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연패에서 빠져나온 두 팀이 연승의 길목에서 격돌한다. 구리 KDB생명 위너스와 청주 KB스타즈는 20일 구리시체육관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최근 모두 연패에서 벗어났다. 

3연패를 달리던 KDB생명은 지난 17일 KEB하나은행전에서 82-78로 승리했다. 시즌 초반 주축인 조은주의 부상 속에서 거둔 의미 있는 승리였다.

4연승 뒤 연속 2패를 당하던 KB는 18일 삼성생명을 83-73으로 꺾었다. 다미리스 단타스(28점 14리바운드)와 강아정(21점)의 맹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1R | 높이에서 압도한 KB스타즈
KB스타즈 73-57 KDB생명 위너스
강아정 11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
다미리스 단타스 29점 21리바운드
박지수 9점 18리바운드 8어시스트 3블록 (이상 KB)
주얼 로이드 14점 4어시스트 3블록
구슬 12점 (이상 KDB생명)

KB 제공권의 위력을 확인한 경기였다. KB는 이날 박지수와 다미리스 단타스를 앞세워 경기를 풀었다. 더블 포스트는 상상 이상이었다. 둘은 하이-로우 게임을 통해 KDB생명의 골밑을 초토화했다.

KB는 2쿼터부터 앞서기 시작했다. 박지수의 페인트 존 득점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이후 박지수의 연속 골밑슛으로 분위기를 장악했다. 후반 주인공은 단타스였다. 골밑과 외곽을 넘나들며 후반에만 14점을 몰아넣었다. 

이날 KB는 무려 5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이중 공격리바운드만 20차례였다. 공격리바운드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아니었지만, 페인트 존에서만 38점을 올렸다. 이날 상대의 페인트 존 득점보다 18점이나 많았다.

한편 KDB생명은 기대했던 주얼 로이드가 14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3쿼터에 전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골밑에서 열세인 까닭에 외곽에서 경기를 풀어야 했지만, 로이드의 침묵 속에 이도 저도 되지 않았던 경기였다. 

KDB생명의 희망, 주얼 로이드
KDB생명은 17일 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82-78로 이겼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우선 KDB생명은 이날 3연패에서 벗어났다. 조은주의 부상 속에 분위기가 다소 좋지 않았지만, 이날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또 그동안 활약이 좋지 않았던 국내 선수들이 모처럼 제 몫을 다했다. 특히 주전인 이경은과 한채진이 모처럼 동반 활약했다. 이날 이경은은 16점 6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했고, 한채진 역시 14점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구슬은 3점슛 3개 포함 11점으로 승리를 도왔다.

하지만 이날 가장 큰 수확은 그동안 부진했던 주얼 로이드가 모처럼 좋은 득점력을 선보였다는 것이다.

그동안 로이드는 WKBL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긴 했지만, 득점 대부분이 승부가 결정된 이후 나왔다. 지난 5일 우리은행전에서는 박혜진에게 막혀 전반 동안 2점에 그쳤다.

12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는 더욱 심각했다. 김단비에게 고전하며 3쿼터까지 단 3점을 올리는 데 머물렀다. 두 경기 모두 일찌감치 승패가 결정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로이드가 그동안 승부처에서 활약이 부족했던 셈이다.

하지만 17일 경기는 달랐다. 승부처였던 3쿼터에 적극적인 공격으로 6점을 올렸다. 그가 활약하자 국내 선수도 함께 살아났다. 이경은과 한채진, 샨테 블랙에게 득점 기회가 났다. 

다만 이날 경기를 통해 로이드가 완벽하게 살아났다는 평가를 하기란 쉽지 않다. WKBL 데뷔 후 KEB하나은행전 이외에는 결정적인 활약을 한 경기가 없기 때문이다.

KDB생명에게 로이드의 활약은 20일 경기에서도 중요하다. 

KDB생명은 이날 높이에서 열세가 예상된다. 조은주의 부상으로 4번 포지션의 약점이 분명한 상태. 김소담과 진안, 구슬, 블랙으로 KB 박지수와 단타스를 막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외곽에서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필요하다. 주득점원인 로이드가 외곽에서 순도 높은 득점력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또 로이드에 쏠리는 수비를 이용해 다른 국내 선수가 득점을 올리는 방법도 있다. 높이에서 밀리는 만큼 반드시 앞선에서 상대보다 득점이 더 나와야 승산이 있다.

1라운드 MVP 박지수, 다소 부진한 2라운드
KB는 시즌 첫 4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박지수였다. 그는 득점과 리바운드에서는 물론 피딩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기록으로도 나타났다. 그는 4경기에서 평균 16점 14.3리바운드 3.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시즌 첫 패를 안았던 하나은행전에서도 11점 17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제 몫을 다했다. 결국 1라운드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2라운드에 돌입하자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특히 15일 신한은행전에서는 단 2점에 그쳤다. 야투 성공률도 16.7%(1/6)에 그쳤다. 가장 최근인 18일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10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1라운드와는 다르게 골밑에서 힘겨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박지수에 대한 방어법은 KB를 제외한 5개 구단 모두에게 절실한 상황. 몸싸움에 부담을 느끼는 박지수의 단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특히 2라운드 들어서는 박지수에게 볼이 투입되지 않게끔 볼이 오기 전부터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친다. 

지난 시즌에도 박지수는 강한 몸싸움을 앞세워 경기하는 선수들을 다소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지수가 발전한 만큼 상대 역시 또 다른 대비책을 세워 경기에 임하는 셈이다.

안덕수 감독도 “볼을 잡기 전부터 상대가 강하게 몸싸움을 한다. 거기에 지수가 밀린다”고 지적했다. 

20일 경기 상대인 KDB생명 역시 앞서 두 팀과 비슷한 전략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크다. KDB생명은 박지수가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강한 몸싸움을 통해 경기를 풀 예정이다. 결국 박지수가 싸워 이겨내야 할 몫이다. 

KDB생명은 다른 팀에 비해 골밑에서 높이와 힘 모든 면에서 확실한 승부수가 부족하다. 블랙을 제외하면 제대로 인사이드를 지키는 센터도 없다. 박지수가 활약하기 좋은 조건이다.

KB는 최근 외곽슛이 살아나며 양궁 농구의 명성을 되찾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번 시즌 KB의 가장 큰 무기는 누가 뭐래도 제공권이다. 살아나고 있는 외곽 역시 골밑에 대한 믿음이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다.

앞으로의 행보를 위해서라도 KB는 박지수가 다시 궤도에 오르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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