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2018년 4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의 홈구장인 타겟 센터에서는 마치 파이널 7차전을 방불케 하는 전운이 감돌았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미네소타와 덴버의 정규시즌 최종전이 예정되어 있던 상황. 그러나 두 팀에게 이날 맞대결은 일반적인 정규시즌 한 경기와는 차원이 다른 무게감을 지니고 있었다. 

이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미네소타와 덴버는 나란히 46승 35패를 거두며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순위는 공동 8위. 간단히 말해 이 경기에서 이긴 팀은 그대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고 진 팀은 플레이오프 탈락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운명의 장난과도 같은 단두대 매치에서 두 팀은 연장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혈투 끝 승리를 거둔 팀은 미네소타(112-106). 패배의 쓴 잔을 들이킨 덴버는 그야말로 ‘한 끗 차이’로 플레이오프 진출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지난 시즌의 아픔이 약이 된 것일까. 덴버의 이번 시즌 초반 기세가 상당히 매섭다. 개막 이후 9경기를 치른 현재 덴버는 무려 8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서부 컨퍼런스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 거뒀던 성적(5승 4패)과 비교하면 놀라운 상승세다. 그들보다 위에 군림하고 있는 팀은 다들 예상하고 있는 그 팀, 골든스테이트다(9승 1패). 그러나 그런 골든스테이트에게 시즌 유일한 패배를 선사한 팀이 바로 덴버다(10월 22일 경기: 100-98 승).

사실 지난 시즌과 비교해 덴버의 전력은 눈에 띄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 그나마 FA 시장에서 아이재아 토마스를 영입하는 성과는 있었지만 그는 아직까지 부상으로 인해 코트를 밟지 못하고 있다. 서부의 강호들이 앞다퉈 전력 보강을 하는 와중에도 덴버는 사실상 현상 유지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덴버는 젊은 코어들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시즌 초 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바로 니콜라 요키치. 이번 여름 덴버와 5년 1억 4,800만 달러의 초대형 연장계약에 합의하며 팀의 미래로 낙점 받은 요키치는 특유의 능구렁이 같은 농구를 앞세워 덴버의 초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9경기를 치른 현재 요키치는 평균 18.0점 10.0리바운드 7.7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기록은 역시 어시스트. 웬만한 리그 정상급 포인트가드들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 수치다. 실제로 요키치의 평균 어시스트 기록은 리그 전체 선수들 중 11위, 센터로 분류된 선수들 중에서는 독보적인 1위다(2위 앤써니 데이비스: 4.8개). 여기에 3점슛 역시 매 경기 1.2개를 37.9%의 확률로 꽂아 넣고 있는 그는 그야말로 못하는게 없는 팔방미인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요키치는 10월 21일에 열렸던 피닉스와의 경기에서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당시 요키치는 35점 12리바운드 11어시스트의 기록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는데, 이날 그는 35점을 만들어내며 단 1개의 야투도 놓치지 않았다(11/11). 100%의 야투 성공률로 30점 이상을 만들어내며 트리플-더블까지 달성한 선수는 1967년의 윌트 체임벌린 이후 요키치가 최초. 무려 51년 만에 나온 엄청난 기록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현재 덴버의 전력이 100%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덴버는 팀의 공격을 주도할 또 다른 핵심 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윌 바튼이 개막 2경기 만에 입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고 있다. 내전근 부상으로 인해 수술까지 받은 바튼은 약 한 달 정도 자리를 비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거기에 팀의 벤치를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이재아 토마스 역시 아직까지는 개점휴업 상태다.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이들이 돌아오는 시점의 덴버는 지금보다 더욱 무서운 팀으로 변모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덴버가 지난 시즌의 아픔을 딛고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확률은 상당히 높다. 

덴버는 지난 2012-13시즌을 마지막으로 5년 연속 봄 농구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과연 그들은 이번 시즌 6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까. 현재까지의 기세만 본다면 그 전망은 상당히 밝다. 

사진 = 펜타프레스, NBA 미디어센트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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