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지난 시즌 MVP 케빈 듀란트가 오른 발 골절로 인해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오클라호마시티 구단 단장 샘 프레스티는 13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듀란트가 오른발 골절 부상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현지에서는 수술 후 재활 과정을 거쳐 복귀까지 6~8주 정도 소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구단 입장에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 듀란트는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카멜로 앤써니(뉴욕 닉스), 드와이트 하워드(휴스턴 로케츠) 등의 선수들처럼 대체 불가능한 슈퍼스타다.

다소 진부하지만 이유는 다음과 같다.

듀란트의 2013-14시즌 성적 *( )안은 리그 순위
81경기 출전 평균 32.0득점(1위) 7.4리바운드 5.5어시스트 1.3스틸 FG 50.3%
*PER 29.8(1위) *TS 63.5%(3위) *eFG 56.0%(13위) *OWS 14.8 (1위) WS 19.2(1위)
시즌 MVP 수상  올스타(통산 5회)&ALL-NBA 퍼스트 팀(통산 5회) 선정
12경기 연속 +30득점(2003년 코비 브라이언트 16경기 연속 이후 최고 기록)
41경기 연속 +25득점(마이클 조던의 40경기 연속 기록 경신)
*PER ? 개별 선수의 분당 생산력 수치. 15를 리그 평균으로 설정한다. 듀란트는 지난 시즌 거의 2인분을 혼자 해냈다.
*TS% -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수치
*eFG ? 3점슛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수치
*OWS ? 개별 선수의 팀 공격 기여도 수치

역대 단일 시즌 경기당 평균 32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FG 50% 이상 기록한 선수
윌트 챔벌레인(2회) - 36.9/33.5득점 22.3/24.6리바운드 5.0/5.2어시스트 FG 52.4/54.0%
마이클 조던(1988-89시즌) - 32.5득점 8.0리바운드 8.0어시스트 FG 53.8%
케빈 듀란트(2013-14시즌) - 32.0득점 7.4리바운드 5.5어시스트 FG 50.3%

듀란트는 지난 2009-10시즌 슈퍼스타 영역에 진입했다.(*MVP 투표 첫 2위) 해당 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듀란트가 결장한 정규 시즌 경기는 단 6경기에 불과하다. 데뷔 후 딱히 큰 부상도 없었다. 결장 역시 대부분 휴식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오클라호마시티가 최근 5시즌 동안 271승(리그 공동 2위/1위 샌안토니오 스퍼스 281승), 승률 68.8%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듀란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듀란트는 최근 MVP 투표에서 대표적인 ‘콩라인’이었다. 2010년을 시작으로 지난 시즌 MVP를 수상하기 전까지 2위만 세 차례 차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르브론이 2회, 데릭 로즈(시카고 불스)가 1회 수상했다.

우울한 사실은 듀란트의 부상이 어느 정도 예견되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 5시즌 동안 불과 6경기에만 결장했다. 인간의 몸은 기계가 아닌 소모재. 카림 압둘-자바와 같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혹사 앞에 장사 없다. 오프시즌 美 대표 팀에서 하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본인이 판단하기에도 피로 누적이 꽤나 심각했을 것이다. 결국 시즌을 앞두고 예정된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또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눈에 띄게 혹사당했다. 스캇 브룩스 감독은 위기 상황이 닥치면 어김없이 듀란트 카드를 뽑아 들었다. 벤치에서 숨 돌릴 시간조차 없었다는 의미. 물론 단기전 승부에서 에이스 선수가 경기당 40분 이상 출전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듀란트의 경우 그 정도가 매우 심했다.

듀란트의 혹사 일지 *( )안은 리그 순위/2009~2014시즌 기준
정규 시즌
누적 경기 수 ? 388경기(1위)
누적 출전 시간 ? 15,064분(1위)
평균 출전 시간 ? 38.8분(1위)
플레이오프
누적 경기 수 ? 73경기(11위/1위 르브론 제임스 98경기)
누적 출전 시간 ? 3,090분분(3위/1위 르브론 제임스 4,088분)
평균 출전 시간 ? 42.3분(2위/1위 *데미언 릴라드 42.4분)
*릴라드의 플레이오프 경력은 불과 한 시즌에 불과하다.(11경기)

한편, 오클라호마시티 구단은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애초에 ‘듀란트 없는’ 경기를 치른 적이 거의 없다보니 대안이 존재할 수가 없다. 게임 플랜 자체가 그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의미다.

반대로 생각하면 듀란트에게 밀려 ‘2인자’ 취급을 받아온 러셀 웨스트브룩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난 시즌을 떠올려보자. 듀란트는 웨스트브룩이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들에서 환상적인 활약을 펼쳐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이는 시즌 MVP 투표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만약 웨스트브룩이 차기시즌 듀란트가 결장한 기간 동안 멋진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다면 선수 평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다.

듀란트가 결장했던 6경기 팀 성적은 4승 2패다. 2012-13시즌 1경기의 경우 시즌 마지막 일정으로 주축 선수 모두 휴식을 취한 케이스. 웨스트브룩은 듀란트가 부상으로 결장했던 2010-11시즌 4경기에서 평균 26.8득점 6.3리바운드 7어시스트 1.8스틸 FG 41.1%를 기록했었다.

팀의 3옵션으로 성장한 서지 이바카, 레지 잭슨의 활약도 기대된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 듀란트가 결장했던 보스턴 셀틱스와의 경기에서 각각 21득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14득점 4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해 팀 승리를 이끌었다.

듀란트 포지션의 직접적인 대체자는 페리 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8순위 출신으로 지난 2시즌 동안 선배들에게 밀려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단 신체조건은 대단히 우수하다. 신장 211cm, 체중 107kg로 신체조건만 놓고 보며 오히려 듀란트보다 우월하다. 나름 준수한 수비력을 보유한 점도 플러스 요인. 긴 팔과 민첩한 움직임을 바탕으로 3점 라인 밖에서도 상대 스윙맨을 수비할 수 있다. 출전 시간 대비 블록슛&보드 장악 능력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팀은 존스의 선발 기용을 통해 새로운 전술을 실험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어차피 웨스트브룩, 잭슨, 이바카 등 공격 자원들은 충분하다. 존스가 내외곽 수비에서 힘을 보태준다면 다른 주축 선수들을 활용해 다양한 공격 전술을 실험해볼 수 있다. 물론 듀란트 역시 훌륭한 수비수였다. 단, 공격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팀 사정으로 인해 수비에 100% 전념하기는 힘들었다.

듀란트의 시즌 초반 결장은 분명 큰 악재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우승을 노리는 팀. 시즌 초반 부진이 4월 플레이오프 시드 다툼에서 불이익으로 돌아올 위험이 크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듀란트 부재 기간 동안 웨스트브룩 1옵션 실험을 포함한 다양한 전술 시도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팀 체질이 더욱 건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

[루키] =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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