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이동환 기자] “이번 시즌은 정말 예상하기 어렵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시즌 가장 압도적인 팀이었다. 43승 11패로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고 챔프전에서도 전자랜드를 4승 1패로 꺾고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어떤 팀도 현대모비스의 아성을 위협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디펜딩 챔피언으로 맞이하는 이번 시즌은 어떨까? 현대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이번 시즌은 정말 예상하기 어렵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며 조심스러워했다.

19일 용인 현대모비스 체육관에서 유재학 감독을 만났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고려대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국가대표에 차출됐던 이대성과 라건아가 복귀해 비시즌 들어 동료들과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양동근, 김상규가 결장했지만 현대모비스는 고려대를 89-57로 가볍게 제압했다.

시즌 개막이 2주 좀 넘게 남은 상황이다. 현대모비스는 10월 5일 울산에서 전자랜드와 챔프전 리턴매치를 치르며 정규시즌 대장정을 시작한다.

새 시즌 준비 상황을 묻자 유재학 감독은 “비시즌 동안에 부상 선수들이 워낙 많았다. 사실상 식스맨들로만 훈련을 했다”며 “팔꿈치를 다쳤던 함지훈은 복귀한지 이제 3일째가 됐고 (이)대성이는 어제 합류했다. (김)상규는 아직 훈련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손발 맞추기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시즌도 강호로 분류된다. 그러나 양동근, 함지훈 등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걱정거리다. 젊은 선수들이 계속 성장해줘야 한다. 그 중에서도 서명진, 배수용은 현대모비스가 기대를 걸고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유 감독은 “맞다. 실제로 명진이와 수용이가 이번 비시즌에 제일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라며 “수용이의 경우 스몰포워드와 파워포워드를 오가는 3.5번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데 연습경기를 보면 결과물이 아직 잘 나오지는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시즌 때는 결과물이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슈팅 연습을 많이 했는데 스스로 자신감을 더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자신감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디펜딩 챔피언이지만 우승 트로피 사수를 낙관할 수 없는 현대모비스다. 이유가 있다. 외국선수 신장 제한이 풀리면서 다른 팀들이 2미터가 넘는 장신 외국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지난 시즌 같은 높이 우위를 점칠 수 없는 상황. 유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유 감독은 “실제로 경기에서 높이는 정말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일단 아직 다른 팀 외국선수들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연습경기로 볼 기회가 없어서 아직은 파악이 제대로 돼 있지 않다. SK의 자밀 워니가 좋은 선수라는 것은 소문으로도 들었지만 최근 터리픽12 대회를 보니 확실히 알 것 같다”고 했다.

이어서 유 감독은 “이번 시즌은 정말 모르겠다. 다른 팀들에 대한 전력 분석이 아직 안 돼 있다. 정말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 시즌이 시작해봐야 판도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는 조만간 태국으로 떠난다. 24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FIBA 아시아 챔피언스컵을 치르기 위해서다. 현대모비스는 KBL 우승 팀 자격으로 이 대회에 나선다. 중국, 일본, 대만, 이란, 레바논, 태국, 바레인의 리그 우승 팀들과 맞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핵심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유 감독은 “주전들을 제외한 나머지 식스맨급 선수들은 훈련이 많이 돼 있다. 하지만 주전급 선수들의 경우 이제 컨디션 회복한 상태다. 운동이 제대로 안 돼 있다”며 “국내에서 연습경기를 통해서 체력을 끌어올리고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 챔피언스컵에서 실전 대비 연습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비시즌의 과제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아팠던 선수들이 빨리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제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이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 제공 = KBL, 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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