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최기창 기자] 비록 삼성생명의 도전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멈췄지만, 충분히 성공한 시즌이었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청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64-73으로 졌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며 내심 우승까지 노렸다. 그러나 박지수를 앞세운 KB스타즈의 벽에 막혀 시리즈 전적 3패를 기록해 아쉽게 우승이 좌절됐다.

비록 우승컵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분명히 수확이 있었다.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특히 가장 신경을 쏟은 부분은 밸런스 트레이닝이었다. 2017-2018시즌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부상에 시달리며 ‘봄 농구’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삼성생명은 김익겸 트레이너를 초빙해 시즌 초반부터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안정성과 가동성, 밸런스 등 농구에 필요한 기초적인 동작들을 꾸준하게 연습했다. 농구에서 쓰지 않은 근육들도 함께 발달시키는 등 기초 공사를 충실히 했다. 또한 임근배 감독은 비시즌 내내 국내 선수들에게 ‘창의력’을 강조하는 등 다양한 플레이를 독려했다.

투자의 수확은 결과로도 나타났다. 선수 대부분이 부상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이번 시즌 삼성생명 선수들은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혹여 다쳤더라도 빠른 회복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결국 삼성생명은 비시즌 운동 효과에 힘입어 베테랑들의 활약으로 현재를 잡았다. 부상으로 매 시즌 어려움을 겪었던 김한별이 회춘했다. 그는 올 시즌 32경기에 나서 평균 32분 55초 동안 12.84점 9.13리바운드 3.66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세 부문 모두 커리어 하이다.

또한 박하나 역시 평균 15.09점 3.03리바운드 2.82어시스트로 데뷔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남겼고, 배혜윤도 평균 12.38점 5.65리바운드를 올리며 지난 2011-2012시즌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의 활약은 큰 의미다. 지난 시즌 삼성생명은 ‘엘리사 토마스 원맨 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를 여러 차례 교체했음에도 꾸준히 안정적인 전력을 선보였다. 국내 베테랑들이 잘 버텨줬기 때문이다.

이들은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김한별은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평균 25.3점 4.7리바운드 6.3어시스트로 팀의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을 이끌었다. 박하나와 배혜윤도 각각 평균 16점 5리바운드와 13.7점 5리바운드 5.3어시스트로 팀 선전을 도왔다.

신인들의 성장도 큰 수확이다. 그동안 가드진이 큰 고민이었던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 윤예빈과 이주연 등이 1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특히 이주연은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38분 36초 동안 13점 4어시스트 야투 성공률 45%를 올리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아직 ‘포스트 이미선’을 찾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시즌이었다. 두 선수 이외에도 김나연과 양인영 등이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전 포지션에 걸쳐 가능성 있는 유망주들을 길러낸 것이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우승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명문 구단의 자존심을 다시 세운 삼성생명이 올 시즌을 발판 삼아 다음 시즌에는 마침내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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