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악마의 재능’

새크라멘토 시절 드마커스 커즌스에게 항상 따라다니던 수식어였다. 이러한 수식어대로 커즌스는 2010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지명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선수로 평가받았으나 불같은 성격 탓에 코트 위에서 종종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가 잦았다. 그런 그를 팬들은 ‘폭군’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실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루키 시즌 81경기에 출전해 평균 14.1점 8.6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데뷔 4시즌 만에 평균 20점 이상을 올릴 수 있는 빅맨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그에게 시련이 찾아오기 시작한 시점은 2017-18시즌. 트레이드로 합류한 뉴올리언스에서 앤써니 데이비스(現 레이커스)와 트윈타워를 형성한 그는 평균 25.2점 12.9리바운드 5.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그의 커리어가 꼬이기 시작한 2018년 1월 27일(이하 한국시간) 휴스턴과의 경기 이전까지는 말이다. 

당시 뉴올리언스는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커즌스 역시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15점 13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달성한 상태였다. 그러나 그는 경기 막판 자신이 놓친 자유투를 잡기 위해 뛰어들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졌고 그대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커즌스의 발목을 잡은 부상 부위는 다름 아닌 아킬레스건이었다. 농구선수에게는 가장 치명적인 부위 중 하나. 초대형 FA 계약이 확실시되던 그에게 떨어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여기서 좌절하지 않고 재활에 매달린 커즌스는 자신의 회복을 여유롭게 기다려줄 수 있는 골든스테이트와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이후 서서히 몸을 끌어올린 그는 정규시즌 30경기에 나서 평균 16.3점 8.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막 돌아온 선수의 성적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다. 골든스테이트의 유니폼을 입고 생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던 그는 단 2경기 만에 허벅지 부상으로 쓰러졌다. 이로 인해 플레이오프 대부분을 결장한 커즌스는 파이널 무대를 앞두고 돌아왔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몸 상태로 치른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골든스테이트에서의 다소 아쉬운 시즌을 마친 커즌스는 이번 여름 레이커스에 합류했다. 계약 조건은 1년 350만 달러. 또 다시 헐값에 계약을 맺은 그는 “내 몸 상태는 100% 회복됐다. 이번 시즌 82경기 출전이 목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그는 레이커스와 계약 이후 체중 감량에 성공한 모습을 보이며 많은 기대를 자아냈다. 

이처럼 의욕을 불태우던 그였지만 아쉽게도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몰두 중이던 그가 전방십자인대(ACL)가 파열되는 부상을 또 다시 당했기 때문. 최소 9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재활 기간을 고려했을 때 이번 시즌 커즌스가 뛰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전방십자인대 부상은 아킬레스건과 마찬가지로 농구선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위다. 커즌스는 이 2가지의 부상을 최근 3년간 연이어 당했다. 그가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기량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커즌스의 남은 커리어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과연 커즌스는 이러한 시련을 이겨내고 다시금 코트 위에서의 ‘폭군’의 위용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진 제공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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