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승기 기자] FIBA의 규정을 보자. 농구는 쿼터당 10분씩 4쿼터, 총 40분으로 치러진다. 국제대회는 물론이고 KBL을 비롯한 전 세계 대부분의 리그가 이 FIBA 룰을 따른다. 그런데 NBA는 한 쿼터당 12분씩, 총 48분짜리 경기를 한다. 일반적인 리그보다 8분이 더 긴 것. 그렇다면 NBA는 이 8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을까. 간단하다. 이 시간은 벤치 멤버들에게 돌아간다.

*본 기사는 루키더바스켓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모든 기록은 1월 23일 기준)

 

덴버, ‘잇몸농구’로 대동단결

덴버 너게츠는 2018-19시즌을 통해 서부 컨퍼런스의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1월 중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서부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그 전까지 줄곧 1위를 유지했을 만큼 탄탄한 전력을 과시해왔다. 더 놀라운 것은 주요 멤버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사실 올시즌 시작부터 문제가 많았다. 지난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영입한 아이재아 토마스는 고관절 부상 때문에 올시즌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2018 드래프트 1라운드 14순위로 야심차게 지명한 마이클 포터 주니어 역시 허리 부상 때문에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핵심멤버 중 한 명인 윌 바튼이 2018-19시즌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 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세 달 가까이 결장했다. 폴 밀샙은 발가락이 부러져 3주간 결장해야 했고, 선발 슈팅가드 개리 해리스 역시 오른쪽 엉덩이 부상으로 인해 한 달을 쉬어야 했다.

하지만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덴버는 승승장구했다. 이러한 상승세에는 니콜라 요키치의 MVP 레벨 퍼포먼스, 자말 머레이의 폭발적인 득점력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 ‘무언가’는 바로 벤치 멤버들의 예상치 못한 맹활약이었다.

올시즌 덴버의 성공을 말하면서 몬테 모리스의 활약상을 거론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리스는 평균 24.0분간 9.9점 3.9어시스트 FG 46.9% 3점슛 42.9%를 기록하며 덴버의 키식스맨으로 자리 잡았다. 득점과 경기운영 양쪽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안정적인 외곽슛, 재기발랄한 플로터, 괜찮은 미드레인지 게임을 고루 갖췄다. 자말 머레이의 경기운영이 아직 안정적이지 않은데, 모리스가 이를 잘 보좌해주고 있다.

말릭 비즐리는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 19순위로 덴버에 입단했는데, 3년차가 된 이번 시즌에서야 핵심 로테이션 멤버로 발돋움했다. 평균 23.1분을 소화하며 10.3점 2.6리바운드 FG 48.4% 3점슛 42.0%를 기록하고 있다. 공수 양쪽에서 보여주는 에너지 레벨이 대단히 높은 편이며, 탁월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멋진 덩크 하이라이트를 찍어낸다. 3점슛 능력의 비약적인 발전도 눈에 띈다.

이 외에도 후안 에르난고메즈(평균 25.4분 8.7점 5.1리바운드 FG 48.1% 3점슛 40.4%), 트레이 라일스(19.0분 9.3점 4.3리바운드)가 벤치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선수들의 노력과 활약 덕분에 덴버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핵심 선수들의 부상이 덴버의 벤치멤버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던 것이다.

 

클리퍼스, 벤치가 더 강하다!

지난 12월 말, LA 클리퍼스가 LA 레이커스를 118-107로 제압했다. 벤치 에이스 루 윌리엄스가 혼자 36점을 퍼부으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가장 큰 승리 요인은 역시 벤치 경기력이었다. 이날 클리퍼스 벤치멤버들은 무려 71점을 합작했다. 반면 레이커스의 벤치는 27점에 그쳤다.

위의 사례는, 올시즌 클리퍼스의 게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시즌 클리퍼스의 벤치 평균 득점은 무려 51.4점으로, 압도적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팀에게 있어서 한 경기에 벤치득점 60~70점을 넘기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자주 있었고, 그런 경기에서는 대부분 승리를 챙겼다. 또, 위의 경기처럼 벤치멤버들의 득점이 선발진의 득점을 능가하는 경기도 부지기수다.

