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이동환 기자] “정말 그 연봉에 맞추려면 평균 35점 18리바운드 5블록슛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종규가 마침내 DB의 선수가 됐다. 김종규는 24일 신사동 KBL 센터에서 원주 DB 프로미와 공식적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 5년 동안 보수 총액 12억 7천 9백만원. KBL 역대 최고액이다.

많은 연봉이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종규는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하지만 높은 연봉을 자신감이나 자부심으로 바꿔서 생각을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더 좋은 방향으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또한 연봉에 걸맞은 개인 활약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묻자 “정말 그 연봉에 맞추려면 평균 35점 18리바운드 5블록슛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며 자신감 있는 농담을 던져 취재진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다음은 DB와 계약을 마친 후 김종규와 가진 일문일답이다.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소감이 어떤지?
- 기분이 좋다. 이제는 정말 DB 선수가 됐다. DB에서 우승하는 것을 목표로 시즌을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주변에서는 어떤 반응이었는지 궁금하다.
- 축하한다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고생했다는 말도 많이 들었던 것 같다

계약 과정에서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많이 홀가분할 것 같은데?
- 말 그대로 지금 굉장히 홀가분하다. 사실 영입의향서 제출 결과가 발표가 된 날부터 홀가분해졌다. 그랬다가 오늘 계약서에 사인하기 위해 KBL 센터에 다시 올 때 또 긴장이 됐다. 계약서에 사인하고 유니폼도 입어봤다. 기분이 굉장히 좋다

DB는 우승을 많이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그런 팀에서 뛰는 것이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 맞다. DB는 명문구단이다.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제는 제가 뛰게 된다. 제가 뛰는 동안 DB가 명문구단의 업적을 잘 이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12억 7천 9백만원을 받게 됐다.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본인도 부담이 될 것 같은데.
- 사실 부담이 안 된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높은 연봉을 자신감이나 자부심으로 바꿔서 생각을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플레이하는 데 있어서 압박감을 느끼기보다는 더 좋은 방향으로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제 가치를 높게 매기고 인정해주신 DB 구단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 연봉에 맞는 활약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지?
- 사실 어떤 모습을 보여줘도 비싼 연봉이다. 다들 아시지 않는가.(일동 웃음) 사실 저도 영입의향서가 나온 날에 놀랐다. 이적하려면 12억 이상을 받아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높은 금액이 적힌 영입의향서가 들어올지 안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영입의향서 제출 결과를 보고 나도 많이 놀랐다.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기록적으로는 어느 정도 해줘야 할까?
- 정말 그 연봉에 맞추려면 평균 35점 18리바운드 5블록슛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일동 웃음) 12억 7천 9백만원에 맞추려면 개인적인 기록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도 중요하다. 내가 뛰는 동안 DB가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DB 선수들과 개인적으로 연락은 했는지?
- (허)웅이한테서 연락이 왔다. (윤)호영이 형과도 연락을 했다. 호영이 형은 선배로서 열심히 해보자는 얘기를 하셨다. 웅이는 전화해서 까불길래 내가 욕을 해줬다.(웃음) 사실 예전부터 웅이가 저랑 같이 뛰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다. 그때마다 내가 알아서 할테니 가만히 있으라고 농담조로 말을 했었다. 그리고 이렇게 계약이 되니 웅이가 너무 좋다고 얘기하더라. 통화 마지막에 그래도 12억은 너무 많은 거 아니냐고 놀리길래 욕을 해줬다. 대표팀 차출 때문에 사실 당장 원주로 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원주로 가게 되면 웅이를 제대로 손봐줄 생각이다.

창원도 농구 열기가 대단하지만 원주도 그 못지않은 곳이다.
- 맞다. 원주의 농구 열기가 정말 대단하다. 창원에서 경기를 할 때 응원 열기에 좋은 느낌을 많이 받으면서 경기했다. 그리고 원주 팬들도 농구에 대해 열정적이고 사랑이 크다. 창원 못지 않은 기분을 느끼면서 뛸 수 있을 것 같다

DB가 우승을 많이 한 팀이지만 최근에는 챔프전 준우승을 자주 했었다. 자신이 우승의 마지막 조각이 돼야 한다는 부담은 없는지. 
- 계약하는 과정에서 DB 관계자 분 중 누구 하나 부담을 준 분은 없었다. 다들 제가 더 좋은 선수가 돼서 계속 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DB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제가 앞으로 충분히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업적의 중심에 있었으면 좋겠다.

DB가 우승후보가 됐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는데?
- 사실 처음에는 그 얘기를 듣고 조금은 놀랐다. 하지만 막상 생각을 해보니 우승을 못할 멤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팀에 왔으니 당연히 처음에는 호흡이 잘 안 맞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점차 맞아가면 충분히 우승에 도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학 동기이자 동료였던 두경민과 같이 뛰게 됐다.
- 경민이가 대학교 때보다 훨씬 좋은 선수가 됐다고 생각한다. 경민이가 온다면 더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 같다. 경민이가 상무에서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상범 감독 밑에서 뛰는 것도 느낌이 다를 것 같다. 
-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에서 감독과 코치로 저를 지도해주신 적이 있으신 분이다. 그때부터 언젠가 같이 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은데 그게 이뤄져서 기분이 좋다. 저를 믿고 영입해주신 만큼 저도 그에 걸맞게 감독님이 원하시는 걸 해내고 싶다. 2011년에 이상범 감독님이 대표팀 감독을 맡으셨을 때 밑에서 뛴 적이 있다. 그땐 대학생이었고 많이 미흡했다. 전술적인 부분을 많이 까먹고 이해도 잘 못하고 헤매는 모습이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이제는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김주성 코치와도 만나게 됐다.
- 사실 코치보다는 형으로 불러왔던 분이다. 오늘만 형이라고 부르겠다. 주성이 형을 대표팀에서 처음 만났다. 그때 제가 20살이었고 저와 띠동갑이시다. 하지만 그때부터 형보다도 코치님의 이미지가 제겐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히려 이렇게 코치와 선수로 만난 것이 더 이질감이 없기는 하다. 주성이 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둘 다 서로 나이가 들면서 주성이 형을 계속 형이라고 계속 불러도 되는 건가하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웃음) 어찌됐든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 블록슛 부문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 김주성은 그 부문에서 최고의 선수였는데 어떤지?
- (김)주성이 형이 블록에서 많은 조언을 해주실 것 같다. 주성이 형이 보여준 것과 똑같이 더 잘할 수 있다면 당연히 더 좋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주성이 형의 조언을 제가 더 잘 받아들이고 열심히 잘 한다면 주성이 형만큼은 못하더라도 많이 좋아졌다는 말을 주성이 형한테서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목표다.

DB 팬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를 하자면?
- 이렇게 원주에서 만나게 되어서 반갑고 설레고 기대가 많이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원주 팬분들이 저를 기다려주신 만큼 앞으로 응원해주신다면 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 잘하는 모습, 성실한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서 ‘DB로 정말 잘 왔다’, ‘안 왔으면 어쩔 뻔 했나’는 이야기를 꼭 들었으면 좋겠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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