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 에반 터너가 보스턴 셀틱스와 2년 장기계약에 합의했다.

보스턴 구단은 1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터너와 계약에 합의했다고 공식발표했다. 그는 지난 8월 23일 보스턴 로스터에 합류했지만 정식계약을 맺지 않았었다. 3일부터 시작되는 트레이닝 캠프에 맞춰 팀 잔류를 확정지었으며 조건은 2년 670만 달러 보장으로 알려졌다.

터너는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시 드래프트 분위기는 1순위 존 월(워싱턴 위저즈)에 이어 확고부동한 2순위로 평가받았다. 특히 대학 무대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상을 휩쓴 상태로 NBA에 입성했다.

그러나 NBA 무대 적응은 순조롭지 못했다. 다재다능한 능력으로 주목받았지만 프로에서 내세울만한 확실한 능력이 없었던 것. 지지부진한 성장 과정을 거쳐 2013-14시즌 전반기에는 나름 괜찮은 성적을 기록했던 반면 영양가가 거의 없었다. 프로 4년차였던 지난 시즌 연봉이 약 667만 달러. 차기 시즌 보장된 연봉이 약 328만 달러임을 감안하면 절반으로 감소했다. 그만큼 FA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2010년 신인 드래프트 주요 지명 선수들과 차기 시즌 연봉
1순위 존 월(워싱턴 위저즈) - 1,474만 달러
2순위 에반 터너(보스턴 셀틱스) - 328만 달러
3순위 데릭 페이버스(유타 재즈) - 1,193만 달러
5순위 드마커스 커즌스(새크라멘토 킹스) - 1,370만 달러
7순위 그렉 먼로(디트로이트 피스톤스) - 547만 달러(퀄리파잉 오퍼 수락)
9순위 고든 헤이워드(유타 재즈) - 1,474만 달러
10순위 폴 조지(인디애나 페이서스) - 1,592만 달러
15순위 래리 샌더스(밀워키 벅스) - 1,100만 달러
18순위 에릭 블렛소(피닉스 선즈) - 1,400만 달러(추정)
19순위 에이브리 브래들리(보스턴 셀틱스) - 719만 달러
*터너의 친구들 ? 웨슬리 존슨(4순위), 엑페 우도(6순위), 알-파룩 아미누(8순위)

터너가 차기시즌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팀 내 경쟁이 만만치 않다. 보스턴의 차기시즌 1~3번 포지션 로스터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포인트가드 ? 라존 론도, 필 프레시, 마커스 스마트
슈팅가드 ? 에이브리 브래들리, 제임스 영, 마커스 쏜튼
스몰포워드 ? 제프 그린, 제럴드 월라스

우선 터너는 파트타임으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을 수 있지만 자리가 없다. 확고부동한 주전 론도가 버티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가 호시탐탐 출전시간을 노리고 있다. 프레시 역시 지난 시즌 나름 괜찮은 패싱 능력을 선보였다.

주 포지션인 슈팅가드는 팀 내 경쟁이 가장 치열한 전쟁터. 브래들리가 가장 앞서 있으며 베테랑 쏜튼, 신인 영과 스마트가 출전시간을 공유할 가능성이 높다. 스몰포워드의 경우 월라스가 배제되더라도 그린을 넘어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어렵다.

결국 시즌 초반에는 식스맨 보직이 주어질 전망. 다행히 브래드 스티븐슨 감독은 지난 시즌 스몰라인업 운영을 자주 선보였으며 그린이 4번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린의 백업 역할을 맡으면서 종종 슈팅가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절망적이었던 생산성을 개선해야 한다. 통산 성적과 지난 시즌 성적을 살펴보자.

통산 성적
경기당 평균 11.1득점 5.3리바운드 3.1어시스트 0.7스틸 FG 42.7% 3P 32.6%
*FTA 2.3개 *TS 48.5% *eFG 44.8% *USG 20.7% *OWS ?1.8 DWS 9.9 *PER 12.0
2013-14시즌 성적
경기당 평균 14.0득점 5.0리바운드 3.2어시스트 0.8스틸 FG 42.5% 32.1%
FTA 3.2개 TS 49.8% eFG 45.0% USG 23.2% OWS ?0.5 DWS 1.8 PER 12.4
*FTA ? 경기당 평균 자유투 획득 개수
*TS ? 자유투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수치
*eFG ? 3점슛에 보정을 가한 슈팅 효율성 수치
*USG ? 개별 선수의 볼 점유율
*OWS/DWS ? 공격/수비 기여도 수치
*PER ? 개별 선수의 분당 생산력

슈터 포지션 선수가 슈팅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3점슛 능력이 부족한 관계로 코트를 좁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돌파 후 마무리 능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다. 슛 거리가 짧은 슈터가 자유투를 얻은 능력조차 부족하다? 일급 슈터로 분류할 수 없다는 의미다.

또한 어느 정도 볼을 손에 쥐어줘야 하는 유형이다. 캐치&슈터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슛 거리가 짧고, 볼 없는 움직임이 부족하기 때문. 보스턴에는 확고부동한 볼 핸들러인 론도와 1:1 옵션인 그린이 이미 버티고 있다. 쏜튼과 브래들리는 3점 옵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 스마트와는 기대치 자체가 다른 관계로 경쟁이 성립되지 않는다. 물론 포지션 대비 리바운드 능력이 좋지만 대부분 수비 리바운드로 딱히 가치가 높지 않다.

2차 기록을 살펴보면 더욱 암울해진다. 나쁘지 않은 평균 득점과 어시스트 수치에 비해 커리어 OWS가 마이너스 영역이다. 속된 표현으로 ‘죽은’ 기록을 적립하는 유형인 셈. 슛을 많이 시도할수록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수준이었다.

2010~14시즌 최악의 슈터 2인방
에반 터너 ? FG 42.7% TS 48.5% eFG 44.8%
리키 루비오(미네소타 팀버울브스) ? FG 36.8% TS 48.6% eFG 40.1%
*브랜든 로이는 부상 은퇴. 트레이 버크, 마이클 카터 윌리엄스, 벤 맥클레모어는 지난 시즌 신인인 관계로 제외했다.

그렇다고 수비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도 아니다. 『ESPN』에서 제공하는 수비 효율성 수치인 DRPM을 살펴보자. 터너는 슈팅가드 포지션 28위에 해당하는 ?1.28에 그쳤다. 1위인 토니 앨런의 DRPM이 +2.74, 수비와 큰 인연이 없는 CJ 마일스 같은 선수도 +를 기록했다.

2013-14시즌 슈팅가드 DRPM 순위 *경기당 평균 20분 이상 출전 선수 기준
1위 토니 앨런(멤피스 그리즐리스) - +2.74
2위 대니 그린(샌안토니오 스퍼스) - +2.72
3위 빈스 카터(멤피스 그리즐리스) - +2.46
4위 이만 슘퍼트(뉴욕 닉스) - +2.00
28위 에반 터너 ? -1.28

터너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반드시 슛 거리를 개선시켜야 한다. 이는 선택이 필수다. 갑자기 드리블 돌파 능력 또는 시야가 개선되기는 어렵다. 반면 슛 거리는 노력을 통해 개선시킬 수 있는 부문. 확실한 외곽 옵션이 될 수 있다면 본인의 가치와 출전시간이 동시에 증가할 것이다. 그가 차기시즌 명예회복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보자.

[루키] = 염용근 기자(shemagic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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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캡쳐 = 에반 터너 인스타그램(http://instagram.com/evanalmighty12)
기록 캡쳐 = NB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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