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김영현 기자] 케이티가 주축의 부상과 4쿼터 악몽으로 인해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영건들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부산 케이티 소닉붐에게는 매서운 추위보다 더 혹독한 겨울이다. 파워포워드 김현민과 슈팅가드 김우람 등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외국선수 리온 윌리엄스까지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며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팀도 4승 21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잘 싸우고도 마지막 4쿼터에 무너지는 패턴이 반복되며, 선수들도 자신감을 잃어갔다.

하지만 지난 20일 윌리엄스 없이 치른 전주 KCC 이지스와의 경기에서만큼은 달랐다. 결과적으로 지긴 했지만, 앞으로 케이티가 나아가야 할 가이드라인을 확인한 경기였다.

외인 웬델 맥키네스 한 명만으로 경기를 치른 데다, 상대는 찰스 로드와 하승진 등 센터진이 탄탄한 팀이라는 것을 인지한 듯 전 선수가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투지를 보였고, 공격에서도 스몰라인업으로 나선 만큼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주전 포인트가드 김기윤은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며 기동력이 떨어지는 KCC의 수비를 공략해 컷인 득점을 올리는가 하면, 돌파해 수비수를 속인 후 맥키네스에게 A패스를 건네기도 했다. 투맨게임으로 영리하게 맥키네스의 득점을 도우며, 상대의 집중 마크를 무색하게 했다.

정희원의 활약도 좋았다. 

하승진과 로드가 버틴 골밑을 파고들어 돌파에 이은 레이업에 성공하는가 하면, 리바운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3쿼터에는 추격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외곽에서 활로를 풀어줬지만, 부상으로 인해 끝까지 뛰진 못했다.

백미는 막내 양홍석의 활약이었다. 김영환의 컨디션이 좋지 못해 양홍석이 코트를 오래 밟았는데, 내외곽을 넘나들며 득점을 성공시켰다. 

특히 외인이 한 명만 뛰어 수적 열세로 인해 점수차가 벌려진 3쿼터에 3점슛 2개 포함 10점을 성공시키며 팀의 추격을 이끌었다. 4쿼터 속공 상황에서 김기윤의 A패스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장점인 기동력도 뽐냈다.

이날 케이티의 기록지는 고른 분포를 보였다. 맥키네스가 18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한 가운데, 젊은 국내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한 것이 돋보였다.

루키 포워드 양홍석이 팀 내 최다 21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주전 포인트가드 김기윤은 12점 10어시스트로 4스틸로 더블더블에 성공했다. 정희원도 10점 6리바운드로 힘을 보탰고, 박지훈(9점)과 김민욱(8점), 허훈(7점) 등도 고루 득점에 가담하며 활력을 더했다.

그간의 경기에서는 베테랑 김영환과 박상오, 이광재 등의 비중이 높았지만, 이날만큼은 컨디션이 좋은 젊은 선수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은 노련미가 떨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몸 상태가 완전치 못한 베테랑들에게 긴 출전 시간을 부여하게 되면, 이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과도한 책임감이 오히려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현재 케이티는 젊은 선수 위주로 리빌딩하는 과정에 있는 팀이다.

3라운드 끝무렵인 현시점, 장기적인 관점에서 팀 운영의 확실한 노선을 정할 필요가 있다.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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