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정진경 칼럼니스트] 외국인 선수는 팀 전력에서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한다. 사실상 ‘전력의 절반’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국내 선수의 전력도 중요하지만, 외국인선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회복 자체가 어렵다. 따라서 어떤 선수를 선발하느냐는 한 시즌 농사의 가장 큰 부분을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지난달, WKBL은 2019-2020 외국인 선수 선발을 위한 신청자 접수를 마감한 결과 WNBA출신 54명, WKBL 경력자 14명 등 총 96명의 선수가 지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수 명단을 살펴보면 각 구단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WNBA출신 54명 중, 현재 WNBA를 뛰고 있는 선수는 22명뿐이고, 이중 WKBL에서 활약한 적이 있는 선수는 6명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구단들도 매년 지원 선수들의 수준이 떨어지고 있고, 선수층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WKBL 시즌 중에 올림픽 예선이 펼쳐질 예정이라서, 이들의 국가대표 차출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 그런 만큼 각 구단의 옥석 고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예민할 것이다. 

변수는 또 있다. 

WKBL의 외국인 선수 선발회는 다음주 화요일, 25일에 열린다. 선발회가 열리기 전에 WKBL 지원을 철회하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매년 선발회를 앞두고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들이 중국이나 유럽리그와 계약을 하고 더 좋은 조건을 찾아 팀을 떠났다. 올해도 마찬가지의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우선은 현재까지의 활약을 놓고 봤을 때 WKBL 입성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선수들을 추려봤다. 대다수의 구단들이 WNBA에서 뛰는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점검하는 만큼, 현역 WNBA선수들을 대상으로 분석했고, 기록은 6월 15일 기준이다.

다미리스 단타스 (Damiris Dantas) 
1992년생, 191cm, 93.4kg, 포워드, 미네소타 링스
2019시즌 8G 평균 28.0MPG 8.6P 5.3R 2.8A 1.1S 

다미리스 단타스는 WNBA에서 활약 중인 지원자들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4번 포지션에서 내외곽을 오가며 5년 만에 복귀한 미네소타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했다. 자신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단타스는 이미 WKBL에서도 검증을 마쳤다. KB스타즈와 OK저축은행에서 4번과 5번 역할을 모두 수행한 지난 두 시즌, 단타스는 65경기 평균 30분 41초를 뛰며, 19.8점 9.97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년 내내 가장 리그에서 안정적인 외국인 선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포스트 업 기술이나 미들슛, 외곽 3점슛까지 모자람이 없다. 

국내의 강한 더블팀 수비나 몸싸움에서 약간 고전하며,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기도 했지만 신장이나 갖고 있는 기술을 볼 때는 전체 1순위로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에서 간혹 발목 부상이 있었고 WNBA에서도 다소 불안한 요소가 보이긴 하지만, 고질적인 것이 아니므로 큰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BNK로서는 지난 시즌 함께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단타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미 유영주 BNK감독도 “단타스를 기준으로 선수들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관계자들은 BNK의 단타스 지명에 대해 당연한 것이라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만약 BNK가 다른 선수를 선택한다면 상위 지명권을 갖게 될 신한은행이나 하나은행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무조건 단타스를 선발해야 할 것 같다.

카일라 쏜튼 (Kayla Thornton) 
1992년생, 185cm, 86.2kg, 포워드, 댈러스 윙스
2019시즌 5G 평균 28.7MPG 11.0P 5.6R 1.6A 

WNBA 홈페이지에도 포워드로 등록되어 있는 카일라 쏜튼은 현재 댈러스 윙스에서 슈팅가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쏜튼은 WKBL에서 활약한 지난 3시즌 동안 105경기에서 평균 25분 21초를 뛰며 17.5점 8.7리바운드 1.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시즌 KB 우승의 주역 중 한 명이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앞세워 드리블 속공에 이은 마무리를 잘하며, 힘이 좋아 국내에서는 4번 포지션에서 포스트 1대1 마무리도 가능하다.

하지만 쏜튼의 위력은 KB가 박지수를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한 부분이 크다. KB를 제외한 다른 팀에서는 쏜튼을 뽑기에는 위험요소가 많다. 단타스의 경우, 모든 팀이 탐을 낼 수 있지만 쏜튼은 그렇지 않다.

좋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종종 슛을 난사하거나 이상한 타이밍에 던지기도 하고, 흥분하면 정확도가 떨어진다. 현재 댈러스에서도 야투율이 34.5%, 3점슛 성공률은 20.0%로 볼 점유율에 비해 확률이 많이 떨어지고 있다. 

4번 혹은 5번을 봐야하는 WKBL에서 수비의 약점도 분명하다. 박지수라는 압도적인 빅맨이 버티고 있는 KB를 제외한 다른 팀들에게 쏜튼 선발은 도박에 가깝다.

