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동환 기자] 냉정하게 말하면 코트에 있는 것 자체가 민폐였다. 카멜로 앤써니의 심각한 부진 속에 오클라호마시티가 허무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28일(이하 한국시간) 유타 비빈트스마트홈 아레나에서 열린 2018 NBA 플레이오프 1라운드 유타 재즈와의 6차전에서 91-96으로 패배,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탈락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 오클라호마시티는 극적으로 4위를 차지하며 1라운드 홈 어드벤테이지를 확보했다. 1라운드 맞대결 상대는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의 주인공이었던 유타. 분명 까다로운 상대였지만 홈 이점과 오클라호마시티의 전력을 고려하면 충분히 시리즈 승리를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2승 4패 탈락이었다. 그 중심에는 시리즈 내내 공수에서 최악의 모습을 보였던 ‘왕년의 스타’ 카멜로 앤써니가 있었다. 앤써니는 이번 시리즈 6경기에서 평균 11.8점 야투율 37.5% 3점슛 성공률 21.4%라는 최악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시리즈 마지막 2경기에서는 출전 시간까지 줄어들면서 나란히 7득점에 그쳤다. 후반기에 보였던 부진이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진 셈이다.

이번 시리즈에서 카멜로 앤써니는 무려 –58점의 득실 마진을 기록했다. 앤써니가 코트에 있었던 194분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유타에 58점을 뒤졌다. 반대로 앤써니가 벤치에 있었던 94분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32점의 득실 마진을 기록했다. 그 격차가 무려 90점이었다. 사실상 앤써니의 부진이 시리즈의 승패를 결정지었다고 봐도 된다.

 

공격에서 앤써니는 심각한 야투 부진으로 오클라호마시티 팬들의 속을 썩였다. 좋은 오픈 찬스가 나도 슈팅을 성공하지 못했다. 앤써니의 점프슛이 계속 림을 빗나가면서 유타의 수비는 더욱 안정될 수 있었다. 그 결과 러셀 웨스트브룩과 폴 조지의 그날 슈팅 감각에 따라 오클라호마시티 팀 전체의 공격력이 좌우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말았다.

수비에서도 앤써니는 심각한 구멍이었다. 유타는 2대2 게임을 통해 앤써니가 도노반 미첼 쪽으로 스위치 수비를 가도록 일부러 유도했다. 코리 브루어, 폴 조지를 상대로는 고전하던 미첼도 앤써니의 스위치 수비만 만나면 아주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결국 오클라호마시티의 빌리 도노반 감독은 5차전부터 앤써니의 출전 시간을 20분대로 줄이며 수비 강화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미 시리즈의 분위기는 유타로 기울어져 있었다. 결국 앤써니의 부진 속에 오클라호마시티는 1라운드에서 허무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앤써니는 오는 여름 FA 선언이 가능하다. 하지만 앤써니가 타팀 이적을 고려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유가 있다. 앤써니는 올여름 FA 선언을 포기할 경우 다음 시즌에 오클라호마시티에서 2800만 달러에 육박하는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노쇠화가 이미 뚜렷한 앤써니다. 그에게 올여름 28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안길 팀이 FA 시장에 나타날 리 없다. 앤써니로서는 일단은 1년 더 오클라호마시티에 남는 게 금전적인 측면만 보면 확실히 이득이다.

결국 앤써니는 다음 시즌도 오클라호마시티에서 뛸 것으로 보인다. 이는 러셀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우승 도전을 꿈꾸는 오클라호마시티로서는 당연히 악재다. 다음 시즌에 경기력을 반등시키지 못할 경우 앤써니는 ‘연봉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도 있다.

 

사진 제공 = 나이키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