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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cm의 단신 아이재아 토마스는 2012-13시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평균 17.3점, 5.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작은 고추가 맵다
 단신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

185cm의 신장으로 리그를 지배했던 밥 쿠지는 “신장은 측정할 수 있지만 열정의 크기는 잴 수 없다”는 말로 신장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다른 그 어떤 것보다 신장이 우선시되어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신 선수들은 꾸준히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글ㆍ남재우  사진ㆍNBA 미디어센트럴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농구 역시 신체적인 조건이 중요한 스포츠다. 특히 신장의 이점은 다른 종목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다. 특성 상, 공중에서 펼치는 플레이가 많기 때문. 농구라는 종목이 사람들에게 전파되기 시작한 무렵부터 자리 잡은 일종의 관념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농구가 장신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여태껏 수많은 단신 선수들이 리그의 문을 두드렸고 실제로 큰 역할을 해내며 농구 역사를 살찌웠다.
 
 
단신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 1 주 무기
 
네이트 로빈슨에 앞서 단신 덩커로 명성을 떨친 스퍼드 웹은 “자신만의 확실한 무기를 만들지 않으면 신장의 크고 작음에 상관없이 도태되기 마련이다”고 말한 바 있다. “사람들이 나를 단신 덩커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농구선수로 봐주길 원한다”라고 덧붙인 웹은 실제로 슬램덩크 대회 이후 연습 때조차 덩크를 시도하지 않았다고. 자신만의 주 무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웹은 무려 12시즌 간 NBA 무대를 누비며 814경기에 나섰다.
 
다른 단신들이 뛰어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생존을 추구한 것과 달리, 타이론 보그스는 경기운영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보그스는 14시즌 간 NBA에서 살아남으며 평균 7.6어시스트라는 준수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다.
 
이렇듯 단신 선수들은 자신만의 확실한 주 무기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이는 장신 선수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단신들은 작은 신장이라는 핸디캡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언제든 수비를 따돌릴 수 있는 자신만의 주 무기의 장착이다.
 
단신 선수들은 신장 때문에 포인트가드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NBA 출범 후 175cm 이하 선수들은 총 24명이었다. 이들 중 1번이 아닌 선수는 1946년 프로비던스 스팀롤러스에서 2년 간 뛴 돈 마틴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포인트가드 본연의 업무보다는 득점이나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한 플레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NBA에서 활약한 단신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 얼 보이킨스와 네이트 로빈슨은 경기 운영보다는 득점에 재능을 뽐냈고 새크라멘토 킹스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뛰고 있는 아이재아 토마스도 듀얼 가드 타입의 선수다.
 
이들이 주 무기로 삼고 있는 공격능력은 다른 선수들과 크게 차별화되는 점이 없다. 하지만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웹과 보그스가 리그에서 오래 살아남은 이유도 리딩, 패싱, 시야 등이 뛰어난 덕분이었다.
 
최근 단신 선수들이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력 연마에만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팬들은 단신 정통 포인트가드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단신이 살아남기 위한 조건 2 노력
 
대부분의 단신 NBA 선수들은 작은 키 때문에 농구부 가입이 거부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랄프 오브라이언은 경비원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해 경기장에 늦게 들어가야 했고 보이킨스는 볼보이로 오해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단신 선수들이 이런 설움을 날리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이 있으니 바로 ‘노력’이다.
 
명예의 전당 헌액자 가운데 최단신인 바니 세드란(163cm) 역시 학창 시절 농구부 가입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 세드란은 각고의 노력 끝에 CCNY 대학교를 졸업한 후 38세까지 코트에 서 있었다. 단신들 가운데 비교적 오랫동안 뛰었던 웹, 보그스 역시 마찬가지. 특히 보그스는 많은 조지 칼 감독조차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든 훈련 중독자였다. 이렇듯 단신 선수들은 NBA에 살아남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이는 앞에서 언급한 대로 주 무기를 만들기 위한 과정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단신 선수들은 학창 시절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 탓에 도리어 볼핸들링이나 패스 같은 기본기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장신 선수들의 경우, 이러한 약점은 다른 방법으로 극복이 가능하다. 뛰어난 신체조건으로 수비에서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신 선수라면 얘기가 다르다. 감독의 필요에 따라 언제나 출격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튼튼한 기본기와 더불어 확실한 무기가 필요하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각고의 노력이다.
 
장신 선수들이 차고 넘치는 NBA에서 단신으로 살아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신 선수들은 장신들에 비해 2배 혹은 그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이겨낸 단신 선수들만이 리그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웹의 말대로 단신 선수들은 단순히 상징적인 선수로 남기를 거부한 채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들의 노력과 헌신, 그리고 단신 선수들이 보여줬던 훌륭한 경기력에 찬사를 보낸다.
 
 

역대 NBA 최장신 선수 Top 5
이름           최종 소속             신장     GP   PPG   RPG  BPG
조지 뮤레산 뉴저지 네츠          231cm  307    9.8    6.4    1.5
마뉴트 볼    마이애미 히트       231cm  624    2.6    4.2    3.3
숀 브래들리 댈러스 매버릭스    229cm  832    8.1    6.3    2.5
야오밍        휴스턴 로케츠       229cm  481   19.1   9.3    1.9
척 네빗       샌안토니오 스퍼스 226cm  155    1.6   1.5     0.7
 

역대 NBA 최단신 선수 Top 5
이름                     최종 소속       신장   GP    PPG  RPG  BPG
타이론 보그스     토론토 랩터스  160cm  889     7.7    7.6   1.54
얼 보이킨스        휴스턴 로케츠  165cm  652     8.9    3.2   0.60
멜 히쉬              보스턴 셀틱스  168cm   13      1.5   0.8     -
스퍼드 웹              올랜도 매직  168cm  814     9.9    5.3   1.10
그렉 그랜트           덴버 너게츠   170cm 274     2.8    2.7   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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