클리퍼스의 벤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루 윌리엄스다. 그는 벤치에서 평균 25.5분을 소화하며 18.7점 4.9어시스트 3점슛 37.9%로 종횡무진하고 있다. 지난시즌 평균 22.6점을 올리며 ‘올해의 식스맨’ 상을 거머쥔 그는, 올시즌에도 역시 탁월한 득점력을 바탕으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특히 4쿼터 해결능력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몬트레즐 해럴의 활약 또한 눈부시다. 해럴은 루 윌리엄스와 함께 펼치는 픽앤롤,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풋백 등이 주요 공격루트다. 뿐만 아니라 왕성한 활동량, 뛰어난 운동능력 등을 바탕으로 쉴 새 없이 코트를 활보한다. 25.6분간 15.7점 6.8리바운드 FG 61.9%를 올리고 있다. 지난 11월에는 평균 17.9점 7.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클리퍼스를 12승 3패로 이끌기도 했다. 203cm의 단신 빅맨이지만 코트 위 효율과 생산력은 실로 대단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패트릭 베벌리는 벤치 에너자이저 역할을 하고 있다. 뛰어난 수비력과 3점슛 능력을 바탕으로 코트 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221cm의 거구 보반 마르야노비치는 적재적소에 투입되어 조커 역할을 한다. 이처럼 탄탄한 벤치 로테이션 덕분에 클리퍼스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벤치가 약하면 성적이 안 나와

위에 언급한 팀들 외에도 브루클린 네츠(벤치 득점 2위, 47.0점), 새크라멘토 킹스(벤치 득점 7위, 43.1점) 인디애나 페이서스(벤치 득점 9위, 40.4점) 등이 강력한 벤치를 자랑하며 훌륭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반대로 벤치가 너무 약해 고생 중인 팀들도 있다. 

먼저 휴스턴 로케츠를 보자. 2017-18시즌에는 무려 65승 17패를 기록하며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했고,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도 갈아치웠다. 또,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까지 가는 등 대단히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경쟁력이 많이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주요멤버들의 부상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크리스 폴, 에릭 고든, 클린트 카펠라 등이 돌아가며 다치는 바람에 100% 전력을 가동하기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로테이션이 붕괴되면서 벤치 득점력이 하락하고 말았다. 지난시즌에는 벤치멤버들이 평균 30.5점을 넣어줬지만, 올시즌에는 26.8점으로 확 떨어졌다. 이는 리그 30개 구단 중 최하위에 해당한다.

로케츠의 마이크 댄토니 감독은 제임스 하든에 대한 의존도를 점점 더 높이고 있다. 로테이션 폭을 넓히는 게 아니라 하든과 선발멤버들의 출전시간을 더 늘리고 있다. 당연히 벤치 생산력은 점점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좋지 않다. 선발 멤버들의 체력이 고갈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댄토니 감독은 볼핸들러에게 전권을 주는 농구를 한다. 그런데 휴스턴 벤치에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볼핸들러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주전 의존도가 더 높아진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지난시즌 서부 컨퍼런스 8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탔던 미네소타 역시 올시즌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 팀 역시 벤치 생산력이 낮은 편이다. 올시즌 벤치 득점은 33.1점으로, 전체 25위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최근 개선된 수치다. 데릭 로즈 한 명에게 많이 의존했었는데, 지미 버틀러를 내주고 로버트 코빙턴과 다리오 사리치를 데려오면서 벤치에 숨통이 트였다. 탐 티보도 감독은 경질되기 전까지 쓰는 선수만 썼다. 그가 해고되고 라이언 손더스가 지휘봉을 잡은 이후에는 벤치 로테이션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뉴올리언스도 마찬가지 경우다. 지난시즌 서부 컨퍼런스 6번 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올시즌에는 5할 승률 미만을 기록 중이다. 이 팀 역시 휴스턴과 비슷한 입장이다. 니콜라 미로티치, 이트완 무어, 엘프리드 페이튼 등 주요 멤버들의 줄부상으로 인해 로테이션이 완전히 꼬였고, 이 때문에 벤치 경기력이 폭삭 주저앉았다. 1월 초 브루클린 네츠와의 원정경기에서는 121-126으로 패했는데, 선발진이 116점을 올린 데 반해 벤치멤버들은 고작 5점(!)에 그쳤다. 반대로 브루클린의 벤치멤버들은 이날 55점을 뽑아냈다.

