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삼성 썬더스의 새 외국선수 닉 미네라스는 정통 빅맨과는 거리가 먼 선수다.

203cm의 미네라스는 외곽슛이 무척 뛰어난 스트레치형 빅맨이다. 하지만 전혀 느리지 않다. 자신의 슛을 막기 위해 달려오는 수비수를 상대로 마치 포워드처럼 민첩하게 돌파한다. 그의 포지션을 스몰 포워드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해외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한 적도 세 차례나 있을 정도로 공격력은 검증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2017시즌에 러시아 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2017-2018시즌에는 중국리그에서 뛰었는데, 당시 경기당 29.2분을 뛰면서 27.4점을 기록하는 대단한 화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시즌 미네라스의 3점슛 성공률은 46.0%에 육박했다.

미네라스를 영입한 삼성이 어떤 농구를 선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그간 삼성은 정통 빅맨을 활용한 페인트존 공략에 집중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미네라스가 합류한 올시즌은 색깔이 달라질 수 있다. 삼성 국내가드들이 미네라스와 픽앤팝 공격을 시도하는 등 이전에는 많이 볼 수 없었던 코트를 넓게 활용하는 농구를 보여줄 수 있을 전망이다.

슈팅력이 뛰어난 미네라스의 합류는 국내선수들에게도 호재가 될 수 있다. 뛰어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지닌 이관희에게 보다 넓은 돌파 공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태영, 김준일, 임동섭 역시 외국선수와의 공간 배분 문제로 답답함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 미네라스가 내외곽을 오가며 코트를 넓게 써주고, 그로 인해 수시로 발생하는 공간을 국내선수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기는 것이다.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수비 시에 미네라스는 건실하게 리바운드를 잡아주고 상대의 골밑 공략을 높이로 저지하는 선수는 아니다. 골밑에서 묵직한 느낌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때문에 이 부분에서 국내 장신선수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김준일, 임동섭, 문태영 김동욱 등의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과 페인트존 도움 수비가 필요하다.이들의 도움수비 동선을 정해주고 시즌 중에 도움수비의 타이밍과 방향에 변칙을 가하며 상대 팀들의 골밑 공략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이상민 감독을 비롯한 삼성 코칭스태프의 몫이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의 또 다른 외국선수 델로이 제임스(199cm) 역시 빅맨보다는 포워드에 훨씬 가까운 선수다. 최근 필리핀 리그에서도 외곽에서 볼 핸들링을 통해 공격을 풀어가는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삼성이 제임스의 장점을 얼마나 살려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미네라스와 제임스는 최근 입국해 삼성 팀 훈련도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1달 반 동안의 담금질을 통해 예년과 다른 스타일의 외국선수이 국내선수들과 얼마나 호흡을 안정적으로 맞춰갈지가 관건이다. 오는 시즌 삼성은 과연 어떤 농구를 보여줄까.

 

사진 = 닉 미네라스 인스타그램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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