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석연 기자] “교체가 하도 많아 얼굴 외우기도 힘드네요.”

지난 18일, 전주 KCC 이지스가 외국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KCC는 “단신 외국선수 마퀴스 티그를 마커스 킨으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킨은 올시즌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의 40번째 등록 외국선수다. 한 KBL 관계자는 “교체가 하도 많아 얼굴 외우기도 힘들다. 외울 만하면 떠난다”며 혀를 내둘렀다. 

외국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리그에서 40명의 외국선수가 코트를 밟는 것은 올시즌이 처음이다. 종전 최다 등록 기록은 2005-06시즌으로, 크리스 윌리엄스, 찰스 민렌드, 아이라 클라크(현 현대모비스) 등 총 37명. 지난 시즌에는 29명의 선수가 KBL을 거쳐 갔다. 

 

개막 전 낙점했던 2명의 외국선수와 교체 없이 끝까지 동행하는 팀은 창원 LG(조쉬 그레이, 제임스 메이스)가 유일하다. 울산 현대모비스와 전주 KCC는 전반기까지 개막 전 외국선수들과 의리를 지켰으나, 지난 1월 현대모비스가 먼저 디제이 존슨을 아이라 클라크로 교체했고 이어 KCC마저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반대로 교체가 가장 많았던 팀은 서울 SK였다. 오데리언 바셋, 리온 윌리엄스, 마커스 쏜튼, 듀안 섬머스, 아이반 아스카, 크리스토퍼 로프튼, 애런 헤인즈 등 무려 7명의 선수가 잠실학생체육관을 거쳐 갔다. 한 팀에서 7명의 외국선수가 뛴 것은 SK가 처음이다.

부산 KT가 SK의 뒤를 이었다. KT는 올시즌 마커스 랜드리, 데이빗 로건, 쉐인 깁슨, 저스틴 덴트몬, 조엘 헤르난데즈, 스테판 무디 등 6명의 선수를 만났다. 

흥미로운 것은 KT가 올시즌 외국선수 최다 출전 기록과 최소 출전 기록을 모두 보유 중이라는 사실. 랜드리는 올시즌 팀의 45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섀넌 쇼터(현대모비스), 리온 윌리엄스(DB), 제임스 메이스(LG), 브랜든 브라운(KCC), 기디 팟츠(전자랜드)와 함께 개근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데뷔전에서 불의의 부상으로 8분 14초 만에 한국을 떠난 무디도 있었다. 

 

많은 선수가 거쳐 간 만큼, 이색 기록도 있다. 

먼저 DB의 윌리엄스는 올시즌 유니폼을 세 벌이나 모았다. SK에서 헤인즈의 임시 대체 선수로 개막전을 맞이한 윌리엄스는 SK에서 10경기를 뛴 뒤 오리온(대체 선수) 유니폼을 입고 3경기를 소화했다. 결국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시즌 중 DB와 정식 계약을 맺었고, 이후 DB에서 벌써 33경기 출전 중이다.

또한 A매치 휴식기 이후 출격 예정인 KCC의 비밀 병기 마커스 킨은 KBL 역대 최단신 외국선수로 데뷔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킨의 공식 신장은 171.9cm로, 팀 동료 하승진(221cm)과 무려 50cm 차이. 그러나 킨은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대학 시절 전미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이 즐비한 무대에서, 자신의 이름을 꼭대기에 새겼던 킨이 과연 한국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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