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용인, 원석연 기자] 안덕수 감독이 마침내 ‘우승 감독’이 됐다.

청주 KB스타즈가 25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3전 전승. 13년 만의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덕수 감독은 철저한 ‘비주류’다. 수원 삼일중학교 시절 일본으로 경기를 하러 갔다가 그를 눈여겨 본 현지 고교에서 일본 유학을 제의했다. 일찍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난 안 감독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일본에서 나왔다. 

1997년 후쿠오카 규슈산업대를 졸업한 뒤 서울삼성에 입단했으나 프로 무대는 녹록지 않았다. 한 시즌 동안 10경기 평균 4분 38초를 뛰며 0.7득점에 그쳤다. 어깨 부상까지 겹쳤다. 결국 3년 뒤인 2000년, 프로 생활을 포기한 뒤 대학농구연맹 사무국에서 행정가로 일했다.

그러나 코트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던 그는 2007년 다시 일본에 진출해 여자농구 샹송화장품의 코치로 활동한다. 그리고 2016년, 서동철(현 부산 KT 감독) 감독과 결별한 뒤 젊은 지도자를 찾던 KB의 부름을 받아 마침내 처음으로 프로팀 감독을 맡게 됐다. 당시 그의 나이는 42세. 고등학교부터 대학교, 프로 생활까지. 비주류 중에서도 흙수저였던 안덕수 감독과 KB스타즈는 그렇게 만났다.

 

데뷔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어’ 박지수를 품에 안은 KB는 정규리그 14승 21패를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부임 첫 해 플레이오프 진출의 행운. 그러나 삼성생명에게 두 경기를 모두 허무하게 내주며 일찌감치 봄 농구를 마쳤다.

감독 2년 차였던 2017-2018시즌에는 27승 8패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 역시 지난 시즌과 달리 2승 1패로 신한은행을 제압하며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3경기를 치르며 힘을 빼고 올라간 KB는 우리은행을 상대로 3전 전패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첫 해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이후 2년 차에는 정규리그 2위로 챔프전 진출. 그렇게 맞이한 3년 차. 안 감독은 기어코 또 한 번 KB를 한 계단 위로 올리는데 성공했다. 정규리그 27승 6패로 1위를 차지하더니 마침내 3전 전승으로 챔프전마저 승리했다. 그렇게 안 감독은 감독 부임 3년 만에 ‘통합 우승’ 감독이 됐다. 

3년 전, 모두가 의아해했던 KB 프런트의 선택은 결국 옳았다. ‘박지수가 없었으면 안 됐을 것’이라는 여론도 있지만, 개성 강한 KB 선수들을 특유의 소통 리더십으로 한데 뭉치게 한 것 또한 안 감독의 공이다.

3위에서 2위로, 2위에서 1위, 그리고 마침내 우승까지. 실패를 거치며 한 계단씩 올라온 것이 꼭 그의 인생과 닮았다. 비주류 출신으로 3년 만에 리그를 제패한 안덕수 감독은 이제 명실상부 모든 지도자들의 롤모델이 됐다. ‘명품 비주류’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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