런 선수들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고 했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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