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염용근 기자] 새크라멘토 킹스의 4년차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가 껍질을 깨고 리그 최고 센터로 부상하고 있다. 커즌스는 지난 2010년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은 후 늘 잠재력만큼은 미래의 no.1 센터로 기대 받았다. 하지만 암울한 팀 성적, 본인의 형편없는 멘탈, 코칭 스태프의 잘못된 기용 방식으로 인해 성장이 정체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반면 현재까지 선보인 이번 시즌 성적은 분명 기대해도 좋은 퍼포먼스다. 드와이트 하워드(2004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가 등장한 후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순수 미국 출신 정통 센터 계보를 잊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이번 시즌 활약상, 라이벌들과의 비교 등을 통해 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살펴보자.
 
엘리트 센터의 상징, 20-10 빅맨
커즌스는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22.7득점 11.3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49.5%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20득점 이상은 데뷔 후 처음이며 특히 지난 12월에 치른 16경기에서는 평균 23.8득점 12.3리바운드 3.6어시스트 2.1스틸 야투 성공률 52.1%라는 괴물 같은 성적을 남겼다.
 
이번 시즌 커즌스가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경기당 기복이 대폭 줄었든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경기가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무리한 플레이를 남발하다 스스로 자멸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았다. 이번 시즌의 경우 신임 감독 마이크 말론의 적절한 배려, 새로운 거대 장기계약으로 인한 책임감 상승, 아다만티움(영화 X-MEN 시리즈에 등장하는 매우 단단한 금속)까지는 아니더라도 강철 정도로 진화한 멘탈 등을 통해 매 경기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커즌스의 가장 큰 장점은 내외곽 플레이가 모두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인 포스트업 플레이는 아직 발전이 필요하지만 중거리 점프 슛이 정교한 편이며 페이스업에서 이어지는 짧은 돌파 후 마무리가 무척 안정적이다. 우직한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마무리 실력 역시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의 경우 커리어 하이인 경기당 8.4개의 자유투를 획득, 신체 접촉을 다소 꺼렸던 과거에 비해 더욱 적극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변모를 꾀했다. 통산 자유투 성공률 역시 71.1%로 하워드, 안드레 드루먼드 등 다른 더블-더블 센터들과 비교해 대단히 우수하다.
 
시즌 성적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커리어 평균 17.0득점  9.9리바운드 2.4어시스트 1.4스틸 FG 45.5%
2013-14시즌 22.7득점 11.3리바운드 3.1어시스트 1.8스틸 FG 49.5% 
  
                      TS%     USG%   eFG%   AST%   ORtg   DRtg
커리어 평균    51.0%    28.9   45.6%   14.1%     100   105
2013-14시즌  55.3%   33.6   49.5%   19.6%     107   102
 
평균 득점의 상승은 야투 성공률의 개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커즌스는 페인트존보다는 좀 더 외곽에서 점프슛을 즐겼다. 이번 시즌의 경우 좀 더 적극적인 인사이드 플레이를 통해 야투 성공률을 높였고, 자유투 획득까지 증가했다. 또한 개별 선수의 공격시 볼 소유 빈도를 측정하는 USG%(usage percentage)에서도 커리어 하이를 기록, 에이스에 어울리는 공격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새크라멘토 경기에서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처럼 보이는 포인트 가드 아이재이아 토마스의 실제 USG%는 26.2%에 불과하다.
 
야투 성공률 개선과 함께 자유투 획득이 늘어나면서 개별 선수의 슈팅 효율성을 측정한 TS%(true shooting percentage) 역시 크게 개선되었다. 커즌스와 큰 관련은 없지만 3점슛에 보정을 가한 eFG%(effective FG%) 부분에서도 2점슛 성공률의 상승에 힘입어 커리어 하이를 기록 중이다. 커즌스의 성장과 함께 팀플레이가 개선되면서 오펜시브 레이팅(ORtg)와 디펜시브 레이팅(DRtg) 역시 모두 데뷔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흥미로운 부분은 어시스트의 증가다. 지난 시즌까지 새크라멘토는 형님 한 번, 아우님 한 번의 영혼 없는 공격으로 일관하던 팀이었다. 이번 시즌 새로운 감독이 부임하면서 공격 짜임새가 좋아졌고, 커즌스의 패싱 센스와 시야 역시 돋보이고 있다. 팀원들의 야투에 관여하는 정도를 측정한 AST%에서도 당연히 커리어 하이다.
 
GSW_Bogut_Andrew1.jpg

 
이젠 퇴장 당하지 않겠다
멘탈 개선은 테크니컬 파울 감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커즌스는 데뷔 후 3시즌동안 각각 퇴장 횟수 1위와 2위를 한 차례씩 차지했다. 지난 시즌의 경우 5번의 래리 샌더스(밀워키 벅스)가 아니었다면 ‘퇴장왕’은 그의 차지였다. 물론 이번 시즌에도 경기당 파울 수 1위(4.0개), 테크니컬 파울 9개로 1위를 질주하며 만만찮은 성깔(?)을 부리고 있지만 퇴장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아직 퇴장과 직결되는 플레이 그런트 파울에 불린 적이 없다. 심판에게 불만을 얘기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긴 했지만 최소한 선수들과의 트러블은 없었던 셈이다. 이는 맷 반즈(L.A. 클리퍼스), 앤드류 보것(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등 전문 트러블 메이커들과 그의 분명한 차이점이다.
 