반면, KB의 경우는 후순위(4-6순위) 선발권을 갖는 만큼, 많지 않은 우수 자원이 이미 다 빠져나간다는 점에서 결국 쏜튼을 다시 선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난 시즌 우승 주요 전력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쏜튼과 두 시즌 연속 호흡을 맞추는 것이 크게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 

BNK도 쏜튼을 선발했을 경우 빠른 농구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굳이 단타스를 포기하면서 그럴 이유는 없어 보인다.

나피사 콜리어 (Napheesa Collier)
1996년생, 185cm, 82.6kg 포워드, 미네소타 링스
2019시즌 8G 평균 31.8MPG 11.5P 4.9R 1.9A 1.6S 

나피사 콜리어는 코네티컷 대학 시절에 포스트 플레이어였다가 이번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미네소타 링스에 지명됐고, 팀 합류 후 윙맨으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현재는 3번 포지션으로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고 있으며, 피지컬이 좋아 때에 따라서는 미스매치를 만들어 포스트에 들어가기도 한다. 포스트업 기술도 나쁘지 않고, 농구 지능이 상당히 좋으며, 어리지만 리더십도 갖춘 듯 하다. 

팀에서도 이미 주전 자리를 꿰찼고, 3점슛 성공률이 28.6%라는 점이 다소 아쉽지만 앞으로 좋아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본다. 같은 신장의 쏜튼과 비교 했을 때 폭발력이나 파워 면에서는 쏜튼이 낫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 훨씬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는 것은 콜리어다. 

개인적으로 쏜튼과 콜리어 중 한 명을 선택하라고 하면 콜리어의 손을 들어주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선수다. 미국을 직접 방문해 미네소타의 경기를 본 WKBL 감독이라면 누구나 탐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190cm가 넘는 센터를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팀들에게는 뽑을 수 없어 안타까움만 주겠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났던 KB나 삼성생명이 선택한다면 전력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신한은행이나 BNK와도 조합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티아나 하킨스 (Tianna Hawkins)
1991년생, 191cm, 84.4kg, 포워드, 워싱턴 미스틱스
2019시즌 7G 평균 16.6MPG 8.6P 3.7R 0.7A 0.7S 

티아나 하킨스는 WNBA에서도 6번째 시즌을 뛰고 있고, WKBL도 이미 두 시즌을 경험했다. 한국 농구와 문화에 충분히 적응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번 지원자들 중 190cm이상의 센터 자원이 부족함을 감안할 때, 하킨스는 충분히 상위 픽에 들어 갈 수 있다. 뛰어난 기술이나 파워를 자랑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뛰어넘는 노련함이 돋보인다.

다면 체력과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의 부름에 제때 합류하지 못한 것도 부상으로 몸 상태가 충분치 않았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 삼성생명과 함께하며 12경기에서 평균 30분 13초를 뛰며 15.9점 9.8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이때도 몸 상태가 완벽하다는 느낌은 아니었다.

WNBA에서는 워싱턴 미스틱스의 백업 센터로 활약 중인데, 지금과 같은 출장 시간을 가져간다면 컨디션 유지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이나 우리은행처럼 빅맨이 필요 한 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르샨다 그레이 (Reshanda Grey)
1993년생, 188cm, 87.1kg, 포워드, 뉴욕 리버티
2019시즌 8G 평균 15.8MPG 5.6P 6.1R 0.8A 0.8S 

르샨다 그레이는 국내에도 익숙한 선수다. 2017-18시즌 당시 신한은행에서 35경기를 뛰며, 평균 21분 14초 동안 14.5점 10.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플레이오프도 경험했다. 

2016시즌 후 WNBA의 부름을 받지 못했지만, 3년 만에 복귀한 올 시즌에는 뉴욕 리버티에서 많은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15분 남짓을 뛰면서 6.1개의 리바운드를 잡고 있는데, 절반 정도는 공격리바운드다. 세컨 찬스에서의 득점과 이로 인한 자유투 파울을 많이 얻어내고 있다.

그레이는 힘이 상당히 좋고, 성실한 플레이를 보여 준다. 다만 스스로 만들어 내는 공격이 약하기 때문에 팀 동료를 잘 만났을 때,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이나 신한은행에서 선발한다면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모니크 빌링스 (Monique Billings)
1996년생, 193cm, 83.9kg, 포워드, 애틀랜타 드림
2019시즌 5G 평균 18.1MPG 5.4P 5.8R 0.8A 0.4S

모니크 빌링스는 UCLA를 졸업하고, 지난 해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애틀랜타에 선택됐다. WKBL에서는 크리스탈 토마스의 대체 선수로 우리은행에 서 활약했고, 10경기에서 평균 28분 2초를 뛰며 17.6점 1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증명이 됐듯, 빌링스는 탄력이 좋고, 스텝 사용을 잘 하며, 달리는 농구에도 참여가 가능하다. 3점슛은 없고, 미들슛을 던지는 플레이가 많다. 