필라델피아 역시 벤치가 약해져 고민이 많다. 지난 11월 중순 지미 버틀러를 영입하기 위해 제리드 베일리스, 로버트 코빙턴, 다리오 사리치를 미네소타에 넘겼다. 이 때문에 로테이션에 구멍이 났다. 버틀러의 합류와 함께 선발멤버는 대단히 강해졌지만, 벤치가 텅 비어버렸다. 필라델피아가 패한 경기를 보면 십중팔구는 벤치 싸움에서 완패하면서 무너졌음을 알 수 있다. 1월 중순 워싱턴 원정에서 106-123으로 패했는데, 당시 벤치 득점 대결에서 12-51로 압도당한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점점 중요해지는 벤치타임

이처럼 최근 NBA는 벤치에 웃고, 벤치에 우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예전에도 벤치 경쟁력은 중요했다. 하지만 지금 정도는 아니었다. 과거에는 ‘스타팅 5’의 중요성이 현재보다 더 큰 편이었다. 어쨌든 벤치의 비중이 최근 들어 점점 더 커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유가 있다. 현대농구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페이스 & 스페이스’로 대변되는 현대농구는 그만큼 선수들에게 더 많은 활동량을 요구한다. 선수들은 예전에 비해 공수 양쪽에서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왕성하게 뛰어다녀야 한다. 3점슛 전술이 발달하면서 수비수가 커버해야 할 코트의 범위도 더 넓어졌다. 이에 따라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해지고 있음은 당연하다. 피로도의 증가는 곧 부상으로 직결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역시 주축 선수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 그러려면 벤치멤버 활용을 늘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예전에는 체력이 좋은 선수들이 평균 40분 이상 소화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실제로 2000년대 초중반 마이클 핀리, 앨런 아이버슨이나 르브론 제임스 같은 ‘체력왕’들은 평균 42~43분씩 뛰어다녔다. 특히 2000-01시즌의 경우, 평균 출전시간 40분 이상을 기록한 선수들이 무려 13명이 넘었다. 평균 38분 이상은 무려 30명에 달했다. 이는 당시 리그 페이스가 매우 느렸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같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현상이다.

농구가 점점 빨라지면서 선수들의 출전시간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평균 4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기록한 선수는 2010-11시즌의 몬테 엘리스(40.3분)를 끝으로 사라졌다. 2017-18시즌 르브론 제임스는 평균 36.9분을 소화하며 평균 출전시간 1위에 올랐다. 이는 NBA 역사상 평균 출전시간 1위가 기록한 가장 적은 수치이기도 했다. 그래도 감이 안 온다고? 2017-18시즌 르브론의 평균 출전시간은 2000-01시즌 기준으로는 39위에 해당한다. 이제 감이 좀 올 것이다.

NBA는 48분 경기다. 따라서 국제대회나 여타 리그에 비해 벤치가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다른 리그보다 8분간 경기를 더 하기 때문이다. 선발이 모든 시간을 다 소화할 수 없으므로, 이 8분은 보통 벤치멤버들에게 배분되곤 한다. 따라서 벤치 경쟁력을 갖춘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농구는 1~2분 안에도 흐름이 몇 번씩 바뀌는 스포츠다. 그런데 8분이라니! 벤치가 약하면 이때 버틸 수가 없다. 2017 플레이오프 당시 오클라호마시티는 선발진이 플러스 마진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벤치타임의 극심한 마이너스를 극복하지 못해 1라운드에서 탈락한 바 있다.

NBA의 벤치 로테이션은 대개 비슷하다. 1쿼터 막판 2~3분, 2쿼터 초반 3~4분, 3쿼터 막판 2~3분, 4쿼터 초반 3~4분 정도가 벤치타임이라고 보면 된다. 단순히 계산해도 10~14분 정도가 나온다. 이 정도 시간이면 경기흐름이 넘어가고도 남는다. 특히 3쿼터 막판부터 4쿼터 초반까지 6~7분여 동안 경기 흐름이 바뀌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20점차 앞서고 있던 팀이라도, 이때 벤치타임을 견뎌내지 못하고 추격을 허용해 끝내 역전패를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로테이션 농구를 이끄는 명장들

LA 클리퍼스의 닥 리버스 감독은 오래전부터 벤치 활용을 매우 중시해왔다. 그는 감독 데뷔 첫 시즌이었던 1999-2000시즌 올랜도 매직 시절부터 이러한 성향을 보여줬다. 특정 선수들에게 출전시간을 몰아주기보다는 대부분의 선수에게 20분대의 고른 출전시간을 부여했다.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로스터의 재능이 떨어지는 단점을 메웠고, 꼴찌 후보를 데리고 41승 4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기록하며 ‘올해의 감독’을 수상했다.

