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최기창 기자] KEB하나은행은 김지영은 지난 시즌 WKBL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다.

지난해 11월 14일. KDB생명과의 경기 4쿼터 종료 2분 22초 전, 김지영은 유로 스텝에 이은 더블-클러치 레이업에 성공했다. 당시 수비는 국가대표 가드 이경은. 그는 이날 활약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박지수(KB)와 함께 올스타전 공연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기도 했다.

기쁨도 잠시였다. 이후 “기복이 있다”는 평가에 시달렸다. 결국 평균 5.89점 3점 성공률 24.8%에 그쳤다. 화제성에 비하면 아쉬운 기록인 셈이다. 신인상 투표에서도 박지수(KB)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다.

다양한 의미였던 김지영의 두 번째 시즌을 함께 돌아봤다.

Q.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였어요. 김지영에게 2016-2017시즌은 어땠나요?
A. 사실 시즌 초만 해도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갑작스레 기회를 받게 됐죠. 지난해에는 제 또래 중에 현재 WKBL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가 별로 없었잖아요. 솔직히 저에게 쏠리는 부담감이 정말 큰 시즌이었어요. 

Q. 지난 시즌 더블-클러치가 화제가 됐어요. 당시 상황은 어땠나요?
A. 속공 상황이었어요. 사실 당시에 몸이 가벼웠어요. 더블클러치와 유로 스탭은 고교 때 자주 하던 플레이에요. 물론 프로에 와서도 간혹 연습 때 더블 클러치를 하기는 했어요. 그런데 매번 실패했죠. (웃음) 하지만 그 날에는 컨디션이 좋으니까 한 번 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실패했으면 혼났을 거예요.

Q. 지난해 KB 박지수 선수와 신인상 경쟁을 했어요. 욕심이 나지는 않았나요?
A. 농구 인생에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상이잖아요. 당연히 욕심이 났어요. 그런데 중반 이후에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잃을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농구를 했어요. 하지만 더블클러치 이후로 팬들도 많아졌고, 나중에는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그게 큰 짐으로 다가왔어요. 결국 제가 부족했던 거죠. 

Q. 지금도 여전히 부담스러운가요?
A. 아니에요.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제가 댓글을 다 보는 편이에요. 팬들이 응원한다는 댓글을 보았을 때 정말 큰 힘이 나요. 프로 선수는 정말 팬의 응원을 먹고 산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Q. 지난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서 이번 비시즌 훈련은 조금 남달랐을 것 같아요. 비시즌 훈련은 어땠나요?
A. 지난 시즌 모습은 잊은 지 오래됐어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어요. 게다가 저희는 다른 팀보다 먼저 소집이 됐어요. 체력훈련 기간도 길었고요. 힘들었던 만큼 보람찬 시즌으로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Q. 이번 시즌은 사실 김지영 선수에게는 새로운 도전입니다. 하나은행은 가드 포지션 경쟁이 심한 편이에요. 경쟁에 대한 부담은 없나요?
A. 사실 지난 시즌에는 제가 운이 좋아서 경기를 뛴 거예요.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상황이 많많이 달라요. 언니들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경쟁이 심해졌어요. 지난해 고민은 여유 있는 고민이었더라고요.(웃음) 지금은 하루하루가, 플레이 하나가 모두 고민입니다. 결국 제가 열심히 하는 것만 남았어요. 경쟁이 힘들어도 반드시 이겨낼 거예요. 

Q.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A. 작년에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어요. 꾸준하지 못했고요. 더블클러치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제 실력보다는 과분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주변의 기대감은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요.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꾸준하다는 평가도 받고 싶어요.

Q. 구체적인 목표는 있나요?
A. 개인 기록 욕심은 없어요. 다만 팀 성적은 욕심이 나요. 지난 시즌 중반까지는 팀 성적이 괜찮았는데 막판으로 진행되면서 성적이 안 좋아졌어요. 올해에도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진 않아요. 팀이 꼭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투입될 때마다 팀에 활력을 불어넣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사진 = 이현수 기자 stephen_hs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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