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원주, 최기창 기자] “더 많이 배우고 싶다. 다양한 연습 과정 들을 두루두루 보고 싶다. 코치 생활도 길게 했으면 한다.”

원주 DB 프로미는 25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 종료 후에는 김주성의 은퇴식이 치러졌다. 

2002년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원주 TG 삼보(현 DB) 유니폼을 입은 김주성은 한국 농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16년의 선수 생활 동안 통산 10,000득점과 1,000블록을 모두 넘어섰다. 또한 챔피언 결정전에서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정규리그에서도 5번이나 소속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두 차례 획득하는 등 국가대표로도 좋은 활약을 남겼다.

지난 시즌까지 742경기에 출장해 평균 13.9점 6리바운드 2.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통산 기록은 10,288점 4,425리바운드 1,961어시스트 1,037블록이다. 은퇴식과 함께 그의 백넘버 32번은 영구 결번됐다. 

한편, 이날 DB는 이날 연장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KCC를 84-81로 꺾었다.  

김주성은 “은퇴식이 있는 경기에서 다행히 이겼다. 후배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 또한 은퇴 이후 구단에서도 배려를 잘 해주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영어 공부도 하고 있고, 농구도 보고 있다. 미국 생활을 시작한 지는 4개월쯤 됐다. 정착하는 시간이 필요해서 바쁘게 지냈다”는 근황을 전했다. 

그는 이날 후배들이 거둔 승리를 크게 칭찬했다. 김주성은 “(윤)호영이가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 (김)태홍이도 궂은일을 잘하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선수들이 가졌던 마음을 올해도 잘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한 마음가짐과 노력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팀 선수들은 연장 승부도, 박빙도 많다. 이런 경험이 잘 축적된다면, 후반기에는 더욱더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김주성은 현재 미국에서 지도자 연수 중이다. 그도 “목표는 지도자”라고 했다. 다만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나 같은 경우에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더 많이 배우고 싶다. 다양한 연습 과정 들을 두루두루 보고 싶다. 코치 생활도 길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 이상범 감독은 김주성에게 “김주성이라는 이름은 은퇴식 이후 쓰레기통에 넣어야 한다. 자기를 버리고 새롭게 선수들을 상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주성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는 “선수 때부터 기록은 신경 쓰지 않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후배들도 언제든지 의견을 낼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충분히 버릴 수 있다. 만약 내 이름값에 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앞으로도 계속 버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DB는 김주성의 등 번호인 32번을 영구 결번했다. 그는 “뭉클했다. 진짜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광스럽게도 이 체육관에 영원히 남을 번호로 새겨졌다. 나 자신한테 매우 뿌듯했고, 정말 좋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후 “만약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선수들한테도 좋은 농구를 선보이고 싶다. 또한 팬들한테는 이기는 농구를, 나 스스로는 내가 원하는 농구를 하고 싶다. 아직 큰 방향이 잡힌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만났던 감독님들을 생각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동안 팬들에게 세리머니나 퍼포먼스를 많이 못 보여드린 점이 아쉽다. 골을 넣어도 즐기지 못했다. 물론 너무 즐겼으면 실실 쪼갠다(?)고 뭐라고 한 소리 들었을 수도 있다”며 너스레를 떤 뒤 “선수들이 그런 것들을 마음껏 즐기게 할 수 있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