2007-08시즌 보스턴 셀틱스 감독 시절에서는 케빈 가넷, 폴 피어스, 레이 앨런 ‘빅 3’에 의존하지 않고 벤치를 완벽하게 활용하며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제임스 포지, PJ 브라운, 에디 하우스, 샘 카셀은 물론이고 심지어 리온 포우마저 살려냈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클리퍼스의 감독으로 부임했던 2013-14시즌 이후에도 이러한 스타일은 계속되었다. 닥 리버스 감독은 10인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등 벤치 생산력을 유지하기 위해 늘 고심해왔다. 올시즌은 그러한 스타일의 정점에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유럽형 로테이션 농구를 NBA에 처음 도입한 인물이라고 평가 받는다. 유럽은 오래 전부터 로테이션 농구를 해왔다. 반면 NBA는 주전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 리그였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팀 던컨이 노쇠화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2000년대 후반부터 로테이션 농구를 준비해왔다. 

2010년대 초반, 포포비치 감독은 모션오펜스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벤치를 풍부하게 활용하는 로테이션 농구를 통해 48분 내내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데 고심했다. 덕분에 팀 던컨이 노쇠화로 인해 예전만큼의 지배력을 보여주지 못해도, 스퍼스는 계속 우승후보로 군림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2012-13시즌과 2013-14시즌 2년 연속 NBA 파이널 진출에 성공했고, 2014 파이널에서는 마이애미 히트를 4-1로 완파하고 구단 통산 다섯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이때의 스퍼스 벤치는 NBA 역사상 최고의 벤치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찬사를 듣고 있다.

2000년대 중반부터 2012-13시즌까지 덴버 너게츠의 지휘봉을 잡았던 조지 칼 역시 벤치 로테이션을 풍부하게 활용했던 감독이었다. 2000년대 후반 들어 벤치의 중요성을 깨달은 조지 칼 감독은 2010년대 들어서는 아예 ‘플래툰 시스템’을 도입해버렸다. 선발 5인과 벤치 5인을 통째로 바꾸는 등 극단적인 로테이션을 보여주곤 했다. 이를 통해 2012-13시즌 무려 57승이나 거두며 서부 컨퍼런스 3번 시드를 차지하기도 했다. 슈퍼스타는커녕 해당시즌 올스타 한 명조차 없던 팀을 이 정도까지 끌어올렸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성과였다.

 

벤치 없이는 우승도 없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지난 네 시즌 중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선발 라인업이 막강한 것은 물론이고, 벤치 또한 엄청난 경기력을 보여줬다. 이 기간 동안 데이비드 리, 안드레 이궈달라, 숀 리빙스턴, 데이비드 웨스트, 리안드로 발보사, 닉 영, 자베일 맥기 등이 벤치에서 출격해 상대를 묵사발로 만들었다.

2018-19시즌 초반 골든스테이트의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았던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시즌을 앞두고 벤치가 매우 약해졌기 때문이다. 워리어스는 1월 들어 정상궤도에 진입하기까지 상당히 큰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달리 말하면, 워리어스처럼 막강한 ‘베스트 5’를 갖춘 팀이라도 벤치가 약하면 경기력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생각해보면 2010년대 들어 약한 벤치 전력을 가지고도 우승한 팀은 2016년 클리블랜드밖에 없었다. 현대농구가 발전해감에 따라, 벤치가 약하면 승리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우승은 더더욱 요원할 수밖에 없다. 결국 벤치를 살려야 팀이 살아난다. 벤치 없이는 우승도 없다. 벤치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점점 커질 것이다. 많은 팀들이 벤치 보강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사진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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