드래프트 동기들과의 비교
존 월(워싱턴 위저즈)이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지난 2010년 드래프트에는 유난히 잠재력이 풍부한 빅맨들이 많이 등장했다. 커즌스를 필두로 데릭 페이버스(유타 재즈), 그렉 먼로(디트로이트 피스톤스), 래리 샌더스(밀워키 벅스) 4인방이 대표적이다. 드래프트 당시에는 현재 완성형은 먼로, 가장 잠재력이 높은 페이버스, 멘탈 케어가 우선인 커즌스와 샌더스로 성장점이 분류되었다.
 
DET_Monroe_Greg1.jpg

먼저 치고나온 쪽은 역시 먼로였다. 패싱 센스와 경기 읽는 눈이 탁월한 먼로는 본인의 득점은 물론 동료들을 돕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통해 과거 브래드 밀러(前 새크라멘토 킹스) 타입의 빅맨으로 성장이 기대되었다. 페이버스의 경우 유타로의 트레이드 후 꾸준한 성장을 통해 무시무시한 수비수로 성장했으며 샌더스는 지난 시즌 잠재력을 터트리는 듯 했지만 이번 시즌 멘탈 케어 실패와 부상으로 인해 고전 중이다.
이번 시즌 성적과 팀에서 판단한 성장 가능성을 상징하는 계약 상황을 살펴보자.
 
2013-14시즌 4인방의 성적 비교
커즌스  평균 22.7득점 11.3리바운드 3.1어시스트 1.8 스틸 FG 49.5%
샌더스  평균 5.7득점 6.5리바운드 1.3어시스트 2.0블록슛 FG 41.7%  
먼로  평균 14.5득점 8.9리바운드 2.0어시스트 1.1 스틸 FG 50.7%
페이버스  평균 13.3득점 9.0리바운드 1.4어시스트 1.4블록슛 FG 52.1%
 
계약 상황
커즌스  2013년 여름 새크라멘토와 4년 맥시멈 연장 계약(약 6,100만 달러)
샌더스  2013년 여름 밀워키와 4년 약 4,400만 달러 연장 계약
먼로  연장 계약 없음. 이번 시즌 후 제한적 자유 계약 선수(RFA) 자격 획득
페이버스  2013년 여름 유타와 4년 약 4,700만 달러 연장 계약
 
우선 개인 성적은 커즌스가 가장 돋보인다. 페이버스와 샌더스가 수비에서 두각을 내고 있는 반면 커즌스는 수비가 다소 떨어지지만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먼로의 경우 동료 안드레 드루먼드의 성장, FA 조쉬 스미스의 가세 등으로 인해 팀 내 입지가 좁아졌다. 개별 선수의 승리 기여도를 측정한 WS(win shares)를 봐도 커즌스가 3.2로 페이버스(2.1), 먼로(2.3), 샌더스(0.1)에 비해 훨씬 높다.
 
선수 가치를 꼭 돈으로 측정할 수는 없지만 커즌스가 맥시멈 연장 계약을 맺은 것을 감안한다면 역시 가장 선두에서 달리고 있다. 샌더스와 페이버스 역시 만족할만한 4년 계약을 통해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먼로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드루먼드, 스미스의 존재로 인해 디트로이트와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howard01.jpg

커즌스는 지난 1월 1일 휴스턴 로케츠와의 경기에서 현존 최고 센터로 평가받는 하워드와의 자존심 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 새크라멘토가 휴스턴과의 두 차례 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은 커즌스가 하워드를 상대로 전혀 밀리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두 팀의 시즌 성적을 비교하면 더욱 명확해진다.(휴스턴 서부 컨퍼런스 6위, 새크라멘토 14위)
 
00년대 중반 후 센터 순위는 정점에 자리 잡은 하워드를 필두로 보것, 로이 히버트 등이 2위 그룹을 형성해왔다. 시간이 좀 더 흐른다면 2010년 드래프티들인 빅맨 4인방과  2012년에 등장한 괴물 신인 앤써니 데이비드 등이 선배들의 자리를 넘볼 것이다.(블레이크 그리핀과 케빈 러브, 라마커스 알드리지 등은 파워 포워드로 분류) 그리고 새로운 흐름의 가장 선두에는 커즌스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제공 = ⓒ gettyimages/멀티비츠, NBA 미디어 센트럴
일러스트 제공 = 홍기훈 일러스트레이터(incob@naver.com)
shemagic2@naver.com
저작권자 ⓒ 루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