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장단점이 다른 두 팀이 만났다. 

부천 KEB하나은행과 아산 우리은행 위비는 9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우리은행 2018-2019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첫 맞대결을 펼친다. 

하나은행은 첫 경기에서 OK저축은행에 85-89로 패했다. 비록 졌지만, 1순위 외국인 선수인 샤이엔 파커가 후반에 나름 준수한 경기력을 선보인 것이 위안거리다.  

우리은행은 개막전에서 신한은행에 25점 앞선 70-45로 승리했다. 이날 주장 박혜진이 20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외국인 선수인 크리스탈 토마스도 21점 16리바운드로 골밑에서 좋은 움직임을 선보였다. 

▶ 경기 장소: 부천실내체육관
▶ 경기 시간: 오후 7시

▶ 지난 시즌 양 팀 상대 전적(왼쪽이 홈 팀)   
-1R 우리은행 74-69 하나은행
-2R 하나은행 57-70 우리은행
-3R 하나은행 52-66 우리은행
-4R 우리은행 67-65 하나은행
-5R 하나은행 62-73 우리은행
-6R 우리은행 81-77 하나은행
-7R 우리은행 76-61 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우리은행을 상대로 지난 시즌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상당한 분전에도 불구하고 마무리에 아쉬움을 남기며 역전패를 당한 경기도 있었다. 이환우 감독 부임 후 하나은행이 지난 2년 동안 한번도 이겨보지 못한 팀은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천적이 되어버린 우리은행과의 불편한 관계를 과연 하나은행이 홈 개막전에서 끊을 수 있을까?

▶ 양 팀 분위기  
하나은행은 이번 가장 먼저 비시즌 훈련 일정을 시작한 팀이었다. 일본 전지훈련도 두 차례나 다녀왔고, 중국에서 컵대회도 치렀다. 또 고산 지대 훈련도 여러 차례 진행했다. 모든 초점은 승부처였다. 고비에서 적극성과 집중력을 향상하기 프로그램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5일 OK저축은행과의 첫 경기에서 85-89로 패했다. 전반의 열세를 딛고 3쿼터에 매섭게 추격했지만, 상대 외국인 선수인 다미리스 단타스에게 점수를 내주며 패했다. 결국 시즌 첫 경기에서도 고비를 넘기지 못한 셈이다.

그래도 경기력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다. 전반에 다소 고전했던 파커가 후반 들어 WKBL에 적응하는 모습이었고, FA로 이적한 뒤 꾸준히 슛 향상을 시도했던 고아라가 3점슛 성공률 50%(3/6)를 달성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던 신지현과 김이슬도 좋은 몸놀림을 선보였다. 실책도 단 9개에 그쳤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홍보람과 이은혜, 박태은 등이 팀을 떠났다. 박혜진과 임영희, 김정은 등 주전 3인방은 건재하다는 평가였지만, 외국인 선수인 크리스탈 토마스의 기량에도 물음표가 붙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토마스는 WKBL 데뷔경기였던 신한은행전에서 21점 16리바운드 3블록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박혜진도 20점 8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건재한 모습이었다. 박다정과 김진희, 김소니아는 홍보람과 이은혜, 박태은의 공백을 지웠다. 

9일 경기의 핵심은 외국인 선수 맞대결이다. 

사실 토마스의 개막전 매치업 상대였던 신한은행 쉐키나 스트릭렌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게다가 슈터에 가까운 스트릭렌이 정통 센터인 토마스를 페인트 존에서 정상적으로 막기는 당연히 힘들다. 후반 들어 갑작스레 승부의 추가 기울어진 이유다.

반면 토마스가 이날 상대하게 될 파커는 정통 센터다. 파커는 2018 WNBA 정규리그에서 시카고 스카이 소속으로 평균 19.7분 동안 10점 5.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골밑에서 버티는 힘도 좋다. 파커는 지난 첫 경기에서도 후반 들어 OK저축은행의 장점인 페인트 존을 적절히 공략했고, 팽팽한 흐름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 

만약 우리은행 토마스가 파커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국내 선수 기량에서 앞서는 우리은행이 손쉬운 승리를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반면, 하나은행 파커가 토마스를 상대로 압도하면, 하나은행이 파커에서 파생되는 공격 기회를 이용해 조금 더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팀은 지난 첫 경기에서 국내 선수만 뛸 수 있는 2쿼터에 부진했다. 이렇다 할 국내 센터진이 없다는 단점이 드러났기 때문. 첫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긴 두 팀이 어떤 전략으로 외국인 선수 없는 2쿼터를 치를지도 관심사다. 

▶ KEY PLAYERS 

신지현(하나은행)
일단 국내 선수 기량에서 다소 밀리는 하나은행은 주축 가드들의 맹활약이 절실하다. 특히 1번과 2번을 오갈 신지현의 경기력이 중요하다. 신지현은 지난 OK저축은행전에서 20분 32초 동안 10점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과감한 돌파도 선보이는 등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왔음을 알렸다. 지난 시즌까지는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이다. 우리은행전에서도 과감한 공격이 필요하다. 그래야 파커나 강이슬 등 다른 선수가 조금 더 편하게 공격할 수 있다.

수비에서도 그의 활약이 필수다. 수비 실수가 곧바로 실점과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 신지현은 이날 대부분 박혜진 혹은 임영희를 상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테랑들을 상대로 주눅 들지 않는 패기가 요구된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도 필요해 보인다. 신지현은 지난 경기에서 3개의 실책을 범했다. 만약 신지현이 지난 경기보다 더욱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면, 하나은행은 두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그를 활용한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크리스탈 토마스(우리은행)
우리은행의 변수는 단연 토마스다. 토마스의 활약에 따라 우리은행의 경기력이 좌우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그를 제외하면 마땅한 센터가 없다. 1, 3, 4쿼터에 분전이 필요하다. 특히 파커와의 맞대결에서 페인트 존 밖으로 밀리지 않아야 한다.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우리은행은 이날 경기에서 토마스를 활용한 다양한 수비 전술을 사용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수비와 리바운드, 박스아웃, 루즈볼 다툼 등 기본적인 부분을 통해 팀에 기여해야 한다. 박혜진과 임영희, 김정은 등 ‘농구 타짜 3인방’을 앞세운 국내 선수들의 기량은 우리은행이 한 수 위다. 토마스는 우선 자신의 역할에 집중하면 된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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