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울, 김영현 기자] “이제는 버티는 힘이 생겨서 정말로 제가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주 DB 프로미 김주성은 5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14분 42초 동안 귀중한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며 팀의 91-85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팀은 3연승에 성공하며 선두를 지켰다.

‘베테랑’ 김주성의 진가를 알 수 있는 경기였다. 3쿼터 51-52로 역전을 허용한 후, 김주성을 투입했는데 투입과 동시에 3점슛을 꽂아 넣어 흐름을 가져오게끔 했다. 마지막 4쿼터에도 디온테 버튼의 A패스를 3점슛으로 성공시키며, 팀에 달아나는 득점을 안겼다.

그는 경기 후 “오늘이 은퇴투어 시작인데, 후배들이 잘 해줘서 기분 좋게 승리를 챙겼다. 이제는 버티는 힘이 생겨서 정말로 제가 없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을 것 같고, 남은 경기 동안 후배들과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제는 없어도 될 것 같다’는 말에 함께 인터뷰실을 찾은 두경민은 ‘마음 같아선 붙잡고 싶다’며 반론을 펼쳤다.

두경민은 “(김)주성이 형이 4쿼터에 다 하시는 것 같다. 코트에 있고 없고 차이가 엄청 크다. 개인적으로는 군대를 1년 미루고 주성이 형이랑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은퇴투어 행사할 때 멋있기도 했지만, 아쉽기도 하더라. 이제 은퇴한다는 느낌이 진짜 드니까… 마음 같아선 붙잡고 싶다”며 김주성의 은퇴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선수 생활하면서 잠실학생체육관과도 많은 인연이 있었을 터.

그는 “대학 때 시합도 많이 했고, 게임도 곧 잘 했던 것 같다. 서울에 팬들도 많지 않나. 원정 체육관인데도 우리한테 응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플레이오프가 아닌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니까 기분이 이상하고 아련했던 것 같다”고 감회를 전하며, “체육관 리모델링할 때 같이 부수던가 해야 할 것 같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이날 SK에서는 은퇴를 앞둔 김주성에게 그와 문경은 SK 감독, 전희철 SK 코치, 김선형이 함께 있는 피규어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에 김주성은 큰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깜짝 놀랐다. 거기 같이 있는 선수가 크게 다가왔다. 문경은 감독님과 전희철 코치님은 어릴 때 같이 했던 선배들이고 대표팀 생활하면서 많은 걸 가르쳐주셨기 때문에 너무 뜻깊었다. (김)선형이도 대표팀 처음 와서 같은 방을 썼다. 선형이가 대학생 때 대표팀 떨어져서 울었던 기억도 났다. 그런 선수들이 같이 있다는 게 감사했다”며 SK에게 고마워했다.

그로서는 SK의 뜻깊은 피규어 선물에 값진 승리까지 챙겨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하루였다.

사진 =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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