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고양, 이동환 기자] 한국이 시리아를 가볍게 누르고 월드컵 2차 예선 2연승을 질주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대표팀은 또 다른 성과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바로 라인업 실험이었다.

대한민국 농구 대표팀은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시리아와의 경기에서 103–66으로 승리했다.

전력 차이가 매우 컸다. 시리아가 좀처럼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가운데 이날 한국은 11-0으로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시리아는 저스틴 호킨스를 앞세워 반격을 시도했지만 한 수 위의 한국의 전력에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은 이날 승리에 안주하지 않았다. 점수 차가 벌어지자 김상식 감독은 여러 라인업을 실험하면서 차후를 대비했다. 특히 2쿼터 중반에 나온 라건아가 빠진 장신 라인업은 흥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선형, 이정현, 라건아가 모두 빠진 가운데 2미터 장신 최준용이 본격적으로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행하고 전준범, 안영준이 양쪽 윙을 맡았다. 골밑은 이승현과 정효근이 지켰다. 이 라인업의 최단신은 194cm의 전준범이었고 5명 모두 190cm가 넘었다.

효과도 봤다. 안영준이 풍부한 활동량으로 내외곽을 오갔고 전준범도 과감하게 3점슛 기회를 노렸다. 최준용이 넓은 시야로 이들을 살려주는 가운데 이승현은 골밑의 중심을 잡았다. 수비 성공 후 안영준이 림으로 돌진하다가 정효근의 덩크슛을 어시스트한 장면은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물론 상대가 한 수 아래인 시리아였기에 가능한 실험이었다. 그러나 라건아 의존증에서 벗어나고, 라인업 전체의 높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주목할 만하다. 이후에도 한국은 박찬희, 안영준, 최준용이 포함된 다양한 라인업을 가동했다. 높이와 기동성 모두 시리아를 압도하며 점수 차를 오히려 벌릴 수 있었다. 

국제대회만 나서면 라인업의 사이즈 한계가 문제로 지적되던 한국이다. 김상식 감독 대행 체제 이후 진행되고 있는 장신 라인업 실험이 효과를 본다면 앞으로 다양한 라인업을 활용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최준용-이정현-안영준-이승현-라틀리프를 동시에 코트에 세우는 것이다. 기동성은 떨어지지 않으면서 높이는 업그레이드된 매력적인 라인업이다.

물론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가 생기기 않는 이상 대표팀의 선발 라인업은 당분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로스터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코트에 세울 라인업을 다양화해서 나쁠 것은 결코 없다. 대표팀 차출이 시즌 중에 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더욱 중요하다.

2차 예선 첫 2경기를 모두 승리한 한국은 오는 11월 말에 다시 월드컵 예선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11월 29일에 레반논을, 12월 2일에 요르단을 홈에서 만난다. 이후에는 2월 말에 다시 월드컵 예선 일정을 소화한다.

 

사진 제공 = 대한민국농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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