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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KDB생명 박영진 감독대행, “빌고 또 빌었지만...”

[루키=최기창 기자] 부상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는 KDB생명에 다시 부상자가 나왔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는 12일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경기에서 55-64로 졌다.

KDB생명은 이날 패배로 16연패에 빠져 4승 25패가 됐다. 16연패는 한 시즌 최다 연패 기록과 타이다. 이 기록은 공교롭게도 KDB생명의 전신인 금호생명이 가지고 있다. 금호생명은 2000여름시즌에 16연패를 기록했다. 

순위도 최하위로 확정됐다. 

만약 남은 경기에서 KDB생명이 모두 이기고, 5위 하나은행이 잔여 경기에서 모두 져도 최하위 탈출이 불가능하다. 10승 25패로 동률이 되지만, 상대 전적에서 하나은행에 밀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패배보다 더 뼈아픈 것은 유망주 진안의 부상이었다. 진안은 이날 정규리그에 앞서 열린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엄지손가락을 다쳤다. 

전반 막판 슛 이후 경합과정에서 넘어진 그는 코트 바닥을 짚은 후 오른손 엄지손가락에 통증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손톱이 빠진 것으로 파악했지만, 검진 뒤 골절 진단을 받았다. KDB생명 측은 “회복에만 최소 6~8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시즌 아웃임을 밝혔다.

KDB생명은 이번 시즌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박영진 감독대행도 “다쳤다 하면 시즌 아웃”이라고 푸념했다.

시즌 직전 유망주 홍소리가 무릎을 다쳐 통째로 시즌을 날렸고, 주전 선수인 조은주와 이경은도 부상 때문에 차례로 선수단을 이탈해 돌아오지 못했다. 안혜지 역시 경기 도중 쇄골을 다쳐 시즌을 마감했다. 

외국인 선수도 부상 악령을 피하지 못했다. 야심 차게 선발했던 주얼 로이드도 피로 골절로 짐을 쌌다. 이날 다친 진안을 포함하면 부상으로 코트를 떠난 선수는 6명으로 늘었다. 

KDB생명의 올 시즌 등록 선수는 18명. 무려 1/3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 시즌 내내 6명이 다치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고 전력에 큰 차질을 주는데, 6명이 시즌 아웃을 당하는 것은 전대미문의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크고 작은 부상은 이 외에도 더 있다. 심지어 노현지와 구슬도 시즌 중반 발목을 다쳤고, 최근까지도 기량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킴의 버팀목인 한채진도 몸이 좋지 않아 KB전에는 결장했다. 시즌 내내 KDB생명은 다른 팀과 싸우는 것이 아닌 부상과 싸워온 셈이다. 

박영진 감독대행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감독대행이 된 뒤, 밤에 숙소를 빠져나와 경기장을 찾아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감독대행이 된 후 안혜지까지 시즌 아웃으로 다치게 되니 마음이 심란했다.

박 대행은 “막걸리와 명태포를 들고 경기장 근처에서 빌고 또 빌었다. 이제는 제발 다치지 않게 해달라고 말이다. 그런데도 선수가 또 다쳤다”며 씁쓸해했다. 

KDB생명은 올 시즌 모기업 여건이 좋지않아 모든 면에서 긴축이다. 시즌을 앞두고 출정식도 생략했고 그 흔한 고사도 지내지 않았다. 미신일지 몰라도 선수들의 큰 부상이 이어지자 마음이 쓰였던 것이다.

김영주 감독이 사임한 후 KDB생명은 박영진 대행 혼자서 팀의 모든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코치만 3명 있는 팀도 있고, 외국인 트레이너에 멘탈코치까지 갖춘 팀도 있지만, KDB생명은 여건상 박영진 대행이 혼자서 퓨처스리그까지 도맡아야 했다. 극한직업이다.

박영진 대행은 “신경 쓸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하루에 2-3시간 밖에 못자는 것 같다. 시간도 없지만 잠도 안온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KDB생명은 앞으로 6경기가 남았다.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를 다 포함해도 남은 선수는 12명. 연패 탈출은커녕 출전 명단을 채우기에도 빠듯하다. 

한채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내선수들은 상대 팀 퓨처스리그 급 구성이고,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현장에 가지 못하고 비디오만 보고 뽑은 외국인 선수의 기량은 리그에서 독보적으로 최하 수준이다.

그러나 박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 선수들에게는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연패는 신경 쓰지 말고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박영진 감독대행의 바람대로 KDB생명의 어린 선수들이 착실히 경험을 쌓으며 건강하게 시즌을 마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최기창 기자  mobydic@thebask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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