포스트 업 기술이 다소 떨어지지만 신장도 좋고, 잘 달려 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영입에 대해 다시 고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수비에서 약점이 있지만, 지난 시즌과 달리 개막 이전부터 꾸준히 훈련에 참여한다면, 어느 정도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은행의 경우도 빠른 농구로 팀 색깔을 가져간다면 빌링스를 선택하는 게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마니 스태포드 (Imani McGee-Stafford)
1994년생, 201cm, 97.5kg, 센터, 댈러스 윙스
2019시즌 6G 평균 9.1MPG 4.5P 2.5R 0.2A 0.8S

2미터가 넘는 장신이지만 기동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WNBA 현역 지원자 중 가장 신장이 좋고, 큰 신장에 비해 휘청거리지 않고 튼튼해 보이는 선수다. 

2미터가 넘는 신장으로 인사이드에서 버틸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WKBL에서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게다가 포스트 플레이는 물론, 달리는 농구도 가능하다. 센터가 필요한 팀들 입장에서는 외면하기 힘든 조건이다.

하지만 매 년 소속팀을 옮기고 있고, 출장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현재 소속팀인 댈러스에서도 출장시간이 길지는 않다.

한국리그 경험이 없고 정보가 많지 않아 농구 외적인 부분, 그러니까 인성이나 태도 부분에서의 검증이 되어 있지 않다는 불안감이 있다. 자칫하면 팀 분위기를 흐려, 국내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기에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 하다.

일단 이 선수의 영입을 고민할만한 팀은 당연히 장신 센터가 절실히 필요한 하나은행이나 우리은행이 될 것 같다. 

마이샤 하인즈-알렌 (Myisha Hines-allen)
1996년생, 185cm, 90.7kg, 포워드, 워싱턴 미스틱스
2019시즌 6G 평균 9.1MPG 4.5P 2.5R 0.2A 0.8S

마이샤 하인즈-알렌은 워싱턴에서 백업 4번을 맡고 있다. 일단 플레이 자체가 상당히 성실해 보이고 기본기도 나쁘지 않다. 시키는 것을 잘 이행하는 스타일 인 것 같다. 워싱턴의 선수 구성이 워낙 좋다보니, 화려한 공격보다는 궂은일과 힘 있는 스타일로 수비에서의 활약이 좋다. 특히 상대의 장신 센터도 힘으로 밀어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준다. 

외국인 선수 선발회에서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대체 선수로는 모든 구단이 염두에 둘 수 있을 듯하다. 

니아 코피 (NIa Coffey)
1995년생, 185cm, 82.6kg, 포워드, 애틀랜타 드림
2019시즌 6G 평균 17.0MPG 6.0P 4.2R 0.8A 

니아 코피는 애틀랜타에서 4번 스크리너 역할을 맡고 있다. 상당히 활동량이 많은 스타일이다. 주로 스크린 앤드 롤(팝)을 하거나, 패스의 연결 역할을 하며, 리바운드 참여가 좋다. 하지만 신장에 비해 스피드와 폭발력이 떨어지고, 1대1 능력은 약한 편이다. 

카리마 크리스마스 (Karima Christmas-Kelly)
1989년생, 183cm, 94.8kg, 포워드, 미네소타 링스
2019시즌 3G 평균 11.2MPG 1.3P 0.3R 1.3A 

크리스마스는 이미 국내에서도 두 시즌 뛰어 본 경험이 있고, 충분히 능력을 검증받은 선수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1명 보유로 바뀐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단신이라는 점이 선택을 꺼리게 한다.

게다가 크리스마스는 WNBA에서 작년 시즌에 무릎 수술을 했고, 복귀한 이번 시즌은 초반에 많은 시간을 출장하지 못 하고 있다. 결장한 경기도 많다. 

점차적으로 시간을 늘려가고 있는데, 일단 이것저것 떠나서 크리스마스를 선발할 가능성이 있는 팀은 현재 KB 밖에 없고, 경쟁력으로 볼 때 쏜튼보다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어서 현실적으로 국내 복귀는 어려워 보인다. 

알라나 스미스 (Alanna Smith)
1996년생, 193cm, 81.6kg, 포워드, 피닉스 머큐리
2019시즌 6G 평균 12.0MPG 2.2P 2.3R 0.3A 0.5S 

올 시즌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선발된 루키로 피닉스에서 출장시간을 얻고 있지만, 야투율이 23.8%, 3점슛이 22.2%로 좋지 않은 편이다. 신장은 좋으나 파워가 부족해, 국내에서 인사이드에서의 장점을 가져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캐롤린 스워즈 (Carolyn Swords)
1989년생, 198cm, 97.5kg, 센터, 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2019시즌 6G 평균 10.3MPG 2.0P 2.3R 0.8A 

198cm라는 점에서 높이의 장점은 분명하지만 스피드가 많이 떨어지고 골밑에서 확실한 득점을 올리는 기술이나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몸 상태도 좋아 보이지 않아서 외국인 선수가 1명인 WKBL에서 캐롤린 스워즈를 선발 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NBA 미디어센트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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