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디펜딩 챔피언’ 골든스테이트를 격파하는데 앞장섰던 제일런 브라운(보스턴, 201cm)의 슬픈 사연이 경기 후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의 홈구장인 TD가든에서는 보스턴과 골든스테이트의 경기가 열렸다. 결과는 보스턴의 92-88 승리. 이날 승리로 보스턴은 무려 14연승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연승을 질주 중이던 보스턴과 7연승의 골든스테이트 간의 피할 수 없는 진검승부였다. 많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것은 당연지사. ‘미리 보는 파이널’ 이라고까지 불렸던 이번 경기에서 보스턴의 영웅으로 등극한 이는 바로 브라운이었다. 

브라운은 팀 내 최다인 22점을 올렸고 7개의 리바운드와 2개씩의 스틸, 블록슛을 보탰다. 그러면서 실책은 단 1개도 범하지 않았다. 이처럼 완벽한 경기를 펼친 브라운의 활약 속에 보스턴은 한 때 17점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뒤집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맹활약 뒤에는 너무나 가슴 아픈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브라운이 경기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그와 가장 친한 친구였던 트레빈 스티드가 우울증으로 자살을 택했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것. 큰 충격을 받은 브라운은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에게 경기에 뛸 수 있을지 확신이 없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당시 아이재아 토마스에게 일어났던 비극을 떠올린 스티븐스 감독은 브라운과 긴 대화를 나누며 그를 위로해주었다.  

이처럼 흔들리던 브라운이 마음을 다잡은 계기는 트레빈의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이었다. 트레빈의 어머니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들은 브라운은 마침내 경기에 나서기로 결심했고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 과정에서 카이리 어빙의 리더십도 빛을 발했다. 힘들어하는 브라운에게 경기 전부터 따뜻한 조언과 위로의 말을 건넨 어빙은 경기가 끝난 후 게임 볼을 브라운에게 쥐어주며 “이건 트레빈을 위한 거야”라는 말과 함께 브라운을 꼭 안아주었다. 브라운 역시 경기 이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그건 정말 저에게 많은 의미를 가져다주었어요”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브라운은 자신의 SNS에 “그건 너를 위한 거야! 친구!”라는 글과 함께 트레빈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업로드했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친구에게 승리를 선물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브라운의 간절함과 그런 브라운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던 주위 사람들의 노력은 이를 지켜본 모든 이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주었다.  

 

사진=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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