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 고양 스타필드, 이동환 기자] “한 때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농구가 저를 살려 줬죠”

농구는 상상 이상의 힘을 가지고 있다. 코트를 뛰어 다니며 공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온갖 괴로움을 쫓아낼 수 있다.

네이버 카페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이하 NSB)와 '루키더바스켓'이 함께 개최하는 NSB X ROOKIE 3X3 농구 대회 참가를 위해 고양 스타필드를 찾은 오영욱 씨(36)는 농구를 누구보다 사랑하는 남자다.

오영욱 씨와 대화해본 사람은 단박에 알아차릴 것이다. 그는 ‘부산 남자’다. 멋진 부산 사투리로 인터뷰 내내 농구에 대한 사랑과 국내 농구 인기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그는 “우울증으로 고생하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농구가 나를 살려줬다. 나 말고 다른 사람도 농구를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오영욱 씨는 부산에서 ‘알아주는’ 생활체육 농구인이다. 그는 60여개 팀이 참가 중인 부산의 ‘언더독’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대회 참가를 위해 12명의 리그 운영진을 모아 직접 차를 끌고 서울로 올라왔다. 그는 “원래부터 NSB 카페에서 많은 활동을 했고 이런 대회를 하고 있다는 알고 있었다. 부산에서 생활체육 농구리그를 운영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이 대회의 운영진이 겪는 어려움들을 잘 알고 있다. 대회에 참가해 농구도 즐기고 그런 어려움들을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했다.

이번 대회는 총 36개 팀이 참가하는 등 열기가 뜨거웠다. 국내에서 농구 인기가 시들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농구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오영욱 씨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오 씨는 “부산에서 생활체육 농구 리그를 운영하다 보면 느끼는 게 정말 많다. 사실 이제 농구가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는 스포츠가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 농구가 인기 부활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이미 평소에 농구를 즐기고 좋아하는 생활체육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그들을 경기장에 관중으로 불러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서 그는 “지금 엘리트 농구인들은 생활체육에서 농구를 즐기고 있는 일반인 농구 팬들을 프로농구 팬으로 만드는 일에 관심이 전혀 없는 것 같다. 부산의 ‘언더독’ 리그도 농구를 정말 좋아하는 스포츠용품점 사장님들이 별다른 수익을 기대하지 않고 협찬을 해주시면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농구 협회나 연맹은 이런 생활체육 농구인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 살다 보면 농구에 대한 무관심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고. 오 씨는 “사실 부산 kt 구단이 부산을 안 떠나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해야 할 상황이다. 지방에서는 더더욱 프로 구단과 생활체육 농구인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제7회 NSB X ROOKIE 3X3 농구 대회에는 총 36개 팀이 참가해 열띤 대결을 펼쳤다. 네이버 카페 ‘농구는 신장이 아닌 심장으로 하는 것이다’의 배우람 대표가 루키와 함께 주최하는 이 대회는 현재 6년째 꾸준히 열리고 있으며, 내년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사진 = 이현수, 이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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