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서동철 칼럼니스트] 매번 우리은행이 치고나가던 개막 첫 주에 가장 돋보인 팀은 KB였다. 개막과 동시에 4연승을 거뒀다. 내외곽의 조화도 좋았고,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의 균형도 잘 맞았다. 가장 많은 경기를 하며 가장 많은 승리를 챙긴 KB에서 가장 돋보인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를 보유했기에 시즌 첫 주의 베스트 플레이어는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리그를 지배하기 시작한 ‘슈퍼 베이비’, 박지수(KB스타즈)
*기록 일지 
10월 29일 vs KDB생명 | 36:38 9점 18리바운드 8어시스트 3블록
11월 1일 vs 우리은행 | 38:05 16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 3블록
11월 4일 vs 신한은행 | 47:01 20점 19리바운드 4블록
11월 6일 vs 삼성생명 | 33:42 19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2블록 
4경기 38:51 16.0점(9위) 14.3리바운드(1위) 3.8어시스트(6위) 3.0블록(1위)

이번 시즌, 지난 4경기에서 박지수를 보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 사이 또 늘었다’는 것이었다. 대표팀에서 뛰었던 게 불과 몇 개월 전인데 그 때보다 더 성장했고, 게임체력도 늘었다. 대표팀에서 훈련할 때는 좋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골밑에서 쉬운 슛을 놓치거나 자신 없어 하는 모습이 종종 있었는데 시즌에 들어서는 한 단계 더 올라선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박지수가 대단한 것은 개인 기록 이상의 효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기록만 놓고 봐도 상당한데, KB는 박지수로 인해 다른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기록과 자신감이 동반 상승하고 있다. KB의 지금 상승세는 박지수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성장한 모습도 보기 좋고 비시즌 준비를 잘 했다는 게 느껴진다. 박지수가 매 경기를 지난주처럼 뛴다면 시즌 내내 박지수만 언급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한편 박지수 외에는 김한별(삼성생명)의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득점도 했지만 기록에 잡히지 않는 부분에서의 역할도 컸다. 상당히 효율적인 역할을 하면서 높은 공헌도를 보였다. 

‘박지수 퍼즐’ 완성한 트윈타워의 한 축, 다미리스 단타스(KB스타즈)
*기록 일지 
10월 29일 vs KDB생명 | 31:13 29점 21리바운드 
11월 1일 vs 우리은행 | 37:17 17점 15리바운드
11월 4일 vs 신한은행 | 34:27 22점 8리바운드 3어시스트
11월 6일 vs 삼성생명 | 30:58 15점 11리바운드 2블록 
4경기 33:28 20.8점(1위) 13.8리바운드(2위) 2P:56.9%(1위) FT:82.4%(6위)

외국인 선수 중에서는 역시 다미리스 단타스다. 박지수와 이룬 트윈타워의 위력이 대단했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핵폭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단타스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지는 않았었다. 신장과 모든 면을 고려할 때 정통 센터로서의 역할을 힘 있게 해줘야 하는데 미들레인지까지 겉도는 플레이가 많았고 강하게 부딪치는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KB가 단타스를 선발했을 때 박지수와의 호흡이 궁금했다.

그런데 박지수의 성장과 아울러 좋은 호흡을 맞춰가며 위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들슛은 물론 때로는 3점라인 밖에서도 슛을 던지는 데 이런 플레이를 유기적으로 가져가면서 오히려 박지수와 호흡을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서로의 높이가 장점인 것을 잘 알고 미스 매치 활용을 잘 하고 있다. 

단타스로서는 팀을 잘 만난 효과도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박지수나 외곽에 있는 선수들이 잘 채워주고 있다. 작년 우리은행의 존쿠엘 존스도 시즌 초반 부족했던 부분들을 국내 선수들이 채워주면서 극대화 된 위력을 보일 수 있었다. 존스 자체도 좋은 선수였지만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잘 조련했고 임영희-박혜진과 조화를 이루며 다듬어지지 않았던 부분을 강하게 만들어냈다. 단타스도 존스처럼 경기가 거듭될수록 좋아질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이번 WKBL 외국인 선수 중 단타스보다 눈이 갔던 선수는 이사벨 해리슨(하나은행)과 쥬얼 로이드(KDB생명)였다. 어린 선수들이라 프로팀 감독을 하던 시절에 이들의 경기 모습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선 해리슨은 파워가 있고 운동능력도 좋다고 들었는데 아직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사실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하나은행의 국내 선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은데 서로간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지난 두 경기의 모습을 볼 때는 포스트에서 일당백의 역할까지는 기대하기는 무리라는 느낌도 있지만 팀에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본다.

로이드는 체격에 왜소한 탓인지 생각보다도 조금 더 작은 느낌이다. 득점력은 분명 있는 선수있데 조금 더 확률을 높게 가져가야 하는 게 숙제다. WNBA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높은 야투율을 보인 것으로 안다. 조은주도 뛸 수 없게 된 KDB생명은 더욱 높이에 문제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리바운드 싸움이 버겁게 진행 될텐데 확실한 득점원인 로이드가 확률 높은 슛을 던져주는 게 필요하다.

 

서동철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 루키더바스켓 칼럼니스트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저작권자 © ROOKI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