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박진호 기자] “어천와가 다음 시즌 WNBA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도 기대가 된다”

본지 칼럼니스트인 박정은 전 삼성생명 코치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기대되는 부분을 언급하던 중 나탈리 어천와의 차기 시즌 플레이를 지목했다. 

박 전 코치는 “우리은행을 거쳐 간 외국인 선수들은 존쿠엘 존스를 비롯해 대부분 성장해서 WNBA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어린 선수도 아니고 무릎에 고질적인 부상도 있지만 어천와도 그런 모습을 보일지 주목할 만 하다”고 지적했다.

WNBA 데뷔 후 첫 20-10 기록
어천와의 WNBA 소속팀은 인디애나 피버. 지난 시즌 9승 25패로 12개 팀 중 11위를 차지한 하위권 팀이다. 어천와는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평균 18.3분을 뛰며 7.1점 3.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적지 않은 시간을 활약했지만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차지는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도 여전히 팀을 재건 중인 인디애나에서 어천와의 비중은 조금 더 높아졌다. 

지난 20일(한국 시간) 시카고 스카이와의 시즌 첫 경기에 선발로 나선 어천와는 19분 16초를 뛰며 4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고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21일 펼쳐진 워싱턴 원정에서도 인디애나는 75-82로 패했다. 하지만 어천와의 플레이는 달랐다. 

팀은 패했지만 이날 24분 42초를 뛴 어천와는 21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가장 돋보이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에 최다 리바운드다. 특히 12개의 리바운드 중 8개는 공격리바운드였다.

어천와 개인으로도 이는 가장 좋은 성적. 이전까지 어천와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은 19점, 최다 리바운드는 9개였다. 20+득점은 물론 두 자리 수 리바운드도 처음. 당연히 이날 기록한 20-10은 WNBA 데뷔 후 최초의 기록이다.

한국과의 인연 계속 될 어천와
어천와는 다음 시즌에도 WKBL에서 볼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올 9월 열리는 FIBA 여자 월드컵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은 조에 속한 캐나다 대표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은 WKBL이 외국인 선수를 팀당 1명으로 줄이며, 대부분의 팀들이 센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WKBL 지원자 중 센터 자원이 마땅치 않았음을 감안할 때, 어천와의 WKBL 재입성 가능성은 상당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드래프트 지원자들의 수준이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면 어천와의 선발은 기정 사실 아니겠냐”고 반문하며 “다만 외국인 선수가 1명뿐인 만큼 긴 시간을 소화해야 하는데 역시 무릎 상태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의견을 나타냈다.

2017년 존쿠엘 존스, 2018년은 어천와?
2016-17시즌 WKBL 최고의 선수로 정점을 찍었던 존쿠엘 존스는 지난 시즌 WNBA에서도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역대급 리바운드 기록을 세우며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올스타에 선발됐으며 시즌 기량 발전상도 수상했다.

우리은행에서 존쿠엘 존스와 함께 뛰었던 박혜진은 “존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기본 조건 자체가 좋은 선수였다”면서도 “그래도 지금 받는 연봉의 반은 위성우 감독님께 드려야 할 것”이라며 웃었다. 우리은행에서 뛰는 동안 성장세가 확실히 느껴졌다는 게 그 이유.

아직 초반이기에 속단은 이르지만, 개막 후 두번째 경기에서 데뷔 후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인 어천와도 주목할 만 하다. 어천와의 활약 여부는 다음 달 열릴 W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2016-17시즌 하나은행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음에도 무릎 부상으로 인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던 어천와는 대체 선수로 우리은행에 합류했고 결국 팀 우승의 한 축을 담당했다. 

2016-17시즌 마지막 순번(2라운드 12순위)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선발 선수들 대부분이 WKBL 경험자였다. WKBL 팀들이 나를 잘 모르기 때문에 순번은 상관없다. 다만 다음 시즌에도 순번이 낮다면 조금 실망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던 어천와는 2017-18시즌에는 드래프트에 선발되지 못하고 대체 선수로 WKBL에 입성했다.

통합 우승으로 자존심을 세운 어천와가 과연 올 시즌 WNBA에서 확실한 성장의 증거를 보이며 WKBL에 금의환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