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이학철 기자] 국가대표 차출 변수가 생긴 가운데 KBL의 판도가 흥미롭게 돌아가고 있다. 

각 팀별로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간 가운데 나머지 백업 자원들의 활약이 대단히 중요해졌다. 반대로 국가대표로 인한 차출이 없는 팀들은 승수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과연 이러한 변수는 각 팀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줄까. 

전주 KCC vs 서울 SK, 15일 오후 7시, 전주체육관
공동 3위 KCC가 1위 SK를 홈으로 불러들여 일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최근 분위기는 매우 좋다. KCC는 현재 3연승을 포함해 11월 치른 7경기에서 단 1번밖에 지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굳건히 1위를 지키고 있는 SK 역시 4연승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SK가 96-79로 크게 이겼다. 그러나 당시의 상황과 지금은 많이 다르다. 1라운드의 결과만으로 마냥 SK의 우위를 점치기는 힘들다. 

KCC는 이정현 없이 치르는 2번째 경기다. 지난 DB전에서는 86-79로 이겼지만 상대 로드 벤슨이 부상으로 결장하는 등 행운도 따랐다. 이번 경기가 진정한 시험무대인 셈이다. 

다행인 점은 DB전에서 식스맨들의 활약이 나쁘지 않았다. 

화려한 라인업에 가려 제대로 된 출전기회를 부여받지 못하던 송교창이 28분 16초를 뛰며 11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송창용도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12점을 올렸다. 직전 전자랜드전에서 무득점에 그쳤던 안드레 에밋 역시 28점을 기록하며 곧바로 부진에서 벗어났다. 

11월 KCC 상승세의 중심에 있던 이정현의 공백은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이들이 이러한 활약을 이어가준다면 추승균 감독도 걱정을 덜 수 있을 것이다. 

SK의 경우 팀에서 궂은일을 도맡아하던 최준용이 빠졌다. 

원래는 최부경도 국가대표에 합류할 예정이었지만 김종규로 대체되면서 최준용만 빠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최부경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일 수도 있지만 이들의 공백을 걱정하던 SK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번 상대가 하승진과 찰스 로드를 보유한 KCC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SK는 포워드형 외국 선수인 애런 헤인즈와 테리코 화이트 조합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 빅맨 수비를 도맡아하던 최부경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당초 김민수, 김우겸, 안영준 등으로 골밑에서 버텨보고자 했던 SK는 최부경의 합류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나 다름없다. 

서울 삼성 vs 고양 오리온, 15일 오후 7시, 잠실실내체육관
두 팀의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단 1점차로 승부가 갈렸다. 당시 엄청난 접전 끝에 승리의 미소를 지은 쪽은 오리온. 

오리온은 종료 5초를 남기고 터진 허일영의 천금 같은 역전 득점으로 삼성을 울렸다. 4쿼터 내내 리드를 지켜나가던 삼성은 마지막 5초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두 팀 모두 국가대표로 인한 공백은 없다. 그러나 오리온은 당시 위닝샷을 터뜨렸던 허일영이 부상으로 결장 중이다. 팀은 허일영 이탈 이후 3경기에서 모두 졌다. 그렇지 않아도 얇은 선수층에 핵심 선수까지 부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엇보다 팀 국내 선수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하게 해줄 수 있는 허일영이 빠져나가면서 외국 선수들의 득점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연장까지 치렀던 DB전을 제외하면 최근 2경기 모두 70점대 득점에 머물러 있다. 

삼성은 최근 케이티와 모비스를 연이어 격파하며 2연승을 기록 중이다. 마침 국가대표로 인한 전력 공백도 없기 때문에 치고나갈 찬스다. 

1라운드 맞대결 당시 19점에 그쳤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직전 모비스전에서 35점 24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라틀리프가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 버논 맥클린과의 대결에서 우위를 점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는 삼성이다.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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